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의지 있었나? 수사내용 공개해야
-마약종류, 투약방법 등 사위 죄질 나빠
-집행유예 이례적, 전관예우 의혹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근호 (사회부 법조팀장), 김희수 (변호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지금 둘째 사위 때문에 논란의 한가운데에 서있습니다. 그러니까 둘째 사위가 결혼 직전에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하다 검거가 됐는데, 형량이 너무 가벼웠다는 주장이 나온 거죠. 그런데 형량을 따지기 전에 아예 수사단계에서부터 부실했다는 의혹까지 덧붙여서 불거졌습니다. 무슨 얘기일까요? 이 사건을 취재하고 있는 CBS보도국 조근호 법조팀장부터 만나보죠. 조 기자, 어서 오세요.
◆ 조근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처음 제기된 의혹은 형량이었어요.
◆ 조근호> 네, 대법원 양형 기준을 보면 김무성 대표의 사위인 이 모씨의 형량 범위는 징역 4년에서 최대 9년 6월까지 가능합니다. 다만 법원은 '이 씨가 초범이고 반성을 하고 있다, 또 마약 전과가 없다' 그리고 가족 관계 등을 고려해서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또 이 씨가 판매자가 아니라 단순 투약자라는 점을 고려해서 형 집행을 유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당시 검찰은 실형 3년을 구형하고, 집행유예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서 항소를 하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항소도 안 했어요?
◆ 조근호> 네. 역시 '초범이고 자백을 했다, 반성을 했다, 수사요구 협조를 고려했다'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법원과 검찰의 설명이 일리는 있습니다. 실제로 이 씨는 공범 5명과 함께 기소가 됐는데 이중 초범이나 단순 투약자들은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마약 판매에 관여한 2명은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다만 혐의에 비해서 이 씨의 형량이 가볍다는 이견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 씨는 2년 6개월 동안 15차례에 걸쳐서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마약을 투약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코카인, 물뽕, 대마초…
◆ 조근호> 엑스터시도 있었고요.
◇ 김현정> 필로폰 이런 것들…
◆ 조근호> 구할 수 있는 건 다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 것을 생각할 때는 형량이 너무 가벼운 것이 아니냐라는 의견도 분명히 있는 거죠?
◆ 조근호> 네. 검찰 내부 규정에 보면 판사가 양형기준보다 미달해서 선고했을 경우에는 검사가 항소를 하도록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켜지지 않은 거죠.
◇ 김현정> 그렇게 '형량이 적절했냐, 아니냐?' 즉 봐주기 재판 의혹이 이는 와중에 또 다른 의혹이 하나가 터졌어요. '아예 수사 자체도 부실했던 것이 아니냐?' 이 얘기는 왜 나온 겁니까?
◆ 조근호> 이 씨의 판결문을 보면 이 씨가 구입한 필로폰이 모두 3.5g입니다. 필로폰 3.5g이면 약 11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그런데 이 씨의 혐의로 인정된 것은 5차례에 걸쳐 투약한 0.4g입니다.
◇ 김현정> 3.5g 매입한 건 사실인데. 혐의로 인정된 건 0.4g이요?
◆ 조근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나머지는요?
◆ 조근호> 그렇다면 0.4g을 제외한 나머지 3.1g은 무엇이냐? 검찰이 아직 밝히지 못했습니다. 마약 수사에 밝은 한 경찰은 '거래 목적이 아니라 본인이 투약하려고 마약을 구입했다면 실제 투약 횟수를 더 수사해야 한다. 이런 것을 밝히지 못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 김현정> 경찰은 여기에 대해서 지금 뭐라고 얘기합니까?
◆ 조근호> 이 사건이 처음에는 종결된 사건이라고 했었는데요. 나중에는 '아직 수사 중이다',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 김현정> 말이 요리조리 바뀌는군요. 또 한 가지는 17개의 주사기 중에 한 개만 혐의로 잡혔다? 이건 뭔가요?
◆ 조근호> 검찰이 지난해 11월 초에 이 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해서 주사기를 17개를 찾아냈습니다.
◇ 김현정> 이 씨라면 김무성 대표의 둘째 사위죠.
◆ 조근호> 그렇습니다. 그 중 한 개는 이 씨, 본인 것이 맞고 다른 하나는 제3자의 것으로 밝혀졌는데. 누구 것인지 아직 모릅니다.
