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중단된 무상급식 사태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박종훈 "아이들 위해 신념도 접었다" 경남도 감사 수용
박 교육감은 8일 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의 학교 급식 감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지난해 수준의 무상급식 회복이 이뤄질 수 있다면 신념을 접고 도청의 감사를 받겠다"며 홍 지사에게 일괄 타결을 제안했다.
그러나 감사가 "법과 규정에 어긋난다"며 자신의 소신에 변함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교육감은 "감사를 해서 무상급식이 회복된다면 열 번이라도 감사를 받겠다"며 "그러나 광역단체가 시도교육청을 감사한 전례가 없고 도 단위 기관의 위상과 법 규정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도 변함없는 소신이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은 "감사라는 장애물을 걷어내고 무상급식이 원상회복될 수 있도록 저와 홍 지사가 만나 문제를 일괄 타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그 자리에서 올해 지원을 포함해 영남권 평균 비율에 이르기까지 무상급식 문제 해결을 위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최근 홍 지사와 새누리당 경남 국회의원들과의 당정협의회에서 도의 감사를 명문화한 조례 통과를 전제로한 영남권 수준의 급식 지원에 대해서는 "제3의 공정한 기관에서 정해주는 비율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보도자료릍 통해 "지난해 수준의 무상급식 회복이 전제가 되어야 감사를 받겠다"고 했다가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조건없는 감사를 받겠다는 것인데 착오가 생겼다"며 정정하는 등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 감사 수용 배경은?
박 교육감은 그동안 경남도의 학교 급식 감사를 줄곧 거부해왔다.
박 교육감은 "학교는 헌법과 법률에 의해 자치가 보장되어 있는 경남교육청 소속 기관인데 그 학교가 무슨 큰 죄가 있어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중복 감사를 받아야 하냐"며 크게 반발했었다.
그러자 홍준표 지사도 "감사를 받지 않으면 예산 편성을 하지않겠다"며 초강수로 대응했다.
그러나 박 교육감은 무상급식 중단에 따른 학교 현장 혼란이 장기화되자 결국 고민 끝에 감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박 교육감은 "어떤 정치적 논리도 학부모와 학생들의 고통을 대신할 수 없고,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며 "입장을 발표하기 전까지 타 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례를 만들게 된다는 점, 교육청 직원들이 받을 자존감의 훼손을 생각하며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고 소회했다.
이와 함께 경남도가 학교 급식 감사를 명문화한 조례 개정안이 이번 도의회 임시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례 개정안이 통과되면 무상급식 재개의 선결 조건인 감사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기 때문에 감사를 거부할 실리도, 명분도 없게 된다.
홍 지사도 "조례 개정만 의회에서 심의해주면 해결된다"고 밝혔다.
박 교육감 역시 7일 열린 학교급식 행정사무조사 특위에서 "조례가 가결되면 현실적으로 감사를 받을 수 밖에 없다"며 한 발 물러섰다.
도교육청이 감사 문제로 헌법재판소에 제기한 권한쟁의 심판청구도, 감사원이 중복 감사를 막기 위해 추진중인 '공공 감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도 사실상 언제 처리가 될 지 기약이 없는 상태로 정치적 부담을 안고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박 교육감은 "정치적 부담을 털고 싶다"며 "감사를 받겠다고 한 만큼 공은 이제 홍 지사에게 넘긴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박 교육감은 "권한쟁의 심판청구는 그대로 받아볼 생각이다"며 "그러나 홍 지사와의 대화가 전향적으로 이뤄지고, 무상급식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 취소도 검토하겠다"며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