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책주의 딜레마 "태어난 아이는 무슨 죄?

[라디오 재판정] 유책주의 vs 파탄주의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금태섭 (변호사), 노영희 (변호사)

이번 주에 새로운 코너들을 하나하나 여러분께 선보이고 있는데요. 오늘 수요일의 코너는 라디오 재판정입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들을 스튜디오 재판정으로 가지고 오는 건데. 양쪽을 대변하는 변호인들의 변론을 들으시면서 우리 청취자 여러분이 배심원이 되시면 됩니다. 자, 판결내릴 준비 하시고요. 우선 두 분의 변호인, 이 자리에 모시죠. 먼저 서울지검검사,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그리고 새정치연합 대변인까지 지냈던 분이세요. 금태섭 변호사. 오랜만에 나오셨어요. 어서 오세요.

◆ 금태섭>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얼굴 좋아지셨네요. (웃음)

◆ 금태섭> 네, 정치를 떠났더니 좋아졌습니다. (웃음)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 재판정' 스튜디오 생방송 현장 (사진=김현정의뉴스쇼팀)

◇ 김현정> 그리고 대한변협의 수석 대변인을 4년간 맡았던 분이세요. 노영희 변호사.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노영희> 안녕하세요. 노영희 변호사입니다.

◇ 김현정> 아침에 바쁘지 않으셨어요?

◆ 노영희> 밥 하느라고 좀 힘들었습니다. (웃음)

◇ 김현정> 밥 다 해놓고 나오신 거예요?

◆ 노영희> 예, 예. (웃음)

◇ 김현정> 두 분도 인사 한번 나누세요. 처음 보시는 사이시죠?

◆ 노영희> 저는 워낙 금 변호사님 유명하셔서 아는데 저는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웃음)

◆ 금태섭> 아휴, 저희 변협의 대변인을 하셨는데 (웃음)

◇ 김현정> 법정에서는 법리를 가지고 변호사들끼리 크게 다투잖아요. 저는 궁금했던 게요. 법정 밖으로 나와서 판결 끝나면 인사해요? 서로 어때요?

◆ 노영희> 일단 우아하게 인사하는 경우도 있지만 너무 감정이 치받쳐서 본인이 마치 당사자인 것처럼 빙의가 되면, 약간 현실적이지 않은 말로 생깐다,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방송 용어는 아닙니다마는 확 와닿기는 하네요. 밥 먹고 화기애애하게 끝나는 경우도 있어요?

◆ 금태섭> 인사는 많이 하는데 저는 형사재판 많이 들어가니까 검사하고 상대할 때가 많은데요. 대개 후배들이니까 인사도 하지만 서로 기분 나쁜 표시는 내죠. (웃음)

◇ 김현정> (웃음) 인간인지라 어쩔 수가 없어요. 오늘 라디오 재판정에서는 법리로 다투실 수는 냉철하게 다퉈주시구요. 나갈 때는 악수하고 나가셔야 됩니다. (웃음)

◆ 노영희> 과연 될까요? (웃음)

◇ 김현정> 그나저나 금 변호사님 오늘 주제는 아닌데요. 제가 오늘 금 변호사님 만나면 꼭 한번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어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위의 마약 사건. 다들 이거 '봐주기 재판이다', '형량 너무 적다'라고 하는데. 금태섭 변호사께서는 SNS에다 '그 형량 별 문제없다, 이거 적당한 거다' 이런 글을 쓰셔서 난리가 한바탕 났습니다.

◆ 금태섭> 이런 사건을 보고 공정하게 처리됐는지 아닌지 판단을 하려면 김무성 대표 사위가 사건만 놓고 15번에 걸쳐서 마약을 투약한 사범이 일반적으로 어떤 형을 받는지를 보면 되는데요. 거의 절대다수의 투약 사범이 초범일 때는 집행유예 이하의 판결을 받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15번이나 투약했대요. 그것도 코카인, 물뽕, 필로폰 다 해서.

◆ 금태섭> 그런데 저희가 마약을 투약했는지 여부는 모발검사나 소변검사로 알 수 있는데 몇 번 했는지는 모릅니다. 공범이 많이 잡혔을 경우에는 어디어디에서 나오기 때문에 기소자체가 열 몇 번으로 되는데. 한 번 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여러 번 한 경우가 많거든요.

