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속 주인공은 바로 마룬5(Maroon 5, 애덤 리바인, 제임스 발렌타인, 제스 카마이클, 미키 매든, 맷 플린). 이들의 내한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1만 3000여 팬들이 일찌감치 현장에 도착해 축제 분위기를 형성한 것이다.
마룬5는 2004년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 부문 수상을 시작으로 2005년과 2007년 최우수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까지 총 세 차례 그래미상을 거머쥐었고, 전 세계적으로 1천 7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한 인기 팝밴드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9월 공개한 다섯 번째 정규 앨범 'V' 발매를 기념하는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마련된 자리다. 앞선 내한공연들이 그랬듯 이번 역시 5분 만에 티켓이 매진되며 마룬5에 대한 국내 팬들의 지대한 관심을 실감케 했다.
9일 열린 서울 공연도 오후 8시에 정상적으로 시작됐다. 게스트 밴드 더티룹스(DIRTY LOOPS)가 먼저 무대에 올라 30분간 분위기를 달궜고, 마룬5는 무대를 재정비한 뒤인 오후 9시가 돼서야 등장했다.
긴 기다림에 지쳐있던 팬들은 늑대 울음을 흉내 내는 애덤 리바인의 목소리가 들리자 열광적인 호응을 보냈다. 마룬5는 오프닝 곡으로 'Animals'를 택했고, 흠 잡을 데 없는 연주로 이들을 홀리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리자 멈출 줄 몰랐다. 마룬5는 이날 'One More Night' 'Stereo Hearts' 'Lucky Strike' 'Harder to Breathe' 'Wake Up Call' 'Love Somebody' 'Maps' 'This Love' 'Sunday Morning' 'Make Me Wonder' 'Payphone' 'Daylight' 'She Will Be Loved' 등 총 16곡을 선보였다.
국내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애덤 리바인의 무대 매너는 단연 압권. 그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하며 환호를 이끌었고, 특유의 섹시한 미성으로 귀를 즐겁게 자극했다.
그는 고음 부분에서는 눈을 질끈 감으며 다소 힘겨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팬들의 열광적인 함성에 다시 힘을 받아 큰 실수 없이 공연을 이어갔다.
스탠딩 석에 모인 이들은 자리에서 방방 뛰며 음악에 몸을 맡겼고, 객석에 앉은 이들은 연신 야광봉을 흔들며 마룬5의 몸짓 하나하나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또 중간중간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며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애썼다. 마룬5는 땀을 닦은 수건과 기타 피크를 던져주며 팬 사랑에 보답하기도 했다.
깜짝 이벤트도 이어졌다. 마룬5가 'Payphone' 부르자 객석에선 너나할 것 없이 핸드폰 불빛을 켜기 시작했고, 이내 공연장은 은빛으로 물들었다. 눈앞에 펼쳐진 진풍경을 본 마룬5의 입가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고, 더욱 힘을 쏟은 퍼포먼스로 화답했다.
한편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마룬5는 10일 미뤄졌던 대구 공연을 끝으로 내한 공연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