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부르는 성묘철 불청객 말벌, 대응책은?

흰색 옷이 유리, 만나면 무조건 도망가는 수밖에

말벌집 (사진=자료사진)


- 대형말벌에 10~20방 쏘이면 대부분 사망
- 외래종 등검은말벌, 개체수 많아 특히 위험
- 독의 위험성은 일반 벌과 비슷하지만
- 개체수가 많고 도시에서도 살고 있어
- 6개 광역시 포함 전국으로 확산
- 토종벌 잡아먹는 등 생태교란 우려 크지만
- 현재로선 확산 막을 확실한 방법 없어
- 벌집 건드린 후엔 가만 있어라? 잘못된 상식
- 무조건 뛰어서 자리를 피하고
- 검은색에 특히 공격적이니, 밝은색 의상 입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9월 9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최문보 교수 (경북대 계통진화유전체학 연구소)

◇ 정관용> 벌에 쏘여서 목숨을 잃는 사람이 지난 한두 달 사이에 무려 7명이랍니다. 참 걱정인데요. 경북대학교 계통진화유전체학 연구소의 최문보 교수를 연결해 보겠습니다. 최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최문보>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외래종 말벌이라면서요? 지금 목숨 잃은 최근에 일곱 분 모두가 다 이 벌입니까?

◆ 최문보> 아닙니다. 토종말벌에 의해서 돌아가신 분들도 많지만 지금 마지막에 돌아가신 소방관 분은 외래종에 의해서 돌아가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외래종 그 말벌 이름은 뭐예요?

◆ 최문보> 등검은말벌이라고 합니다.

◇ 정관용> 등검은말벌. 국내 토종 말벌은 이름이 그냥 말벌이고요?

◆ 최문보> 국내는 지금 이런 대형말벌이 9종이 있기 때문에 등검은말벌은 외래종이고 일반적으로 말벌, 장수말벌, 털보말벌, 좀말벌 이런 식으로 이름이 다 각자 있습니다.

◇ 정관용> 우리가 일반적으로 볼 때 그냥 흔히 보는 벌보다 이 말벌은 크기가 몇 배 크죠?

◆ 최문보> 크기는 사실 토종말벌과 거의 비슷합니다. 오히려 토종말벌보다 약간 작은 크기를 가지고 있는 게 외래종 말벌인데요. 그런데 문제는 토종말벌보다 개체수가 훨씬 많기 때문에 특히 아열대종류이기 때문에 벌집 크기가 토종말벌에 비해서 두세 배 정도 크고요. 그리고 개체수도 토종말벌 같은 경우는 한 300에서 500, 많게는 1000에서 1500 정도가 한 벌집 안에 들어 있는데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에는 평균적으로 한 1500마리 정도 들어있고요. 그리고 많게는 한 2, 3000마리까지 벌집 안에 개체수가 들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치명적입니까? 이 말벌에 쏘이면 목숨을 잃을 정도예요?

◆ 최문보> 그렇죠. 일단 모든 말벌들에게 쏘이면, 적어도 한 10방에서 20방 이상 쏘이게 되면 대부분 목숨을 잃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토종말벌에 의해서도 많이 사망을 하시지만 이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에는 아까 말씀을 드렸듯이 개체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벌집을 건드리거나 했을 때 공격하는 벌의 개체수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더 위험한 것이지 사실 독성은 토정말벌하고 거의 비슷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한 번 공격당할 때 10방, 20방이 아니라 이쪽은 한 30방, 40방 쏘일 수밖에 없는 그런 형태라는 거죠.

◆ 최문보> 그렇죠. 벌집을 건드렸을 때 공격하는 벌의 개체수가 훨씬 많다는 거죠, 토종말벌보다.

◇ 정관용> 이 등검은말벌은 어디서 왔어요?

