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동물병원에 들어갔다. 그는 이곳에서 40대 여간호사를 흉기로 위협하며 동물 안락사용 약물을 요구했다.
김씨는 일반 병원에 비해 비교적 침입과 약물을 구하기 쉬운 동물병원을 선택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기 위해 추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난동이 계속 되자 25여분 뒤 또다른 간호사는 "흉기를 든 남성이 병원에 들어와 소란을 피우고 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그는 신고에 놀라 병원을 빠져나와 도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성동지구대 경찰은 병원에서 500여m 떨어진 곳에서 김씨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인물을 발견하고 검문검색을 요구했다.
이에 김씨는 인근에 주차된 차량과 건물에 숨으려고 했고, 경찰이 다가가자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은 김씨와 격투 끝에 오전 11시 5분쯤 체포했다.
김씨는 수사본부가 꾸려진 성동경찰서로 압송된 후 '범행을 인정하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잘못한 게 없다"고 소리치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심경을 묻는 말에 "나도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2시 10분쯤 충남 아산시 한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만난 A(35·여)씨를 살해하고, 이틀 뒤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 빌라 주차장에서 투싼 차량 트렁크에 A씨의 시신을 두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