지난 15일 경북 김천의 한 롯데마트에서 총괄매니저인 A(43)씨가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경찰은 "투신 현장에서 '내가 책임을 다 안고 가겠다. 롯데마트가 잘 되면 좋겠다'는 취지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익명의 제보자는 "총괄매니저인 A씨가 매출 압박으로 스트레스를 받아오다 최근 사측이 떠넘긴 과징금이 발단이 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9일 해당 롯데마트는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판매하다 적발돼 영업정지 7일의 행정 처분을 받았다.
제보자는 "점장이 과징금을 A씨와 담당 직원이 나눠내라고 했다"며 "이는 롯데마트의 오래된 관행"이라고 밝혔다.
또 민주노총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은 21일 성명을 통해 "해당 롯데마트에 부과된 과징금을 회사가 아닌 자신이 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지난 2월 상품을 옮기다 고객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A씨가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롯데마트 측 관계자는 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회사에서 발생한 모든 사건 사고는 회사에서 책임지고 과징금 역시 회사에서 부담한다"며 "A씨가 과징금에 대해 책임을 진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직원 개개인의 돈으로 과징금 몇천만원을 모을 수 있겠느냐. 상식적으로 봤을 때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민주노총 측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김천시청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영업정지 처분을 과징금으로 전환해 달라는 의견서를 오늘(22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노총은 "롯데에서 비슷한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그때마다 직원에게 함구령을 내리는 등 사건 숨기기에 급급할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무시해왔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2013년 롯데백화점 구리점과 청량리점에서 발생한 협력업체 직원 자살 사건 역시 과도한 매출압박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또 이번 투신 사건의 진실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반인권적 사건이 지속될 경우 블랙기업 퇴출운동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