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내대표는 13일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 제안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신헌법 제정 당시 재신임을 요구한 것에 빗대 "박 전 대통령 시절 유신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재신임은 유신시대의 언어로, 진보세력에게는 트라우마가 있다"며 "지금 재신임 방식은 어느 한 쪽이 다른 쪽을 완전히 꺾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후 당 안팎에서 발언이 부적절하다며 문 대표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자 이 원내대표는 이날 문 대표와 비공식 면담에서 문제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비공개 면담에 함께 참석했던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 원내대표가 문 대표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했고 문 대표도 양해했다"며 "(이 원내대표가) 본의는 아니었다는 식으로 개인적으로 사과했고, 문 대표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문 대표 측은 교통사정으로 국회에 늦게 도착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설명이지만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지도부 내 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8시 20분쯤 국회에 도착했지만 8시 10분부터 시작된 최고위원회의가 열리는 대표 회의실로는 가지 않고 당 대표실로 직행했다.
한 관계자는 "최고위에서 재신임과 관련된 비판이 나오고 있고, 상황에서 회의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는 문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오전 8시 10분쯤 주승용 최고위원 주재로 시작됐으며, 회의 후 이 원내대표와 주 최고위원, 추미애 최고위원 등이 당 대표실로 건너가 문 대표와 면담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