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2년 연속 '토종 다승왕 무산' 위기?

'다승왕의 영예는 누구에게?' 올 시즌 막판 치열한 다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산 유희관(왼쪽부터)-NC 에릭 해커-삼성 윤성환.(자료사진=두산, NC, 노컷뉴스)
올해도 토종 다승왕이 탄생하지 못하는 걸까. 3년 연속 외인들이 다승왕 타이틀을 가져가는 걸까. 또 2년 연속 다승왕을 독식하게 될까.


시즌 막판 토종과 외국인 투수들의 치열한 다승 경쟁이 펼쳐지는 가운에 누가 타이틀을 따게 될지 관심이다.

일단 NC 에이스 에릭 해커가 20일 넥센과 홈 경기에서 18승(5패)째를 따내며 한 발 앞서 갔다. 특히 최근 10경기 7승을 따낸 쾌조의 페이스다. 만약 해커가 다승 단독 1위에 오를 경우 KBO 리그의 또 다른 역사가 쓰여진다. 사상 첫 2년 연속 토종 다승왕 무산이다.

역대 KBO 리그에서 외국인 다승왕은 7차례였다. 2002년 키퍼(19승), 2004년 리오스(이상 KIA), 레스(이상 17승), 2007년 리오스(22승, 이상 두산), 2009년 로페즈(14승) 등이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2년 연속 외인 다승왕이 나왔다. 크리스 세든(SK)이 2년 전 14승을, 지난해 앤디 밴 헤켄이 20승으로 타이틀을 차지했다.

하지만 국내 선수들도 2년 연속 다승왕이 배출되지 않은 적은 없었다. 2013년 배영수(한화)가 당시 삼성에서 14승을 따내며 세든과 공동 수상하며 토종의 자존심을 지켰다.

올해는 그러나 토종 다승왕의 명맥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끊길 수도 있다. 해커가 앞서가는 가운데 공동 2위(17승)를 형성하고 있는 유희관(두산), 윤성환(삼성)이 추격하지 못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유희관, 사실상 해커 유일한 대항마

'두 번 실패는 없다' 지난 16일 잠실 롯데전에서 6회를 채우지 못하고 7실점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두산 선발 유희관.(자료사진=두산)
이런 가운데 '유희왕' 유희관이 22일 롯데와 사직 원정에서 18승 사냥에 나선다. 개인으로나, 팀으로나 중요한 일전이 아닐 수 없다.

유희관은 사실 가장 강력한 다승왕 후보였다. 전반기까지 12승(2패)을 따내며 승승장구했다. 다승왕뿐 아니라 1999년 정민태(당시 현대) 이후 토종 20승 투수 탄생에 대한 기대감까지 부풀렸다.

그러나 후반기 5승(2패) 추가에 그치면서 추격과 역전을 허용했다. 해커가 후반기 8승(2패)를 거두면서 유희관을 앞질렀고, 전반기 8승을 거둔 윤성환은 후반기에만 9승(2패)을 따내며 동률을 이뤘다.

다승왕 욕심이 없다던 유희관도 여건이 형성되자 생각이 바뀐다고 했기에 이번에 타이틀을 놓친다면 아쉬움이 진하게 남을 수밖에 없다. 윤성환이 해커와 같이 20일 선발 등판한 만큼 로테이션상 유희관이 사실상 해커의 유일한 대항마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유희관은 승률왕 타이틀도 눈앞에 두고 있다. 17승4패, 승률 8할1푼으로 해커(7할8푼3리)에 앞서 있다. 22일 롯데전에서 승리한다면 2관왕까지 바라볼 수 있다. 특히 롯데는 지난 16일 5⅓이닝 7실점 최악의 기억을 안겼던 팀이다. 유희관으로선 설욕의 한판이다.

팀도 3위 탈환의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 두산은 이날 승리한다면 3위 넥센과 승차를 2경기로 좁힐 수 있다. 두산이 넥센보다 2경기를 더 남긴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역전을 노릴 만하다. 과연 유희관이 지난 경기 부진을 딛고 토종 다승왕을 향해 진군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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