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양대 노조(KBS노동조합, 언론노조KBS본부)가 공동으로 공정방송위원회(공방위)를 17일 개최할 것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일방적으로 거부했다.
양대 노조는 18일 공동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사측에 "무엇이 두려워 '훈장 아이템' 공방위를 회피하는가?'라고 물은 뒤, 방송 여부 확정 시까지 강력 대응할 것을 선언했다.
양대 노조가 안건으로 내세운 ‘훈장을 통해 본 대한민국 70년 역사’는 KBS 보도본부 탐사보도팀이 70만여 건의 서훈 명단을 분석해 <시사기획 창>을 통해 방송하려던 아이템이다.
KBS 탐사보도팀이 수년간 걸쳐 기획 취재해, 5월 취재를 완료했고, 6~7월에 방영 예정이었다. 해당 방송 내용은 '친일-이승만-박정희'를 일부 다루고 있다. 이승만, 박정희 정부 시기 친일행적자와 일제식민통치를 주도한 일본인들에게 훈장을 수여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때문에 방송 지연에 대해 '민감한 내용이 포함돼 사측이 누군가(?)의 눈치 보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측은 메르스 사태, ‘나는 대한민국’ 등 8.15 특집 프로그램까지 겹쳐 그 이후로 방송이 또 미뤄진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노측은 "꼭 내보내고 싶은 아이템이었다면 편성 시간을 빼내서라도, 제작진을 다그쳐서라도 인사 이동 전 방송을 내보냈겠지 않겠는가? 이제 와서 다른 부서로 간 제작진을 다시 부르기라도 한단 말인가"라며 답답해했다.
노측은 사측의 이번 공방위 거부에 대해 "KBS편성규약과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연대 투쟁으로 '방송 확정'을 쟁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또한 단협 23조에 따라 조대현 KBS 사장을 상대로 임시 공방위를 재요구하고, 단협 26조 3항 ‘공정방송 정신에 반하는 행위를 한 자에 대해 문책을 심의할 수 있다’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사측이 끝까지 방송을 내보내지 않을 심산이라면, 제작비 낭비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한 감사 청구를 검토할 것"이라며, "70만 건의 훈장 정보는 제작진이 회사 돈을 써가며 대법원 재판까지 간 끝에 얻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사측이 이러한 요구를 거부하고, 방송 날짜를 확정하지 않는다면 이는 "조대현 사장이 연임 욕심에 ‘훈장 아이템’을 불방시키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일 것"이라며, 노조는 "연임을 위해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훼손시키는 조 사장에 대해 사내 모든 구성원들과 연대해 공동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