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인의 시와 산문 사이의 방황 <잡문>

사진제공= 교보문고
본문 중에서


"기를 쓰고 시를 읽었는데, 지금은 시나 읽으니 참 좋다.
기를 쓰고 시를 썼는데, 시를 쓰지 않으니까 더 좋다."

"모든 오늘은 최후다."

"작년에 죽은 친구야, 벚나무 아래 놀던 사진 속에서는
빠져나가지 말아라"

"꽃을 자주 들여다본다는 것은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이
짧기 때문인데 어쩌자고 나는 꽃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나."

"현실을 타개해 나갈 능력이 없는 시, 나 하나도 감동시키지 못하는 시를 오래 붙들고 있는 것이 괴롭다"며 절필한 선언한 시인 안도현! 시와 산문의 마음 사이에서 방황하고 긴장한 흔적들을 모아 <안도현 잡문>이라는 문패를 내걸었다.

안 시인은 지난 대선 당시 발 벗고 나서 지지하던 후보가 낙선하였고, 처음으로 검찰에 기소되어 재판을 받은 후 시를 쓰지 않겠다는 절필을 선언했다.

<안도현 잡문>은 3년 동안 트위터에 올린 1만여개의 글 중에서 골라낸 시인의 마음이다. 시를 쓰지 않고 지내는 떫은 시간에 시를 쓰는 마음으로, 잡스러운 문장으로 어떻게든 세상에 말을 걸어보려고 하는 시인의 마음이 녹아 있다. 하나하나의 글들이 감동이 되고, 244개의 글들이 모여 거대한 시를 이룬다.

<잡문>/ 안도현/ 이야기가 있는 집/ 256면/ 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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