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베테랑'은 지난 8일 누적 관객수 1,200만4,456명을 기록했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1,232만3,555명), '암살'(약 1,253만65명) 등 역대 천만 영화들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아직 흥행은 끝나지 않았다. '베테랑'이 개봉 한 달을 넘긴 지금에도 박스오피스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1,000만 관객을 달성할 당시에도, '명량', 영화 '괴물', '도둑들'에 이어 네 번째로 빨랐다.
빠른 흥행 속도와 식지 않은 관람 열기 탓에 영화계에서는 '베테랑'이 1,500만 돌파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예상대로 1,500만 관객을 넘게 된다면 '베테랑'은 '명량'(1,761만4,679명)에 이어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게 된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추석 개봉작들이 등장하기 전까지 특별한 작품이 없고, 개봉하더라도 맞물려서 갈 것이기 때문에 '베테랑'은 상영횟수가 줄어도 1,500만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언론의 홍보효과와 영화 간 경쟁효과로 인해 나타난다.
김 분석가는 "일종의 선순환이다. 잘되는 영화들은 쓸 거리가 많아 기사가 많이 쏟아지고, 자연스럽게 홍보효과가 생겨 더 관객이 많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경쟁작이 중요하다. '베테랑'은 1,000만 돌파 전까지 박스오피스에서 '암살'과 붙었고, 다시 경쟁작이 필요한 시점에 '앤트맨'과 적절하게 붙었다. 이 경쟁구도가 계속되면 영화가 환기돼 관객들의 이목을 끌게 된다"고 설명했다.
방학이 끝나고, 20대가 주 관객층이 된 점도 한 몫 한다.
김 분석가는 "자녀들이 개학을 하기 때문에 추석 전까지는 20대 관객, 데이트 관객들이 주도하는 시장이다. 양적으로 여름방학 성수기만큼 관객들이 많지는 않지만 비율로 따지면 20대들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흥행작인 '암살'과 비교해 '베테랑'이 오랜 시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킨 점도 주목했다.
그는 "'암살'과 달리 '베테랑'은 올해 가장 오랜 시간 동안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차지한 영화다. '암살'은 곧바로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베테랑' 등 경쟁작들이 개봉해서 1등 횟수가 가장 적었다. 이례적으로 1,000만을 돌파할 때조차 2등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베테랑'은 '암살'과 달리 아직 200~300만 정도의 관객이 더 관람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과 흥행력이 남아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