◇ 김현정> 제3자의 DNA가 그집 주사기에서 나왔어요. 그런데 아직 누군지 몰라요.
◆ 조근호> 네, 그렇게 2개가 됐고요. 나머지는 주사기는 쓴 건지 안 쓴 건지, 누구 것인지 아직 밝혀지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이 씨는 이 주사기 사용자에 대해서 검찰에 진술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수사에 관여한 검찰 관계자는 '이 씨가 자택에서 발견된 주사기 사용자와 관련해서 검찰에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마약 수사는 용의자에 대한 심문을 통해서 공범자에 대한 진술을 받아냅니다.
◇ 김현정> 그렇죠. 피의자는 누구랑 같이 맞았는지 아니까 '누구랑 같이 맞았어?'라고 진술을 받아낼 수 있는 건데요. 그런데 그 수사를 안 했다고요? 진술으로 안 받았다고요? 묵비권을 행사하면 어쩔 수 없는 겁니까?
◆ 조근호> 증거와 증인을 통해서 밝혀내야죠.
◇ 김현정> 밝혀내는 게 경찰의 임무이니까요.
◆ 조근호> 통상적으로 보면 공범자에 대한 진술단계에서 검찰과 피의자가 일종의 거래를 하기도 합니다. 마약 수사에 정통한 한 부장검사는 '마약 수사는 공범자를 자백하는 대가로 투약 횟수를 낮춰준다든지 하는 일종의 거래가 관행화돼 있다. 특히 본인 집에서 나온 주사기일 경우에는 증거물이 확실하기 때문에 검찰이 심문을 통해서 공범자를 찾는 것이 기본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 김현정> 수사기록을 지금 다 공개한 게 아닌가요?
◆ 조근호> 네. 통상적으로 공개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공개하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의혹은 생기고 조금씩 조금씩 얘기는 새나오고 이러네요. 알겠습니다. CBS 보도국 조근호 법조팀장 수고하셨습니다.
◆ 김희수>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 사건 돌아가는 거 어떻게 보세요?
◆ 김희수> 글쎄요. 이게 너무 여러 가지 의혹들이 제기되고, 뭐 하나 시원하게 나오는 게 없어서 갈수록 더 부실수사나 부실재판이 아니었나, 이런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특별히 어떤 면을 보면서 '참 희한하다… 이 사건' 이런 생각이 드십니까?
◆ 김희수> 일단 수사라는 것이 범죄 혐의를 밝히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 범죄 혐의를 밝힐수 있는 증거들을 수집하는 건데요. 사실 만약에 우리가 뇌물을 1억원을 받았으면 그 뇌물을 어디다 썼는지 이런 것들을 밝히는 게 수사의 당연한 ABC거든요.
만약에 마약이 3.5g이라고 한다면 나머지를 어디다 썼는지, 사용처가 어디인지, 이건 수학하는 문제도 아니고 산수처럼 딱 맞아떨어지는 문제이지 않습니까? 산수문제라는 거죠. 그래서 만약에 쓰다가 남은 것이 있으면 압수가 된다든가, 압수가 안 됐다면 이 사용처가 어디인지 이런 걸 밝히는 게 수사의 가장 기본입니다.
◇ 김현정> 주사기를 어디다 버렸는가? 잃어버렸는가? 팔았는가? 아님 경찰이 갖고 있는 건가? 뭔가 나와야 되는데요…
◆ 김희수> 그런데 지금 수사해오는 걸 보니까 참 답답하고, 이게 부실수사라고 볼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또 하나의 쟁점은 17개 주사기 중에 한 개는 사위의 것이고, 다른 한 개는 다른 사람의 DNA가 검출됐다고 해요. 그런데 누구인지 못 밝혀냈답니다. 그리고서 사위만 재판에 회부가 됐다는 건데요. 그 DNA 밝히는 수사가 너무너무 어려웠던 걸까요?
◆ 김희수> 쉽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강력범죄에 관해서는 DNA은행 같은 걸 운영을 하고 있고, 일반 사범에 대해서는 안 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건 사실인데요. 그렇지만 마약 사건은 원래 보통 마약 전담수사관들이 담당을 하고 있거든요. 아주 노련한 경험들을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이고요. 그리고 마약범죄 특성이 거미줄처럼 서로 얽혀 있습니다.