◇ 김현정> 한 자리에서 여러 번요?

◆ 금태섭> 그래서 그게 횟수에 따라서 양형을 조정하게 되면 우연에 따라서 좌우가 되기 때문에요. 중요한 건 전과가 있는데 또 했는지 여부입니다. 몇 번 했는지로 되는 것은 아니고요. 다만 이 사람의 경우에는 대개 우리나라 마약사범의 거의 전부가 히로뽕 아니면 대마인데요. 코카인이나 이런 여러 가지 종류를 했거든요. 그래서 집행유예 중에 가장 높은 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이요. 그게 고려된 것인데요. 아마 투약 사범 중에 첫번째에 실형받은 케이스는 한 명도 못 찾을 겁니다.

◇ 김현정> 진짜요? 노영희 변호사님, 지금 약간 아니다라는 느낌으로 듣고 계셨어요?

◆ 노영희> 물론 양형기준을 정해 놓고 피고인의 사정을 고려해서 판결을 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인데요. 예를 들면 이 분의 경우에는 2011년부터 2년 반 동안 투약을 했고. 집에서 발견된 주사기만 17개죠. 게다가 15번 투약했다고 하지만 아까 금 변호사님 말씀처럼 몇 번 했는지 모르는데 15번이라는 숫자가 나왔다는 건, 최소 15번이지 사실은 그 이상으로 훨씬 더 많았을 거라는 게 추정이 되는 상황이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요즘 마약에 관련돼서는, 10회 이상 투여했다라고 하면 약간 실형쪽으로 좀 더 무게가 가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사실은 여러 가지 양형인자가 이 당사자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 아니냐?라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금태섭 변호사님, 왜 웃고 계세요? (웃음)

◆ 금태섭> 마약사범을 놓고 보면 가장 크게 분류해서 제일 무거운 것은 제조범입니다. 히로뽕 공장을 차리는 것이죠. 그리고 그 다음이 밀수하거나 판매하는 거. 투약사범은 제일 가볍기 때문에 저도 예전에 정말 여러 명을 구속을 했는데 제일 무거워도 집행유예 이하로 됐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금 변호사님 의견이 워낙 독특한 의견이었다 보니까 오래 말씀드렸는데 , 저는 이거 하나 질문하고 싶어요. 그러면 혹시 이게 정치적인 음모론, 이게 깔려 있다고 보세요?

◆ 금태섭> 글쎄요. 이게 어떻게 해서 갑자기 알려졌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좀 기본적으로 이상한 게, 이 사람이 이때 당시에 김무성 대표의 사위였으면 검사가 알았을 겁니다. 그런데 이 때는 아니거든요. 김무성 대표 딸의 남자친구에 불과하죠. 그런데 뽕쟁이라는 말을 써서 미안하지만, 뽕사범을 잡아서 애인의 아버지가 누구인가까지 보지는 않는데. 이런 의혹이 어떻게 갑자기 나왔는지는 저도 의문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일각에서 도는 이야기, 김무성 대표 흔들기 아니냐? 이런 이야기들이 있는데.

◆ 금태섭> 그런 의심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판단은 여러분께 맡기기로 하구요, 오늘의 이슈로 들어가보죠. 오늘 가장 뜨거운 이슈. 바로 이혼을 두고 어제 내려진 대법원 판결입니다. 지금까지 바람을 피운 배우자는 이혼을 요구할 수 없었습니다. 즉 상대 배우자가 이혼에 응해 주지 않으면 바람 피운 사람은 평생 이혼 못 합니다. 이게 이른바 유책주의죠. 그런데 이거 문제 있다. 결혼이 이미 파탄난 거면 바람 피웠든 뭐했든 이혼이 가능하게 해 줘야 한다. 이게 새로운 주장, 이른바 파탄주의입니다.

어제 대법원은요, 바람 피운 사람은 이혼 요구할 수 없다는 기존의 기준을 그대로 받아들여, 유책주의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7:6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대법관들 의견이 거의 팽팽했다는 거죠. 국민여론도 지금 거의 반반입니다. 자, 우리 라디오 재판정에 올려보죠. 여러분, 들으시면서 문자 보내주세요. 파탄주의, 유책주의 혹은 금 변호사, 노 변호사, 금변, 노변 이렇게 보내주시면 됩니다. 마지막에 여러분의 결과 제가 소개하죠. 두 변호사님 입장부터 정리하겠습니다. 먼저 노영희 변호사님, 어느 쪽이세요?

