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교수, 강제징용 실상 알리기 위한 모금운동 시작

일본 다카시마 콩겐야마에 하시마섬 탄광에서 사고로 죽은 무연고 노동자의 유골 일부를 모은 공양탑이 있다. 1998년 미쓰비시 광업주식회사가 세웠다. (사진=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제공)
일제에 끌려가 처참하게 일하다 숨진 한인 강제징용자의 실상을 만방에 고발하기 위해 탄광 섬에 방치된 '다카시마 공양탑' 주변을 정비하는 모금 운동이 시작됐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크라우드 펀딩(온라인 소액 투자) 업체인 유캔스타트와 함께 '다카시마 공양탑 가는 길 정비한다' 프로젝트(http://is.gd/28NJgU)를 시작했다.

다카시마(高島)는 일본 군수 대기업인 미쓰비시가 한인을 징용한 탄광 섬의 하나다.

일제강점기 수많은 한인이 끌려가 비참하게 일하다 목숨을 잃었는데도 현재는 일본의 근대화 관광지로만 알려져 있다.

다카시마 공양탑은 한인 유골 매장지를 알린다는 명목으로 세운 묘비지만, 걸어서 접근하기조차 힘든 수풀 한가운데 방치돼 있는 데다가 위패조차 불에 타 사라진 상태다.


지난 12일에는 MBC TV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서 교수와 방송인 하하가 다카시마 공양탑을 찾아가 한인의 넋을 기리는 장면이 방송되면서 네티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 교수는 "방송이 나간 후 네티즌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공양탑을 방문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아 주변을 정비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며, "공양탑 주변은 허리를 90도로 굽혀야만 지나갈 수 있는 길이라 주변 정리를 하면 많은 사람이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티즌과 의기투합해 정비 인력 5명을 투입하고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의 비용을 모으려 한다"면서 "10월 중순에는 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다카시마 관광 코스의 하나인 석탄자료관의 연표에는 1939년과 1946년 사이의 한인 징용 사실이 누락돼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는 움직임에도 나설 계획이다.

그는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만 탓할 것이 아니라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가 힘을 모아 일본의 한인 강제징용 현장을 고발하고 이를 바로잡으려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 교수는 지난 5월부터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탄광과 다카시마의 한인 징용 사실을 영어와 일본어 동영상으로 제작해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 그는 "강제징용 사실에 대한 정보센터 건립 등을 약속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는 일본 정부에 곧 항의 서한을 보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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