◆ 최문보> 여러 가지 유전적인 실험을 통해서 알아봤는데 일단 중국의 남부지역에 있는 저장성, 원산지가 거의 저장성이고 거기서부터 화물선이라든지 배에 의해서 목재 운반을 한다든지 다양한 화분을 옮긴다든가 그런 무역선에 의해서 부산에 2003년에 처음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정관용> 얼마나 널리 퍼져 있습니까, 지금?

◆ 최문보> 지금 2003년부터 확산이 되기 시작해서 지금 서울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개체는 없고요. 그 이외에 나머지 광역시내에는 대부분 등검은말벌이 확인이 됐고. 그리고 영남뿐만 아니라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경기도까지 거의 다 들어온 것으로 분포가 확정이 됐습니다.

◇ 정관용> 한마디로 전국에 퍼져버렸다, 이거로군요?

◆ 최문보> 그렇죠. 전국에 거의 다 나옵니다.

◇ 정관용> 이런 말벌 말고 그냥 벌도 사람 목숨을 위태롭게 하기도 합니까?

◆ 최문보> 사실 말벌 중에서도 이런 대형말벌들이 사람 목숨을 위험하게 하지, 말벌 중에서도 크기가 작은 쌍살벌 같은 경우는 쏘이더라도 그렇게 목숨을 잃거나 그러지는 않은데 사람들 중에는 벌독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아주 극소수이긴 하지만 그런 불들은 말벌이 아니라 꿀벌에 쏘여도 과민성쇼크가 오셔서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정관용> 그런 경우는 좀 특이한 경우라 하시더라도 보통 사람에게도 말벌은 다 위험한 거군요?


◆ 최문보> 그렇죠. 이런 대형말벌 같은 경우에는 아무리 건장한 사람이라도 벌집을 건드렸을 때 한 20, 30마리가 날아와서 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죽을 수가 있죠.

◇ 정관용> 그래요. 특히나 설명해 주신 것처럼 외래종 등검은말벌은 한번 건드리면 훨씬 더 위험하게, 많은 개체수가 떼로 공격해온다?

◆ 최문보> 네, 그렇죠.

◇ 정관용> 이것 생태계 교란도 큰 문제가 있죠?

◆ 최문보> 그렇죠. 일단 이때까지 등검은말벌의 문제라고 하면 도시지역에서 많이 나와서 사람들한테 피해를 준다든지 아니면 양봉장에 많이 날아와서 양봉가에 경제적인 피해를 많이 주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는데 이 생태계에도 교란이 지금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단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에는 꿀벌을 가장 좋아하는 말벌 종류이기 때문에 그래서 양봉장에 굉장히 많이 날아오는데 사실은 양봉장이 없는 일반 숲속에서도 이 등검은말벌 같은 경우는 야생벌들을 굉장히 많이 사냥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숲속에서 화분을 매개하는 종류들이 많이 잡히다 보니까 생태계의 균형이나 유지를 하는 데 있어서도 문제가 발생하고요. 그다음에 워낙 많은 개체수가 곤충을 잡아먹다 보니까 토종곤충들의 다양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라는 게 연구진들에 의해서도 나오기도 했고요. 그다음에 등검은말벌이 밀도가 굉장히 높은 특히 영남지역에서 보면 국산 토종말벌하고 저희가 채집을 해서 개체수 비교를 해 보면 점차적으로 토종말벌이 약간 밀리는 그래서 등검은말벌 세력이 점차 확대되는 그런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생태적인 교란이 앞으로 좀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꿀벌도 말벌도 다 밀어내고 이제 혼자 독차지를 할 그런 상황이로군요.

◆ 최문보> 그렇죠. 생태계도 아주 의존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특히 이런 생물 다양성이나 교란에 있어서는 국립공원 같은 아주 생태계가 잘 보전된 지역에서 등검은말벌이 퍼질 경우에는 더 큰 문제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연구를 많이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막을 방법은 없어요?