◆ 노영희> 저는 유책주의 입장을 계속 얘기를 해 왔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바람 피운 배우자는 이혼을 요구할 수 없다?

◆ 노영희> 그렇죠.

◇ 김현정> 그리고 금 변호사님은..?

◆ 금태섭> 저는 파탄주의를 지지합니다.

◇ 김현정> 이미 결혼 끝났으면 이혼하게 해 줘야 된다?

◆ 금태섭> 그렇습니다.

노영희 변호사(좌), 금태섭 변호사(우) (사진=김현정의뉴스쇼팀)


◇ 김현정> 자, 금 변호사부터. 왜 그렇게 생각합니까?

◆ 금태섭> 파탄주의를 주장하면 마치 바람 피운 사람을 옹호하는 것처럼 비추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바람 피우고 가정을 깬 사람은 혼이 나야죠. 문제는 그러면 그 벌을 주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건데요. 실질적으로 완전히 혼인이 끝났고, 어떤 경우에는 새로운 가정을 꾸리기까지 했는데 이걸 법적으로만 결혼이라는 테두리에 가둬두면 바람 피운 당사자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피해를 입게 됩니다.

◇ 김현정> 이미 결혼생활이 사실상 끝났는데 계속 법으로만 묶어두면요.

◆ 금태섭> 그렇죠. 어제 대법원 판결이 난 사안 자체도 그런 건데요. 이 부부가 1998년 정도에서부터 찢어져서 남자가 바람피운 케이스입니다. 이 남자가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서 거의 15년 이상을 지금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고.

◇ 김현정> 따로 살아요.

◆ 금태섭> 네. 미성년인 자녀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아무리 오래 살아도 법률상의 가족으로 인정을 못 받는 겁니다. 그러면 바람 피운 남자한테는 원래 아내한테 큰 손해배상으로 하게 한다는 식의 보완을 하면 되지, 이걸 법률이 꼭 형식적으로 가족으로 가둬야 되나요?

과거에 대법원이 유책주의를 취해 왔던 것은, 첫째로는 남자들이 바람 피우고 아내를 쫓아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경제적인 보장도 안 해 줬고요. 그런데 지금은 재산분할청구권이라는 게 생겼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불리해지지 않고. 그리고 예전에는 이혼 자체가 사회적으로 낙인이 되어서 불명예 였는데. 그런 인식도 변했기 때문에 파탄주의로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파탄주의. 노영희 변호사님은 그래도 왜 유책주의라고 보시는 겁니까?

◆ 노영희> 일단 잘못한 사람의 요구에 의해서 혼인 생활을 유지하려고 성실히 노력한 사람이 피해를 보거나 본인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혼생활이 끝나는 건 옳지 않다는 입장인 거죠. 그리고 또 하나는요. 얼마 전에 간통죄가 폐지가 됐습니다마는, 이 간통죄가 폐지된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도 없이 파탄주의를 허용하게 되면 사회, 경제적인 약자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보호를 할 수 있을지가 사실 문제입니다.

◇ 김현정> 진짜 그렇네요, 금 변호사님? 간통죄도 폐지된 마당에 이거까지 허용해 주면, 상대 배우자는 너무 많이 잃는 것이 아니냐는 건데요.

◆ 금태섭> 그런데 노 변호사님이 말씀하시면 그렇게 들리는데요. (웃음) 간통죄는 폐지되기 전에도 전 세계에 우리나라 밖에 없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노 변호사님 맞아요?

◆ 노영희> 일본에서 마지막으로 파탄주의를 취하고 나서 현재는 우리나라가 사실은 유일하다고 봐야겠죠.

