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의 채권단은 지난 18일 박 회장에게 제시할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 인수가격을 주당 4만1213원, 총 7228억원으로 결의하고 이르면 21일 박 회장에게 이 가격을 통보할 예정이다.
21일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아직 채권단에게서 연락을 받지 못했다.오늘 연락을 할 수도 있고, 내일이 될 수도 있다"며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선 박 회장이 이번에는 채권단이 제시한 가격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단이 제시한 가격 7228억원이 지난 9일 박 회장이 채권단에 제시했던 인수가 7047억원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채권단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금호산업은 박 회장에게 매각되고 ,박 회장은 지난 2010년 1월 워크아웃과 자율협약에 들어갔던 그룹 계열사 대부분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박 회장의 충분치 않은 자금조달력이 금호산업 매각의 마지막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 회장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이후 한 달 이내에 산업은행에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해야 하고 산업은행은 이를 심사해 열흘 안에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자금조달 계획이 미비하다고 판단되면 채권단은 매각 작업을 중단하고 제3자 매각에 나설 수 있다.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그룹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이 소유한 금호고속 지분 100%를 매각해 4천억원 정도를 금호산업 인수대금으로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회장이 양도받을 금호산업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펀드 등의 투자를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2008년 유동성 위기를 겪다 2009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박 회장은 2010년 그룹 회장으로 돌아왔고 2013년 11월에는 그룹 지주사인 금호산업 대표를 맡아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2014년 11월 지분을 매각하는 것과 동시에 워크아웃을 종료하기로 했고,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는 같은해 12월 각각 자율협약과 워크아웃을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