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박스오피스를 뒤흔들고 있는 영화 '베테랑'. 1,2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아직 박스오피스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무섭게 질주 중이다. '베테랑' 주역들에게 직접 1,000만 돌파 그 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배우 황정민, 류승완 감독의 말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
▶ '베테랑'이 천만 영화가 됐다.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황정민(이하 황)> 부담감은 별로 없다. 일단 제가 잘된 것 같지가 않다. 남의 일 같다. 사실 관객들이 본 것이고, 제 몫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국제시장'이 잘됐을 때는 동네 어르신들이 확실히 많이 알아봐 주셨는데 '베테랑'은 젊은 친구들이 저를 알아보더라. 그리고 영화 자체는 감독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베테랑' 시리즈로 기대해도 좋을까.
황> 시리즈물로 갈 것 같다. 사실 시리즈물로 잘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똑같은 배우들이 함께 나이가 들고, 동시대에 같이 가는 그런 시리즈물이 최고가 아닌가 생각한다.
류승완 감독(이하 류)> (2편은) 아무리 빨라도 3년 후 이야기가 아닐까? 일단 서도철이 어떤 상대와 싸우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언론 권력도 있고, 아이디어가 몇 개 있다. 황정민 선배는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이기 때문에 아동 성범죄자를 그 대상으로 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일단 다음 시리즈는 절대 이렇게 흥행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손익분기점 100만에서 200만 정도만 넘길 수 있을 정도로 흥행만 되면 서도철이 경찰청장까지 가서 핵심부 권력층과 한판 붙으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 비슷한 시기 흥행한 영화 '암살' 최동훈 감독과도 친분이 깊다고 들었다.
류> 얼마 전에 최 감독 부부와 함께 만났다. 축하한다고 하더라. 최 감독은 저보다 변화를 먼저 겪은 사람이다. 과거 천만 영화 '도둑들' 이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에게 제일 중요한 건 다음에 어떤 영화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중심이었다. 당시 최 감독은 기회가 왔을 때 더 크게 판을 벌리자고 생각했다고 하더라. 저는 이번에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이라서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
▶ 차기작의 투자·배급을 어떤 회사가 맡게 될 지도 궁금하다.
류>저는 회사를 보기보다는 사람을 보고 간다. 제 영화를 잘 이해해주는 팀이 있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다. 투자·배급사야 어디든 장단점이 있지 않나. 영화 프로젝트 아이템이 여러 가지 있는데 저예산으로 하고 싶을 때 굳이 큰 회사랑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반대로 사이즈가 크게 갈 수밖에 없는 영화인데 명분 때문에 작은 회사와 하는 것도 위선 같다. 그 프로젝트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