◆ 금태섭> 그러고 나서 우리나라 같이 유책주의를 취하던 많은 나라들이 파탄주의로 바꿨습니다. 그러면 우리나라가 간통죄를 없애고 파탄주의로 바꿔도 외국의 많은 나라들이랑 비슷한 거지. 큰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 노영희> 그런데, 그건 좀 다른 것 같아요. 외국의 경우에는 위자료라든가 재산 관련된 부분이 우리나라하고 시스템이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잘못하지 않은 사람에게 지불해야 하는 위자료의 액수 같은 것들이 매우 낙후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10년을 같이 살았던 사람인데 남편의 잘못으로 여자가 이혼을 하게 되면 위자료 3000만원..

◇ 김현정> 위자료가 적다?

◆ 노영희> 20년 산 사람들은 5000만원. 이런 식으로 거의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을 외국하고 비교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거죠.

◇ 김현정> 우리나라 보장 수준이 그렇지가 않죠. 금 변호사님 반론하신다면요?

◆ 금태섭> 손해배상 액수는 올려야 되는 게 맞습니다. 그건 법원에서 판결로 얼마든지 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이혼하면 손해배상 바람 피운 사람에게 대해서 손해배상 청구를 하면 그 액수는 법원이 결정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걸 굉장히 낮게 해 줬는데요. 그걸 높여주면 되는 거거든요.

◇ 김현정> 노 변호사님, 높여주면 된다는데요?

◆ 노영희> 일반적으로 법원에서 결정이나 판결을 내릴 때 기준이라는 게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위자료 시스템은 예전에는 사람이 죽어도, 불법행위 해서 죽어도 5000만원. 교통사고 같은 경우, 지금은 1억까지 올랐지만. 그런 식으로 기준을 함부로 넘어설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높여도 된다라고 하지만 실제 간통죄 폐지 이후에 높아지지 않았거든요. 현실을 무시하는 건 옳지 않다는 거죠.

◇ 김현정> 현실을 무시하지 마시래요, 금 변호사님. (웃음)

◆ 금태섭> (웃음) 그래서 저도 현실을 간과하고 싶은데.. '법원이 이래서 위자료 액수 못 올린다, 어떻다' 시스템 문제만 얘기하지만, 사실은 이 사건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이 두 번째 가정의 미성년 자녀입니다.

◇ 김현정> 두 번째 가정의 미성년 자녀 문제요?

◆ 금태섭> 새로운 가정이죠. 바람 피웠지만 어쨌거나 가정이 새롭게 만들어져서 거기서 자녀를 낳았는데.

◇ 김현정> 아무 죄 없는 자녀들이 탄생했다는 거죠.

◆ 금태섭> 그렇죠. 이건 혼외자가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렇죠.

◆ 금태섭> 이 현실을 도외시한 건 아닌가요? 실제로 많은데 말이죠.

◇ 김현정> 그런 분들이 얼마나 되는지 이런 자료 같은 거 나온 거 있나요?

◆ 금태섭> 글쎄요. 그런 자료는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보통 쉬쉬하니까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꽤 많을 거라는 산정은 된다는 말씀이시죠.

◆ 금태섭> 그렇죠.

◇ 김현정> 노 변호사님, 이미 따로 나와서 한 15년을 살았어요. 거기서 자녀까지 태어났어요. 그런데 이 아이들은 혼외자라는 이름, 주민등록에도 못 올라가는 거잖아요. 아버지 주민등록에도에요.

◆ 노영희> 아니죠. 당연히 인지가 되기 때문에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올라가죠.

◇ 김현정> 제가 법을 잘 몰랐네요. (웃음) 어쨌든 이 아이는 혼외자라는 이름을 계속 가지고 살아야 되는데, 이 정도되면 이건 그냥 이혼하게 해 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전처랑요.

◆ 노영희> 그렇죠. 법리적으로 따져봐도 세계적으로 파탄주의가 확산이 되고 있고, 심적으로도 치사하게 나랑 살기 싫다는 사람하고 굳이 같이 살자고 구차하게 매달리는 것이 옳으냐? 이런 생각도 할 수 있습니다마는요. 현실적으로 따라가지 못하는 시스템을 바꿔놓지 않은 상황에서는, 사회, 경제적으로 약자인, 본 배우자, 그 다음에 본 배우자와의 낳은 자식들이...

◇ 김현정> 그러니까 왜 새로 생긴 자녀만 생각하냐, 그러면 전 배우자의 자식은 어떻게 하냐?

