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에쎄'로 6억 챙긴 KT&G 전 임원 구속기소

차명계좌로 주식 만들어 커미션 챙기고 부동산 대금으로 활용

KT&G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KT&G 전 임원을 구속기소했다. 해당 임원은 차명계좌를 통해 주식으로 뒷돈을 챙기고 부동산 대금 등으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김석우 부장검사)는 배임수재 혐의로 KT&G 전 부사장 이모(60)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KT&G 제조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담배제조 업무를 총괄했다. 이씨는 2007년 S사로부터 담배 '에쎄'의 인쇄방식 변경을 승인해주고 납품단가를 유지시켜주는 대가로 갑당 3원씩 '커미션'을 제공하겠다는 청탁이 부하직원 구모(47)씨를 통해 들어오자 수용했다.

구씨는 KT&G 제조본부 산하 과장과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담뱃갑 인쇄계획과 수출 계획 등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이씨는 2010년 S사가 KT&G 협력업체로 지정될 수 있도록 도와줬고, 납품 단가뿐 아니라 일반 관리비와 이윤을 보장하고 인쇄물량을 늘려주는 등 특혜를 제공했다.


이씨는 그 대가로 자신 명의 (주)한국토지신탁 주식계좌와 구씨의 동생, S사 영업이사 한모씨의 명의로 된 차명 계좌를 통해 2007년 5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총 6억 2700만원의 뒷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주식을 처분하고 대부분의 돈을 부동산 대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이씨는 퇴직 시기가 임박해오자 S사에 직접 현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씨는 2012년 11월 대전 대덕구에 있는 KT&G 사무실에 구씨를 보내 한씨로부터 챙긴 100만원을 전달받는 등 2013년 2월까지 총 900만의 현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가 S사의 납품업체 B사를 설립해 '바지사장'을 앉혀놓고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거액을 벌어들인 정황도 포착했으나 법률 위반으로는 볼 수는 없어 범죄사실에서는 제외했다.

한편 검찰은 이씨와 공모한 KT&G 신탄진공장 생산실장 구모(47)씨와 직원을 시켜 이씨에게 청탁하도록 지시한 S사 대표 한모(61)씨에 대해서도 전날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씨에게는 배임증죄 혐의가, S사 대표 한씨에게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증재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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