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김기종의 칼질> 결국 내리기로

리퍼트 주한 미 대사 피습 사건을 묘사한 전시 작품이 '옹호하는 그림'이라며, 논란이 되자 서울시립미술관이 작품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8일 "당초 기획 의도와는 다르게 논란이 일고 있어 작품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히고 즉각 철수했다.

지난 4일부터 남서울미술관에서는 예술가들의 창작활동 지원을 위한 문화예술진흥 사업의 일환으로 '예술가 길드 아트페어'가 진행 중이다.


회화, 영상, 사진, 조각, 설치 등 140여 점 중 논란이 된 출품작은 민중미술가 홍성담 화백의 '김기종의 칼질'.

홍성담 화백의 '김기종의 칼질'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이 그림은 지난 3월 발생한 김기종 씨의 리퍼트 미 대사 피습 사건이 묘사돼 있다. 또 그림 중간에는 피습 사태를 바라보는 홍 화백의 긴 글이 적혀 있다.

8일 한 매체가 홍 화백의 작품이 '리퍼트 美대사 테러'를 옹호하는 그림이라고 보도하자 논란이 일기 시작했고, 시민단체들의 항의까지 잇따르자 서울시립미술관 측은 즉각 그림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측에 따르면, 예술가 길드 아트페어는 자문위원들의 추천을 받아 감독선정위원회를 거쳐 선정한 홍경한 총감독(미술평론가)이 자체 권한으로 전시기획을 총괄하고 작가와 작품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홍 화백의 작품을 선정한 홍경한 총감독은 "홍성담 작가의 작품 한 점이 본 전시의 본질과 다르게 정치적 이슈화가 되고 본 전시가 추구하고자 했던 예술가의 자생성 문제라던가 시대정신의 재고찰 문제가 이데올로기화 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서둘러 차단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또한 24명의 다른 참여작가들과 작품들도 문제화되고 있는 작품 한 점으로부터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홍성담 화백의 <김기종의 칼질> 작품을 전시에서 내리기로 최종 결정하였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측은 "공공기관으로서 전시출품작에 대해 보다 면밀히 검토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겠다"며 사과했다.

홍 화백은 지난해 8월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에 걸릴 걸개 '세월오월' 작품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풍자하는 그렸다가 외압 논란 끝에 전시가 무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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