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공여액 중 절반 이상을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책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청주 상당)에게 제출한 조선업체 은행별 여신 현황을 보면,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5대 조선사가 16개 국내은행과 18개 외국계은행으로부터 받은 신용공여액은 7월말 현재 50조 9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은행이 45조 9,743억원으로 절대 우위를 차지한 가운데 JP모간체이스 등 외국계은행도 4조349억원을 빌려줬다. 금융당국이 제출한 신용공여액은 대출채권과 유가증권(공모회사채CP) 및 지급보증의 합계로 은행연합회 자료를 분석한 수치다.
국내은행 중 5대 조선사에 대한 신용공여액이 가장 많은 곳은 수출입은행으로 19조 7,691억원에 달한다. 수출입은행은 선주가 선박을 주문할 때 미리 주는 돈에 대해 금융기관이 보증하는 선수금환급보증(RG)를 대거 보유해 신용공여액이 가장 많다.
역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신용공여액이 5조 8,407억원으로 금융사 중 2위다.
시중은행 중에선 농협이 4조 14억원으로 조선5사 신용공여액이 가장 많고, 우리은행 3조 9,300억원, 신한은행 3조 9,006억원, 하나은행 2조 8,419억원, 국민은행 2조2,255억원 순이다.
조선 5사 중에선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여신이 16조 4,010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우조선해양이 15조 4,759억원, 삼성중공업이 10조 4,432억원이다.
금융업계에선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선업의 수익성 악화가 진행돼 시중은행이 회수한 여신을 결국 이들 국책은행이 떠안으면서 건전성이 훼손되고 결국에는 혈세로 자본을 확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올해 상반기말 기준 BIS 총자본비율이 10.01%로 18개 국내은행 중 최하위였다.
정우택 위원장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의 수익성 악화는 개별 조선사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수익성 악화가 조선업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임을 감안해 국가적 차원에서의 선제적 구조조정과 함께 금융당국의 조선업 여신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