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배 GPS, 영업비밀 샐까봐 꺼버리기도…"

돌고래1호 선장 "사고해역, 예보와 완전 달랐다"


<돌고래 1호 선장>
-사고직전, 충분히 운항가능하다 판단
-구명조끼 미착용? 모든게 불분명해

<황대식 한국해양구조협회 구조본부장>
-급격한 기상악화에 미처 대처 못한듯
-지근거리 아니면 해경도 식별 어려워
-전자칩 부착된 구명조끼 있었더라면..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 (돌고래 1호 선장), 황대식 (한국해양구조협회 구조본부장)

지난 주말 추자도 앞 바다에서 전복된 낚시어선 돌고래호 사고 소식에 많은 분들이 가슴 졸이셨을 텐데요. 현재까지 탑승인원 21명 중 생존자 3명, 사망자 10명, 실종자 8명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번 안타까운 사고의 원인은 어디에 있었는지 우선 돌고래호와 함께 출항했다가 악천후로 회항을 했던 돌고래1호 선장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선장님, 나와계시죠?

◆ ○○○> 네.

◇ 박재홍>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 ○○○> 추자도에 있습니다.

◇ 박재홍> 추자도에 계십니까? 그러시군요. 그러면 사고 당시에 마지막으로 통화하신 게 언제였습니까?

◆ ○○○> 제가 해경에서 이틀동안 날밤을 새고 있는데 기자들이 다 이상하게 얘기하고 있어요. 무조건 해경 브리핑을 보시고 그대로 믿으십시오, 그게 맞는 겁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안전 부분이 지금 왜곡됐다는 말씀인가요?

◆ ○○○> (한숨) 지금 여기 낚싯배 하시는 분들 불러놓고 몇 분에게 물어봐도 지금 방송이 참 터무니없다고 얘기를 많이 하세요.

◇ 박재홍> 사고 당시에 구명조끼는 제대로 입고 계셨나요?

◆ ○○○> 제가 그 배에 없었는데 그거를 떻게 알겠습니까? 배 안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걸 누가 봤습니까? 물에서 나오신 생존자분도 그렇고, 시신으로 올라오신 분도 그렇고.. 구명조끼가 물 속에서 벗겨졌는지, 어땠는지 누가 압니까, 그걸?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는데 벗겨진 건지, 아니면 처음부터 절반은 구명조끼를 입었고 절반은 안 입었던 건지, 정확히 알아보고 얘기를 하셔야 되는데.. 제가 백날 입 아프게 얘기를 해도 달라지는 게 없어요.

◇ 박재홍> 당시에 기상 상태가 안 좋아서 선생님은 회항을 하셨잖아요? 그러면 보시기에 항해 자체가 곤란한 수준이었나요?

◆ ○○○> 제가 배가 엄청 작아요. 돌고래1호가 5톤이에요. 그 배가 10톤이에요. 저희가 먼 바다 왔다갔다 하면서 그냥 객기로 다니는 게 아닙니다. 저희들이 기상 상황, 기상청 거 봤어요. 그리고 다른 사이트, 미국 사이트도 봤어요. 일본 사이트도 봤어요. 충분히 운행이 가능하다 싶어서 나왔어요. 나왔는데.. 아니었어요. 기상예보하고는 많이 달랐어요.

그리고 30분 전에도 다른 배가 나갔다 왔어요. 1시간 전에도 다른 배 나갔다 왔어요. 그 상황에서 저희가 항에 있다가 바다로 나가야 되는데 항에서 바다가 보입니까? 안 보인다고요. 그래도 일단 나가봐야 될 거 아닙니까? 기상은 나갈 수 있다고 나왔으니까요. 그래서 ‘나가 봅시다.’하고 나간거죠. (안 나가면) 여기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밤 12시, 1시 되어야 집으로 내려갈 건데 그래서 나갔죠. 나가서 보니까 항 안에서의 날씨랑 좀 달라서 그래서 저는 선회를 했고, 그 배는 미처 선회를 못했고. 그 차이예요. 그날 출항하는데 제재도 안 했고, 주의보도 없었고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요.

◇ 박재홍> 평상시에는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기상상태였고 익숙한 경로였기 때문에 경험 많은 선장님들이니까 적절히 대처를 하실 거라고 봤네요.

◆ ○○○> 저는 경험이 약해서 그분이 저를 에스코트 하려고 온 거예요. 그 항로를 저하고 같이 간 거예요. 다른 일이 있는데도.. 지금 3일째 잠 한 숨도 못자고... 그만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죄송합니다.

◇ 박재홍> 선장님, 지금도 말씀 감사히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 네.

