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순례 앞둔 메카 대모스크서 크레인 붕괴…107명 사망

증축공사 중 강풍·폭우에 사고…230여 명 부상

사우디아라비아 성지 메카의 대모스크 증축공사 현장에서 11일(현지시간) 대형 크레인이 무너져 100명 넘게 숨졌다.

대모스크는 이슬람의 발상지인 메카를 대표하는 종교시설이다. 이날이 금요 예배(주마)가 열리는 날인데다 21일 시작될 정기 성지순례(하지.Hajj)를 앞두고 전 세계의 무슬림이 붐비는 상황에서 사고가 나는 바람에 인명피해 규모가 컸다.

AP통신과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30분께 초속 23m의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리면서 대모스크 주변에 서 있던 대형크레인이 모스크 방향으로 무너졌다.


이 사고로 최소 107명이 목숨을 잃었고 230여 명이 부상했다. 대모스크는 하지를 앞두고 각국에서 모여든 신자로 가득 차 있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사고 당시 영상에서는 크레인이 무너지면서 나는 굉음과 사람들의 비명이 들렸다.

사우디 정부는 성지순례 때 더 많은 무슬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모스크 규모를 40만㎡ 늘리는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이렇게 되면 한 번에 22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

공사는 사우디 최대 건설업체인 사우디빈라덴그룹이 맡고 있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이 가문 출신이지만 축출당했다.

메카 주지사인 칼리드 알파이살 왕자는 즉시 사고원인 조사 위원회를 구성하고 부상자에 필요한 도움을 주라고 지시했다고 사우디 국영 SPA통신이 전했다.

메카의 대모스크로 성지순례하는 의식은 무슬림의 5대 의무 중 하나다. 매년 메카에 수백만 명의 신자가 찾아오며 대모스크 중앙에는 무슬림이 기도할 때 향하는 카바가 있다.

성지순례객은 대모스크 주위를 7바퀴 돈 뒤 인근 미나 계곡으로 옮겨 기도를 하고 아라파트(에덴동산) 평원으로 옮겨 기도하는 등의 절차를 따른다.

2006년 미나계곡에서는 360여 명이 압사했고 2004년에도 240여 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났다. 하지 기간에 발생한 최악의 참사는 1천426명이 목숨을 잃은 1990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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