◆ 최문보> 일단 국내에서 등검은말벌을 완전히 방역을 한다거나 전멸을 시키는 건 불가능하고요. 전국적으로 퍼졌기 때문에. 워낙 말벌집을 찾는다거나 아니면 말벌을 방제를 하거나 하는 것들은 사실 굉장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래서 양봉 쪽에서도 어떻게든 말벌을 잡으려고 트랩을 개발한다든지 여러 가지 개발을 했는데도 사실 전혀 말벌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 사실 저희도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을 하고 있는데 좀 더 연구를 해봐야 방제방법이 나올 것 같습니다. 아직은 똑부러지는 방법은 없습니다.

◇ 정관용> 생태계 교란에다가 이제는 사람 목숨까지 이렇게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당장 박멸할 방법은 아직 못 찾고 있다. 걱정이군요.

◆ 최문보> 그렇죠.

◇ 정관용> 성묘철 지금 앞두고 있는데 꼭 외래종 등검은말벌뿐 아니라 우리 토종말벌도 사실 위험하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어떻게 하면 그나마 피해를 줄이려면 어떻게 조심해야 합니까?

◆ 최문보> 일단 벌 피해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너무 많아서 이것도 사실 바로 잡아야 될 것 같은데요. 일단 벌집을 건드리거나 또는 벌의 공격을 받았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머리를 숙이거나 가만 있거나 엎드리거나 하면 벌이 되돌아간다라고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사실 가장 위험한 행동입니다. 그래서 벌집을 건드리면 이미 벌이 공격을 하거나 또는 이미 벌이 흥분이 돈 상태에서 공격을 가기 때문에 절대 멈추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만히 있거나 엎드리는 것은 아주 위험하고 그것 때문에 사망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벌이 공격을 하거나 공격하거나 벌집을 건드리면 다른 방법이 없어요. 유일하게 무조건 뛰어서 그 자리에서 피하는 게 유일한 방법입니다.

◇ 정관용> 빨리 도망쳐라.

◆ 최문보> 그렇죠. 무조건 피해야지 조금이라도 피해가 덜 하지, 거기에 있었다가는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고요. 그다음에 벌이 한두 마리 공격을 한다고 했을 때 그걸 쫓아내려고 큰 행동을 하면 주변에 벌집에 있는 벌들이 더 흥분해서 달려들 수 있기 때문에 일단 벌이 주변에 있다고 하면 무조건 그 자리를 피하는 게 가장 좋고요. 그다음에 또 아주 크게 잘못된 것 중의 하나가 화려한 색깔의 벌이 모이니까 숲속을 갈 때 어두운 색깔을 입어야 한다고 말씀을 하시는데 이게 완전히 정반대입니다. 말벌은 색깔이 짙을수록 특히 검은 색에 가장 공격성을 많이 띠기 때문에 가급적 산에 가실 때는 밝은 색, 그중에서도 흰색이 가장 벌의 공격에 안전한 색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밝은 색을 입고 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요. 그다음에 말벌 같은 경우에는 머리를 공격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꼭 모자를 쓰시는 것이 좋고요. 그다음에 성묘를 하실 때는 성묘 가셔서 벌초를 하실 때는 바로 벌초를 하지 마시고 일단 주변에 벌집이 있을 때는 그 벌들이 워낙 크고 개체수가 많기 때문에 벌이 왔다 갔다 하는 왕복을 가만히 보고 계시면 보입니다,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 정관용> 벌집을 찾아낼 수 있죠, 사실.

◆ 최문보> 그렇죠. 그래서 바로 가서 벌초를 하지 마시고 주변에 한 10분 정도만 가만히 숲속을 본다든지 아니면 무덤을 쳐다본다든지 풀숲을 쳐다보면 벌이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이기 때문에. 그래서 한 10분 정도만 가만히 보시고 있다가 벌집을 발견하면 119를 불러서 그걸 제거를 하고 하시든지 아니면 안전하면 그때 벌초를 하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이고, 아주 요긴한 정보 잘 들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게 많았군요. 교수님 빨리 연구하셔서 등검은말벌 퇴치법 좀 개발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 최문보> 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관용> 경북대학교 최문보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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