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는 지난 6월 말 "보석 중 가장 고귀하고 시간이 지나도 항상 사랑 받으며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그룹이 되라는 의미로 팀명을 다이아로 정했다"며 다이아의 결성 소식을 알렸다. 이후 다이아는 홍콩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티아라 동생'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데뷔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예열을 마친 다이아는 오는 14일 데뷔한다. 히트 작곡가로 불리는 신사동호랭이의 곡 '왠지'로 가요계에 도전장을 던질 셈이다.
문제는 14년차 아카펠라 그룹 다이아(D.I.A)라는 팀이 이미 존재한다는 것. 이들은 지난 2002년 데뷔해 SBS '스타킹', KBS '열린음악회' 등 방송 출연과 공연을 통해 입지를 다져왔다. 지난 2009년 정규 1집 '1+1'을 발매하는 등 오랜 시간 열심히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이들로서는 본인들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걸그룹의 느닷없는 등장이 황당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와 관련한 보도가 몇 차례 나왔음에도 MBK 측이 아무런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앞서 가요계에서 이와 비슷한 사례는 여럿 있었는데, 늦더라도 양해를 구하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MBK 측 관계자는 10일 CBS노컷뉴스에 "특별히 밝힐 입장이 없다"며 데뷔를 강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미 포털사이트 검색을 하면 걸그룹 다이아가 나오더라.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미 너무 늦어버린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운을 뗐다.
김승태는 이어 "착잡하고 답답하다. 상표권 문제도 알아보긴 했는데, 다이아라는 이름 자체가 보석 이름으로 많이 쓰여서 방법이 쉽지 않더라. 걸그룹 다이아가 정식 데뷔를 하고 나면 우리 그룹은 더 묻히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피해는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최근 우리 기사에 악성 댓글이 많이 생겼다. 알고보니 걸그룹 다이아의 팬들이더라. '걸그룹을 이용해서 뜨려고 하는 것 아니냐', '왜 힘든척하면서 감정에 호소하느냐'면서 비난을 하던데 정말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전은 물론, 데뷔를 앞두고 있는 현재까지 MBK에서 다이아에게 연락을 취해온 적은 없다. 이들의 안일한 태도에 김승태는 이미 어느정도 마음을 비운 듯 했다.
그는 "그들은 대형 기획사가 아니냐. 결국 우리가 더 열심히 활동을 하는 수밖에는 없을 것 같다"며 "이제는 덤덤하다. 그들이 정식 데뷔를 하면 더 힘들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 친구들이 아카펠라를 하는 것은 아니기에, 우리 음악을 보여주는데 최선을 다하려고 생각 중이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걸그룹 다이아'는 14일 쇼케이스를 열고 출격한다. 이름이 같은 14년차 아카펠라그룹에게 사과 한마디 없이 데뷔를 강행하는 이들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인기 걸그룹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 향후 다이아가 써내려갈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