◆ 노영희> 그분들에 대한 배려도 같이 병행이 돼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요. 그러니까 지금 금 변호사님이 말씀하시는 것이 틀렸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도 혼인을 계속하려는 의사 없이 보복감정이나 오기만으로 이혼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에는 유책 배우자라도 이혼 청구를 인용해 주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 식으로 많이 진행을 하다가, 이번에 많이 바뀐 거고 세계적으로 변하는 추세에 있다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파탄주의는) 아니다.

◇ 김현정> 아직은 시기상조란 말씀이세요. 금 변호사님은?

◆ 금태섭> 글쎄요. 그 전에는 부모가 이혼을 하면 자녀들이 시집, 장가 가기가 어려웠습니다. 사실 이혼하기로 합의해 놓고도, '자녀 결혼시킨 다음에 하자' 이런 게 많았는데요. 90년대 이후로 우리 사회에 이혼이 엄청 늘어났기 때문에 지금은 스스럼없이 ‘돌싱’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물론, 이 부부한테 원래 혼인 중에 가졌던 두 자녀가 있습니다. 그런데 옛날 우리나라의 사회 인식이 이혼에 대해서 대단히 부정적이었을 때는 이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혼인을 유지해 줄 필요가 있는데.

지금은 사실상 아빠가 집을 나가서, 이 사람이 10여 년간 나가살면서 양육비는 계속 보내줬거든요. 이혼하고 양육비 받아서 사는 어떻게 보면 평범한 가정 중에 하나인데, 그걸 법이 꼭 이렇게 사실과 다르게 묶어줘야 되는지...

◆ 노영희> 그 부분이 조금 의문스러운 게 이 남자 분께서 그동안 2년 전까지 양육비를 보내주고, 잘 하시다가 왜 갑자기 이제 와서 이혼을 청구하셨을까요?

◇ 김현정> 계속하고 싶었는데 참으셨던 거 아닙니까? (웃음)

◆ 노영희> (웃음) 그러니까 참았는데 갑자기 이걸 청구하신 이유는 제가 봤을 때는, 상속문제라든가 법적인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만약에 이혼하게 되면 재산분할을 해 줘야 되는 것인데. 그냥 돌아가시게 되면 지금 상속이 법적인 배우자와 그 자식들 그리고 또 물론 혼외자인 분들에게 넘어가는 거죠. 그래서 아마도 새로운 부인이나 이런 분들에 대한 배려, 여러 가지 것들을 고려하신 게 아닌가 싶은데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아무것도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거든요.

◇ 김현정> 청취자 배심원 문자. 지금까지 들어오는 스코어로는 유책주의 쪽이 조금 더 많은 느낌인데요. 제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지금 바깥에서 집계하고 있으니까요, 여러분들 계속 보내주시고요.

정리를 우리가 서서히 해 봐야 될 텐데요. 유책주의냐, 파탄주의냐, 그러니까 바람 피운 배우자는 이혼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라는 유책주의 이 입장이 계속 유지되어야 하느냐, 아니면 이미 깨진 결혼생활이라면 이혼하게 해 줘라 하는 파탄주의. 이 결론 마지막 여러분의 변론 기회 드리겠습니다. 금 변호사님, 먼저 하시겠어요?

◆ 금태섭> 지금 노 변호사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이 판결문을 보면 이 당사자가 신장 투석을 할 정도로 굉장히 건강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려고 이혼소송을 한 것 같은데. 지금 이대로 이혼을 못 하고 돌아가시게 되면, 새로 이분을 만나서 20년 가까이 애까지 낳고 산, 새로운 부인은 전혀 상속을 못 받습니다.

◇ 김현정> 하나도 못 받아요?

◆ 금태섭> 하나도, 한푼도요. 그런데 파탄주의로 가게 되면 원래 부인한테는 재산분할 청구해서 절반 정도가 가고 나머지를 가지고 후처도 상속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공평하게 나눠준다는 거죠, 전처랑 후처를.

◆ 금태섭> 그런 면을 고려할 때 대법원도 파탄주의 자체가 도덕적으로 틀렸다거나 이렇게 비난한 것이 아니고, 다수 의견도 '언젠가 우리가 가야 한다' 다만 준비가 부족하다. 이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파탄주의가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은 아니다'라는 게 대법원의 어제 판결이었는데, 금 변호사는 '지금도 맞다'라는 말씀이시고요. 노 변호사님?

