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문재인, 재신임" vs "조기 전당대회" 종일 시끌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9일 국회 당 대표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안이 통과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자신의 대표직에 대한 재신임을 묻기로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오는 16일로 예정된 중앙위원회 혁신안 통과에 '대표직'을 걸고, 혁신안이 통과되더라도 여론 조사와 전 당원 투표 등의 방식으로 재신임을 묻겠다는 승부수를 띄운 가운데 당내 비주류가 10일 "조기 전당대회에서 재신임을 물으라"고 맞섰다.

일반 설문조사에서 '재신임 반대'라는 부정의견이 다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주류인 친노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당 중앙위원회가 있기 때문에 문 대표의 승부수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비주류는 문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국감대책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보다 진정성 있는 효과적인 재신임의 방법으로 국정감사가 마무리될 때쯤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의 뜻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언급한 재신임 방식에 대해서는 "(당내) 갈라진 의견들을 일거에 한꺼번에 모으기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어느 한쪽을 잠재우는 방식으로 이 사태를 순조롭게 효과적으로 풀기에는 여러 의견이 많이 갈라져 있다"고 말했다.

비주류의 좌장격인 박지원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표가 다수를 임명한 중앙위에서 재신임을 묻는 것은 반대한다"며 "전당대회에서 선출됐으니 전당대회에서 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어찌됐든 당에서 그 (재신임)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문 대표의 재신임 제안은 구당(求黨)을 위한 순수한 입장이어야 했다"며 "(전날) 저는 충정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중앙위 혁신안 통과 압박용으로 지도부와 상의도 없이 재신임 방법마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마라톤 코스를 자신이 정해놓고 자기가 뛰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비주류의 다른 중심축인 김한길 전 대표도 "절망이 기교를 낳고 기교 때문에 또 절망한다"는 소설가 '이상'의 글귀를 인용해 문 대표의 재신임 카드를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는데 재보선 패배와 혁신위 출범, 전날 재신임 기자회견의 과정을 절망과 기교라고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비주류의 반발에 주류도 반박에 나섰다.

친노그룹인 노영민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당대회를 지금 단계에서 요구한다는 것은 당은 어찌되든 일단 문재인 대표를 흠집 내고 보자는 발상"이라며 "문 대표가 재신임을 받지 못하면 임시전당대회를 열면 된다. 국민과 당원에 의한 절대적인 재신임을 받았는데도 전대를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건(전당대회) 잿밥에만 관심있는, 당내에서도 아주 극소수의 의견일 뿐이며 그런 발언 자체가 당 흔들기"라며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비주류를 비판했다.

범친노 그룹으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은 이날 기자들을 만난 '거미줄도 모으면 사자를 묶을 수 있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하며 "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김한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내년 총선 때 힘을 합쳐야 승리할 수 있지 누구를 배제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총선승리의 희망이 있냐"며 "혁신안에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 대표가 재신임 됐으면 좋겠고, 지금은 가장 큰 손해가 분란"이라며 문 대표의 재신임에 무게를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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