◇ 김현정> 그건 무슨 말씀인가요?
◆ 김희수> 서로 얽혀 있어서 누가 제조하고 판매하고 투약하고 하는 것들이 쭉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이걸 잘 수사를 하는 것이 기본인 건데요. 그래서 수사 의지가 대단히 중요한 거죠. 과연 수사의지가 있었는지 좀 의혹이 듭니다.
◇ 김현정> 객관적으로 볼 때 수사 의지가 있어 보입니까?
◆ 김희수> 수사의지가 있었다면 지금 이런 것들이 명쾌하게 밝혀졌어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런 게 전혀 밝혀지지 않은 걸 보면 수사의지가 없었다라고 생각이 되는 거죠.
◇ 김현정> 자꾸 이렇게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눈 뜨고 나면 또 하나 터지는 식이라면 결국 경찰이 이번 건에 한해서는 수사 기록을 시원하게 공개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저는 살짝 드네요.
◆ 김희수> 어차피 만약에 그런 경우라면 뭔가 국회를 통해서라도 검증을 받는다든지, 일반 사생활 문제가 들어가 있는 것들은 공개를 안 한다고 해도,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밝힐 필요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희수> 개인적으로가 아니라요. 우리 법조계에 근무하는 사람의 입장으로써 일반적으로 볼 때는 통상적인 경우는 아닙니다. 이 정도 되면 죄질이 굉장히 나빠서 사실은 출소하기가 굉장히 힘든 사안으로 보여지거든요. 그래서 '분명히 법원의 선처를 받았다. 법원에서 일종의 특별한 재판을 했다'라고 말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 김현정> 특별한 재판을 했다? 특별한 재판? 무슨 재판이 특별한 재판입니까?
◆ 김희수> 여하튼 이 사건에 국한시켜서 본다면 지금 말씀도 하셨지만 2년 6개월에 걸쳐서 15회에 걸쳐 마약투약을 하지 않습니까? 그것만으로도 대단히 죄질이 나쁜 겁니다. 더구나 지금 보도된 내용을 보면 단순하게 마약을 흡입한 것이 아니라 주사기를 사용해서 투약을 했다고 합니다. 이건 죄질이 굉장히 나쁜 겁니다. 어쩌면 아주 강력한 마약의 효과를 원할 때 쓰는 투약 방법이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마약이라고 해서 다 같은 마약이 아니네요? 주사로 맞았느냐, 코로 맡았느냐.
◆ 김희수> 그렇습니다. 단순하게 무슨 술에 타서 먹었다는 것하고 코로 흡입했다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사람이 죄질이 굉장히 나쁜 것이고, 차 안에서 투약을 했다고 하는 것도 사실은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거든요.
◇ 김현정> 왜 그래요, 그건?
◆ 김희수> 그건 사고 위험성이라든가 환각상태에서 운전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본다고 한다면 범행의 방법이라든가 횟수라든가 기간이라든가 수단, 이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다 나빠요. 그래서 이게 통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판결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라는 겁니다.
◇ 김현정> 김 전 검사님. 보통 이렇게 일반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까?
◆ 김희수> 많이 있죠.
◇ 김현정> 왜 그렇습니까? 그런 경우들은요?
◆ 김희수>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양형의 기준을 기준이 세워져있지만 구체적인 경우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기는 합니다.
◇ 김현정> 물론 그렇기는 합니다.
◆ 김희수> 그런 건 기본적으로 이해를 합니다마는 이런 경우에는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위로부터 어떤 힘이 작용한다든지 전관예우라든지 이런 것들이 섞여서 종종 이런 판결이 나오는 걸 목격하세요?
◆ 김희수> 만약에 제가 그쪽 변호인단만 보면 이것도 분명히 전관예우나 이런 것들이 작동했을 거라고 거의 믿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가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마녀사냥 해서도 안 되고요. 다만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부분이 있다면 이게 해소하고 가는 게 맞겠죠. 그래서 오늘 짚어봤습니다. 경찰이 이쯤 되면 수사 기록을 공개해야 되는 게 아닌가? 이런 의견도 살짝 내보고요. 김희수 변호사님, 오늘 고맙습니다.
◆ 김희수> 네, 수고하십시오.
◇ 김현정> 김희수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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