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넥센이 다시 상위권 싸움에 불을 붙였다.
8월28일 롯데전 승리를 시작으로 9월5일 SK전까지 한 차례도 지지 않았다. 6일 SK에 패하면서 연승 행진을 8경기에서 마감했지만, 2위 NC와 격차를 확 좁혔다. 68승1무55패. 2위 NC와 3.5경기 차, 3위 두산과는 1경기 차에 불과하다.
100% 전력이 아닌 상태에서 거둔 8연승이라 더 값지다. 김민성, 윤석민은 부상으로 인해 일찌감치 1군에서 말소됐고, 박병호 역시 2일 LG전부터 5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게다가 8연승 기간 동안 선발 로테이션도 외국인 투수 앤디 밴 헤켄과 라이언 피어밴드가 한 차례씩만 등판하는 일정이었다.
▲'캡틴' 이택근의 힘
이택근은 올해 부상으로 86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주장으로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 아쉬움을 최근 풀고 있다. 8연승을 달리는 동안 타율 5할5푼6리(27타수 15안타)의 무서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홈런 1개에 타점은 12점이다. 6번 타순에서 활약하다 박병호의 결장 후 중심 타선으로 옮겼지만,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캡틴'이 앞에서 끄니 후배들도 부지런히 따라갔다. 서건창도 8경기 타율 4할8푼5리 맹타를 휘둘렀고, 고종욱도 3할8푼9리를 쳤다. 여기저기서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메운 서동욱도 타율 3할5푼을 기록했다.
8연승 동안 넥센 타선은 그야말로 활활 타올랐다. 타율 3할4푼4리에 홈런 11개를 쳤다. 도루도 12개를 기록했다. 뽑은 점수만 75점. 한 경기에 10점 가까이 낸다는 계산이 나온다. 선발진이 다소 약하지만, 타선의 힘으로 연승을 이어갔다.
넥센 투수진의 호투도 만만치 않았다. 8경기 동안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했다. 선발진은 3.96으로 가장 강력했고, 불펜진도 손승락이 흔들린 가운데 3.67의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특히 8연승 기간 동안 가장 큰 수확은 김영민의 재발견이다.
김영민은 필승조 가운데 하나였다. 한현희의 선발 전환과 함께 염경엽 감독이 올해 전략적으로 키운 투수다. 하지만 한현희가 다시 불펜으로 보직으로 변경하면서 김영민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쉽지 않았다. 투구 수가 늘어갈 수록 힘이 달렸다. 첫 선발 등판이었던 8월17일 롯데전(3⅔이닝 4실점)과 8월23일 LG전(4⅔이닝 3실점 1자책)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8월30일 KIA전도 4이닝 1실점 후 흔들렸다.
하지만 점점 안정을 찾았다. 그리고 5일 SK전에서 9이닝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선발 투수가 없어 고민하던 넥센에게는 큰 힘이다.
염경엽 감독은 "아마 9월쯤 되면 승부를 해야 할지, 포스트시즌을 준비해야 할지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격차는 다시 좁혔다. 박병호는 8일 두산전부터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 김민성 역시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특히 넥센은 NC와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상대 전적에서 1승10패 절대 열세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순위 다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