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앞두고 카드사들 수수료율 '찔끔' 인하

카드업계 "정치권이 수수료율까지 손대서야" 볼멘소리

(사진=자료사진)
정치권이 카드 수수료에 대한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면서 카드업계의 눈치 보기 또한 심해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은 9일 '신용카드사 대출상품 수수료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전체 신용등급 90개 중 32개 구간의 수수료가 지난해 3분기에 비해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현금서비스의 경우 많게는 최고 1.61%, 카드론은 최고 2.72%까지 수수료가 인상됐다.

특히, 카드론의 경우 주로 5~7등급의 저신용자의 수수료 부담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나 카드사들이 사회적 약자에게 더 가혹하다는 여론의 비판이 일기도 했다.


신학용 의원은 "카드사 수수료율 인상이 대부분 저신용등급에 집중돼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카드사 대출상품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을 상대로 수수료율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비판 여론이 일자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는 이달부터 수수료율 인하에 나서고, 다른 카드사들도 연말 까지 수수료를 내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카드사들은 일단 이번 수수료 인하 계획이 정치권의 압박에 대한 대응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카드사들은 해마다 상반기와 하반기, 한 번씩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수수료율을 조정하는데 이제 하반기 조정시기가 다가와 기존 절차대로 진행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총선을 앞둔 국정감사기간을 맞아 카드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에는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관련된 여러 법안이 계류 중에 있는데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18일 대표발의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도 그 중 하나이다.

개정안은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를 현행 1.5%에서 1%로 0.5%포인트 인하하고 영세가맹점의 적용범위를 기존 연매출 2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카드업계는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정치권이 사기업의 영역인 가맹점 수수료율까지 손을 대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미 현행 법률 안에서만도 카드가맹사의 85% 이상이 1.5%의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는 상황인데 범위를 더 넓히게 되면 카드사 수익구조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카드사 신용부분에 대해 지나치게 제약을 가하게 될 경우 카드사들이 어쩔 수 없이 카드론등 금융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게 되고, 그 결과 대출시장에서 과열경쟁에 의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신전문금융업법을 대표 발의한 김기준 의원등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를 자신하고 있어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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