◆ 노영희> 이런 경우에는 사실상 재산을 미리 증여합니다. 그래서 사전에 다 빼돌리기 때문에 현재 배우자에게 사실 상속될 게 없을 수도 있어요. (웃음) 그건 현실 가사재판을 해 보시면 알아요. (웃음) 저희가 찾아보면 재산이 없어요,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는데, 못 찾아요. (웃음)

◇ 김현정> (웃음) 금 변호사님 웃으시는 거 보니까 동감하시는 것 같은데요?

◆ 금태섭> (웃음) 아니요. 그렇지는 않아요. (웃음)

◆ 노영희> 이 사건에 대해서 제가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하면, 재판장에서도 파탄주의 입장이 사실 더 우세했다고 해요. 그래서 공개변론을 열었는데, 열어놓고 보니까 '아직까지는 안 되겠다' 해서 이런 식으로, 파탄주의가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라는 이런 판결이 나온 것으로 제가 알고 있거든요. 맞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파탄주의가 당연히 우세하고, 그쪽으로 판결이 나겠죠.

◇ 김현정> 파탄난 결혼은 이혼시켜줘야 한다?

◆ 노영희> 그렇죠. 하지만, 그 전까지는 제도나 이런 걸 다 마련해 놓고 나서, 그쪽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라는 게 일반적인 법리이고 또 사람들의 감정이다, 이런 의견입니다.


◇ 김현정> 노영희 변호사는 '시기상조', 금태섭 변호사는 '지금도 충분하다', 지금 청취자 문자가 막 쏟아지고 있어요. 끝으로 가니까 더 쏟아져서 밖에서 분주하게 집계 중인데요.

금 변호사, 노 변호사. 재미있네요, 이거. (웃음) 우리가 법리에 대한 건 사실은 굉장히 접근하기가 어려워요. 저도 잘 모르고요. 그런데 이렇게 차근차근 설명을 듣다 보니까 이런 거구나. 뭔가 개념이 잡히네요.

◆ 금태섭> 실제 사연을 알면 좀 더 쉽게 이해가 갑니다.

◇ 김현정> 그렇네요. 우리가 라디오 재판정 열면서 조금씩 조금씩 좋게 변화를 시켜가보죠. 집계됐나요? 밖에 집계됐습니까? 배심원 집계됐어요? 됐답니다.

두 분의 변론이 진행되는 중에 들어온 청취자 문자 부지런히 집계를 했는데 판결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리 뉴스쇼의 청취자 배심원들은 26 : 74, 26% 대 74%로 노영희 변호사, 유책주의의 손을 들어주셨습니다. (웃음)

◆ 노영희> 성공보수 받아야겠습니다. (웃음)

◆ 금태섭> 축하드립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러니까 유책주의가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쪽이 많네요. 저는 팽팽할줄 알았는데 상당히 압도적이에요.

◆ 노영희> 맞습니다.

◆ 금태섭> 바람 피우는 사람들 누구나 싫어하죠. 가정을 깨니까요 (웃음) 저도 마치 제가 바람 피운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그건 절대 아니고, 주부님들이 특히 좀 많이 듣고 계셔서 이런 쪽이 많이 나온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알겠습니다. 유책주의! 우리 청취자들 의견입니다. 뉴스쇼 청취자들은, 그쪽의 손을 들어주셨다는 것. 뉴스쇼가 개편을 맞아 새로 마련한 코너 '라디오 재판정' 금태섭 변호사, 노영희 변호사. 두 분 오늘 처음 함께한 소감이 어떠셨어요? 노 변호사 어떠셨어요?

◆ 노영희> 너무 재미있고 자주 했으면 좋겠는데요. (웃음)

◇ 김현정> 계속 오시면 돼요. (웃음)

◆ 금태섭> 저도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웃음) 생각하지 못한 점도 많고, 노변호사 잘 하시네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두 분이 지금 여러분은 화면을 못 보셨는데 아주 눈에서 불이 반짝반짝. 불꽃이 튀었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주제로 하면 좋을지 생각 좀 해 오세요.

◆ 노영희>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금태섭> 감사합니다.

◆ 노영희> 고맙습니다.

◇ 김현정> 라디오 재판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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