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앵커 베이비 규모의 실상'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해마다 앵커 베이비의 규모가 줄어 지금은 연간 30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앵커 베이비의 정의를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민자들이 낳은 아이로 정의했다.
부모의 미국내 법적 신분에 관계없이 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받은 뒤 21세가 됐을 때 초청 제도를 통해 가족들도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람들로 국한했다.
따라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일부 아시아인들을 겨냥해 발언했다가 논란을 일으킨, 원정출산을 의미하는 앵커 베이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 신문은 이민자의 법적 지위 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한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 진영에서는 최근 앵커 베이비의 연간 규모가 40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하지만 과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13년간 이민자 문제를 연구한 '이민연구센터'의 집계를 보면 이 기간 앵커 베이비의 규모는 30만∼40만 명 사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30만 명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센터는 추산하고 있다.
센터 쪽은 "(트럼프 진영의 추산은) 과거의 얘기"라면서 "미국내 앵커 베이비의 규모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각종 공공기관이나 연구소가 내놓은 앵커 베이비 관련 통계는 다소 차이가 있다.
대부분의 기관이 앵커 베이비 규모가 2007∼2010년 사이에 정점에 달했을 것이라는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하지만 정점을 찍었을 당시 규모에 대해서는 상당한 편차가 있다.
'이민정책연구소'는 연간 앵커 베이비 규모가 가장 많았을 당시에는 32만1천 명에 달했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민연구센터'는 35만 명 수준이라고 봤다. 퓨리서치센터는 가장 많은 37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기관별로 집계가 다른 것은 서로 다른 기초자료를 이용한데 따른 것이다. 일부 기관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미국내 출산 관련 자료를 이용하는 반면에 다른 기관은 인구통계국의 자료를 활용한다.
질병통제예방센터의 기초자료는 신생아 어머니를 대상으로 연령, 인종, 출생지, 교육정도, 결혼여부 등을 토대로 작성된다. 이와 달리 인구통계국은 출생국, 시민권 여부, 가족들의 미국 입국 시기 등을 기초자료로 수집한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앵커 베이비 규모가 30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는게 대체적인 추산이다.
미국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미국으로의 이민이 크게 줄었다. 2007년 미국으로의 이민자는 1천220만 명 수준에 달했다가 2009년에는 1천120만∼1천130만 명 정도로 낮아진 뒤 최근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내 전체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앵커 베이비 출산율도 덩달아 감소했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러한 추세를 기초로 2013년 기준 앵커 베이비의 규모에 대해 각 기관들이 내놓은 통계치는 25만3천∼30만 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