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 유럽난민 특별기획 |
① 나도 '피난민'이 될 수 있다 ② 난민을 바라보는 유럽의 '동상이몽' ③ 1년에 수십만 밀입국 시키는 '점조직'형 알선 |
◇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난민 대란…'서유럽 스타일' 통하나
지난 1년간 유럽에서 망명을 신청한 난민은 총 57만 명. 이 중 18만 4000여 명만 망명 허가를 받았다. 올해 들어 유럽으로 넘어온 난민은 벌써 38만 명에 육박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나 유니세프 등 구호기구들은 막대한 난민 규모로 인해 파산 위기에 이를 정도다.
지난 7월 EU 집행위원회는 우선 난민 4만 명을 회원국에 의무적으로 분배하자고 제안했지만, 일부 회원국만 이에 찬성하면서 3만 2500명의 수용이 결정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잇따른 난민 참사에 결국 집행위는 9일 칼을 빼들었다. 총 16만 명의 난민을 회원국에 재분배하는 쿼터안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난민 쿼터제에 찬성하는 나라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다. 반면에 헝가리나 폴란드 등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들은 '서유럽 스타일' 다문화주의가 갈등만 초래한다며 쿼터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하나의 유럽'은 없다
더블린조약
유럽 내 비대칭적인 난민 유입을 촉발시킨 건 1990년 체결된 더블린조약이다. EU 내 최초로 발을 들인 국가에서만 망명 신청을 할 수 있게 하는 이 조약은 이른바 '망명지 쇼핑'을 막고, 망명 신청을 받은 국가는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 조약을 따르다보니 지중해 관문국인 그리스와 이탈리아만 사실상 부담을 떠안게 됐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EU 회원국 중에서 단 5개국이 전체 망명 신청의 10건 중 7건을 처리했다. 올해 들어 지중해를 건넌 유럽 난민 38만 명 가운데 26만여 명이 그리스에 도착했고 12만 여명은 이탈리아에 도착했다. 2100명 정도가 스페인에 도착했다.
유럽 동상이몽의 경제·사회적 배경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에 4m 높이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는 헝가리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심각한 내상을 입었다. 헝가리 국민 1인당 월평균 수입은 550유로(약 73만 6000원)로 독일과 프랑스의 4분의 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업률도 확 뛰는 등 불황이 만연해있다.
이런 가운데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정권은 경기침체의 원인을 불법 외국인 노동에 돌리며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헝가리 정부에게 난민은 '먹여 살릴 군식구'일 뿐이다.
국제사회는 EU 집행위원회가 EU를 구속할 통일성 있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EU의 '정치적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에 합의점이 도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