◇ 박재홍> 돌고래1호 선장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지난 6일 오전 6시 25분쯤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전남 해남선적 9.77톤급 낚시어선 돌고래호가 전복된 채 발견됐다. 해경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주해경 동영상 캡쳐)
◇ 박재홍> 이어서 해상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황대식 한국해양구조협회 구조본부장입니다. 본부장님, 나와계시죠?

◆ 황대식>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이번 돌고래호 사건, 발생하게 된 원인이 뭐라고 보십니까?

◆ 황대식> 첫 번째는 기상악화가 주된 원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실제 출항할 당시에는 기상이 괜찮았는데, 출항 이후에 갑자기 날씨가 나빠지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돌풍이 분다든지 풍랑이 인다든지. 이랬을 때 선박을 운항하시는 분들이 거기에 대응을 잘하셔야 되는데 아마 이 배도 기상이 악화되다 보니까 다시 회항하려다가 선체가 전복된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그런데 무엇보다 돌고래호와 같이 출항을 했다가 다시 추자도로 돌아갔던 돌고래1호가 7시 50분쯤에 통신 두절 사실을 추자도 해상안전센터에 신고했는데, 저녁 9시 3분쯤에 추자 해상안전센터에서 제주해경상황센터에 이 사실을 알렸거든요. 그러면 이게 너무 상황관리가 안 된 것이 아니냐,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황대식> 지금 사고선박도 V-패스라고 자동위치식별기가 부착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작동이 오류가 나서 오작동이 되었을 수도 있고요. 또한 어선들 같은 경우는 자기의 낚시용 포인트를 관리하기 위해서 어떤 분들은 의도적으로 V-패스의 스위치를 끄는 경우가 좀 있습니다. V-패스는 선박이 전복되게 되면 자동으로 탈착이 되어서 자기 위치를 인공위성을 통해 해경에 접수되도록 하는 장치인데요. 왜 작동을 안 했는지는 사고 이후에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이번 사고에 작동이 안 됐던 거죠?

◆ 황대식> 네, 아마 그래서 접수가 늦었던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안전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장치인데,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아까 낚싯배가 영업비밀과 같은 자기만의 낚시 포인트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러면 그거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V-패스를 끄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까?

◆ 황대식> 간혹 실제 현장에서는 그런 사례들이 좀 있습니다. 또 낚시가 금지된 양식장이라든지 이런 데에 배가 들어갈 때는 위치가 노출이 되기 때문에 그런 때에 실제로 어민들이 V-패스 사용을 좀 안 하시거나, 전원을 차단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양식장 근처에서 낚시를 할 경우에는 불법적인 일이기 때문에 노출을 꺼리는 경우가 있을 테고, 또 본인만 알고 있는 물고기가 잘 잡히는 곳은 포인트의 노출을 꺼려서 끄시는 경우가 있겠네요.

◆ 황대식> 그렇습니다.

◇ 박재홍> 또 생존자들 증언을 보면 사고 해역에 해경순시선이 지나가고 있었다는 것이 아닙니까? 그런데 ‘비가 많이 오고 파도가 치니까 아무리 불러도 해경이 라이트도 안 비추고 지나갔다’라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증언이 나왔는데요. 이걸 어떻게 봐야 되나요? 해경이 못 봤다고 봐야 하나요?

◆ 황대식> 해상에서는 육상 같지 않고 표면수색을 할 때 사람이라든지 육안으로 식별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아주 지근거리에 가까이 가지 않는 한요. 그래서 RFID라고 구명조끼에 자기위치를 표시하는 전자장비를 부착하거든요. 그런 것들이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여러 번 거론이 됐었는데요. 그런 구명조끼가 보급이 되고 또 그런 것들을 입고 있었으면 전파를 통해서 위치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거든요. 그런게 안 이루어진 게 안타깝습니다.

◇ 박재홍> 그렇게 부착되어 있는 구명조끼가 지금 보급이 되어 있나요?

◆ 황대식> 보급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런 배 같은 경우에는 아마 보급이 안 되어서 그렇지 않았나 싶습니다.

◇ 박재홍> 참 안타깝게도 그런 것들이 보급이 안 되어서 해경 순시선이 가까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구조작업이 빨리 이루어질 수 없었던 아쉬움이 있었네요. 그리고 돌고래호가 낚시어선이 아니겠습니까? 해경에서 현재 낚시출항이라든지 안전관리라든지 이런 낚시어선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나요.

◆ 황대식> 1년에 4시간 정도 안전교육을 선박기술공단하고 저희 협회에서 주로 응급이라든지 유사시에 생존훈련 같은 것들을 하는데요. 상담시간이 부족하고 참여하시는 분들이 좀 귀찮아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현장에서 적용해야 되는데 아직은 그런 교육부분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황대식> 수고하십시오.

◇ 박재홍> 한국해양구조협회의 황대식 구조본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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