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진중한 분위기에서 행사가 진행된 가운데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한마디나 '깨알'같은 재미도 있었다. 미디어데이에서 나온 '말말말'을 정리했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대행 "그분의 피가 흐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멤버가 좋든 안 좋든 꼭 6강에 가겠다"
출사표를 던지는 과정에서 나온 김승기 감독대행의 말에 장내가 술렁였다. '그분'은 승부조작 및 불법도박 혐의가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8월 자진 사퇴를 결정한 전창진 전 감독을 뜻한다. 이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김승기 감독대행은 "모시는 분이 있었잖아요. 다 아시잖아요"라며 "코치로 10년을 했다. 그때는 멤버가 있든 없든 늘 좋은 성적을 냈고 그걸 보고 배워왔다"고 설명했다.
◇모비스 함지훈 "LG 제퍼슨이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10개 구단 선수들에게 "이번에 합류한 외국인선수 중 급이 다르다고 생각되는 선수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주어졌다. 함지훈은 질문을 잘못 알아들었다. 그동안 상대해 본 선수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를 묻는 것으로 받아들인 것 같았다. 지난 시즌까지 창원 LG에서 뛰었던 데이본 제퍼슨을 언급했다. 옆에 앉은 유재학 감독으로부터 설명을 들은 함지훈은 그제야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KCC 전태풍 "각오가 무슨 뜻이에요?"
친정팀에 복귀한 전태풍에게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고 물었다. 귀화 혼혈선수인 전태풍은 의사소통에 아무 문제가 없지만 한국말이 조금 서툰 것도 사실이다. 각오가 무슨 뜻인지 몰라 사회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미디어데이 행사 중 가장 '빵' 터진 순간이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 "이상민 감독, 파이팅"
올 시즌 가장 이기고 싶은 상대는 어디인가? 종목을 막론하고 미디어데이 행사 때마다 나오는 단골 질문이다. 서울 삼성의 이상민 감독은 주저없이 울산 모비스를 꼽았다. 삼성은 지난 시즌까지 정규리그에서 모비스에 20경기 연속 패배를 당했다. 그러자 유재학 감독은 "너무 많이 이겨 미안한 감도 있다"며 너스레를 떨더니 옆 자리에 앉은 이상민 감독을 바라보며 "파이팅"을 외쳤다. 장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삼성 주희정 "환갑 잔치 제대로 하겠습니다"
1997-1998시즌에 데뷔한 주희정은 프로 19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올해로 만 38세. 주희정은 "우스갯소리로 팬들은 내가 농구 선수로서 환갑의 나이라고 말하는데 올 시즌이 끝나고 환갑 잔치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누구보다 자기 관리가 뛰어난 주희정이 던진 묵직한 각오다.
◇케이티 박상오 "우리는 산도 안 타고 트랙도 안 나갔습니다. 체육관에서 토 나오게 죽어라 운동했습니다"
부산 케이티는 조동현 감독이 부임한 후 훈련 강도가 세진 것으로 유명하다. 조동현 감독은 타 구단에서 흔히 하는 산악 훈련이나 트랙 훈련 대신 체육관 안에서 집중력을 높이고 기술을 키우는 훈련에 집중해왔다. 초보 감독이지만 호랑이 사령탑으로 벌써 악명(?)이 높다. 미디어데이가 끝나고 호텔을 빠져나가는 순간까지도 박상오에게 잔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