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기득권 때문에 혁신이 좌절되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며 "만일 혁신안이 끝까지 통과가 안되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당 내에서 공공연히 당을 흔들고, 깨려는 시도가 정도를 넘었다"며 "단결과 단합을 위해 인내하고 또 인내하고 포용하고 또 포용했는데 개인의 정치적 입지나 계산, 계파 이해관계 때문에 탈당과 분당, 신당을 거론하며 (당을) 흔드는 행태는 심각한 해당행위다. 당은 힘이 빠지고 국민들이 외면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한쪽에서 혁신을 하자며 애를 써도 소용없는 일이 되고 당은 정상적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며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인내와 포용도 최소한의 기강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재신임을 받지 못하면 저는 즉시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대표로서 더 이상의 당 분열을 끝내기 위한 가장 책임 있는 선택이라 믿는다. 당을 안정시키고 질서 있는 통합으로 가기 위한 절차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총선 경선에서 선거인단 중 일반 국민의 비중을 높이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공천혁신안이 상정될 오는 16일 중앙위에 대해서는 "대표가 누구든 우리당에 꼭 필요한 혁신이다. 제 거취가 어떻게 되든 혁신만큼은 함께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혁신안이 부결되거나 제가 재신임을 받지 못하는 어떤 경우에도 책임지겠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더 늦기 전에 우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빠른 선택을 할 수 있게 하겠다"면서도 "대신 혁신안이 가결되거나 제가 재신임 되면 혁신위나 제 거취를 둘러싼 논의는 끝내자"고 말했다.
문 대표는 "만일 재신임으로 당원과 국민이 제게 혁신과 단결의 대원칙을 명령해 주시면 저는 모든 것을 던질 각오로 그 명령을 받들겠다"면서 "당을 혁신하고 기강을 더욱 분명히 세우는 한편 포용과 단합, 통합을 향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선 승리를 위한 총력 체제, 재창당에 가까운 뉴파티(New party)의 기준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사막에서는 지도 말고 나침반을 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계산이라는 지도를 내려놓고, 국민이란 나침반을 보고 뚜벅뚜벅 가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문 낭독 직후 재신임 의사를 밝힌 배경을 묻는 질문에 문 대표는 "지금의 상황으로 보면 (혁신안이) 중앙위를 통과하더라도 '혁신이 미흡하다'거나 '제가 당대표에서 물러나는 것만이 길'이란 우리 당 흔들기가 계속될 것 "이라며 "그런 여러 분열과 갈등을 끝내자는 취지와 방법으로 제가 재신임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상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조치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