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 경기에 5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6회 만루 홈런을 날렸다. 전날에 이은 이틀 연속 홈런이자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만루 홈런이다.
2회초 첫 타석에서 3루 땅볼로 물러난 강정호는 4회초에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6회초 1사 만루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선발 케비어스 샘슨을 상대로 첫 그랜드슬램을 기록했다. 계속해서 패스트볼을 던진 샘슨을 곱게 보내지 않았다. 5구째 93마일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시즌 15호 홈런. 홈런 15개는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목표로 내세웠던 수치다. 이미 4년 1100만달러 몸값을 넘어서는 활약이다.
강정호는 8회초 3루 땅볼로 물러나며 4타수 1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시즌 타율은 2할8푼7리.
강정호는 경기 후 중계 방송 인터뷰에서 "첫 번째로 앞 주자들이 찬스를 잘 만들어줬다. 투수가 병살타 유도하려고 계속 몸쪽으로 던진 것 같다. 투 볼-투 스트라이크에서 나도 모르게 배트가 나왔는데 방망이 중심에 맞아 홈런이 됐다"면서 "동점 상황에서 달아나는 홈런이라 더 기뻤다"고 말했다.
한편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만루 홈런으로 5-1로 앞서다가 막판 추격을 허용했다. 7회말 1점을 내줬고, 8회말에는 토니 왓슨이 와르르 무너지며 2점을 더 내줬다. 5-4까지 추격당한 피츠버그는 9회말 마무리 마크 멜란콘을 투입해 경기를 끝냈다.
강정호의 홈런은 결승 홈런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