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재외공관 국정감사 때문에 필리핀에 체류 중인 윤 의원은 이날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상식적으로 우리가 후보군을 다원화시켜야 하고 김 대표는 현 상황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여권의 유력 차기 대선후보로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 대표에 대해 "당 지지율이 40%대인데 김 대표 지지율은 20%대에 머물고 있어 아쉽다"며 "야권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의 지지율을 모두 합치면 김 대표보다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권이 단일 후보를 낼 텐데 여권이 현재 상태로는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무성 대선 불가론'으로 읽히는 발언인데, 대통령 정무특보인 윤 의원의 인터뷰라는 점에서 당장 정치권에서는 청와대와 친박계의 '김무성 흔들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윤 의원은 특히 "지금 여권의 대선 주자를 말하는 것은 의미가 별로 없다"면서 "내년 총선으로 4선(選)이 될 친박 의원들 중에 차기 대선에 도전할 분들이 있다. 영남에도 있고 충청에도 있다"고도 했다.
윤 의원이 언급한 '친박 4선' 조건에 맞는 의원들로는 영남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충청권에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이 있다.
윤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적어도 내년 총선이 지나야 구체적 후보 윤곽이 드러나기 때문이고, 더구나 링 위에 오른 대선후보군들이 새누리당은 김 대표 혼자이다시피한 반면 야당은 문재인, 박원순, 안철수 등으로 지지도가 분산돼 이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윤 의원은 김 대표가 추진 중인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만큼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함과 동시에, 여론조사 방식의 국민공천제로 예상되는 '플랜B'에 대해서도 "'오픈프라이머리'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 측에서는 상당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비박 진영에서는 발언 내용은 물론, 시기도 문제삼고 있다.
한 비박계 의원은 "김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윤 의원 등 친박계가 공공연히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공천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 선봉에 선 윤 의원이 '김무성 대권불가론'을 언론에 불쑥 던지면서 자칫 당내 분란이 재점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은 "김 대표가 사위의 마약복용 사실이 알려지며 심정적으로 힘든 처지에 있는 상황에서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좋게 볼 수 없다"면서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문제 제기도 진정성에 의심을 받게 되는 것은 물론, 박 대통령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