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모로우'가 현실이 될 수도"…과학자들 '경고'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해류의 흐름을 바꿔 지구가 다시 빙하로 뒤덮인다는 내용의 영화 '투모로우'(2004)가 단순히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북극의 얼음이 빠른 속도로 녹으면 멕시코 만류 등 대서양 해류의 정상적인 순환이 늦춰지거나 일시적으로 정지되고, 이는 북미와 유럽에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적도 인근 열대 지역의 따뜻한 물을 북대서양으로 옮기는 멕시코 만류나 차가운 물이 바다 깊이 가라앉는 현재의 해류 흐름 때문에 유럽 북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온난한 기후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의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지오피지컬 리서치 레터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컴퓨터 모델 분석을 통해 얼마나 많은 양의 얼음이 녹고, 바다에 유입된 이 담수(淡水)가 해양 순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좀 더 정밀하게 측정했다.

그 결과, 얼음이 녹고 있는 그린란드 인근 바다의 염도는 7%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가운 물은 밑으로 가라앉는 게 정상이지만 염분이 적은 담수는 수면에 머물러 정상적인 해류의 흐름을 방해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는 심해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정도로, 결국 고위도 지역에 전달되는 열이 줄어들어 북미나 유럽의 날씨와 기후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빙하가 녹은 차가운 물이 대규모로 바다에 유입될 때의 변화를 이전 연구들이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텍사스대 연구진들은 마지막 빙하기 끝 무렵이었던 1만 2천 년 전, 기온이 오르면서 엄청난 양의 차가운 담수가 유입돼 해양 순환 시스템이 교란되면서 북반구 일부가 다시 얼어버린 '영거 드리아스 기'를 재조명했다.

이들은 10년 안에 그린란드는 영하 7도 이하로 떨어지는 등 북극 지방에서는 급격한 변화를 겪거나, 남태평양 지역에서는 가뭄이나 다른 이상기후가 1천 년 이상 지속하는 등 다양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주드 파틴은 "해양 순환이 둔화하는 것은 양날의 검"이라며 "그와 관련된 기온 변화를 보고 대응을 서둘러 변화를 완화한다면 그 변화를 멈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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