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장관으로 취임한 박인용 장관은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안전처 상황실을 지키며 국민들의 안전확보를 위해 최일선에서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외형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안전의식은 한 치도 나아지지 않았고, 안전처의 내놓은 갖가지 대책은 결국 헛구호에 그치고 말았다는 비판이 강하게 일고 있습니다.
지난 5일 발생한 돌고래호 전복사고는 국민안전처의 이런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특히 세월호 참사에서 무능한 모습을 보인 해경은 조직이 해체되는 어쩌면 가장 치욕스런 조치를 당하고도 전혀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해경은 신고를 받고도 20분이 지나도록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고, 탑승인원이 몇 명인지 조차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생존자 세 사람은 해경이 아닌 주변에 있던 민간어선이 구출했습니다. 결국 이번 사고에서도 해경은 단 한명의 생존자도 구출하지 못한 셈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됩니다. 출동이 왜 늦었느냐는 질문에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확인 작업과 보고서 작성등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선박조난으로 사람의 목숨이 촌각에 달린 판국에 보고서 작성이라니요? 이것이 우리 해경의 현재 모습입니다. 사람을 구하는데 무슨 보고서 작성이 필요할까요.
사고가 발생한지도 몰랐다는 말이지요. 한참이 지난 뒤 걸려온 전화는 다른 관계자였습니다. 그런데 그 관계자의 말이 더 한심합니다. 해상사고는 해수부 관할이어서 정확한 정보파악이 어렵다는 취지의 전화였습니다.
구조현장에 해경이 투입돼 있는데 해수부 관할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답변을 듣고 망연자실했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상황실을 지킨 안전처 장관은 1년동안 뭘 했는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해경의 모습은 더 한심합니다. 수사보다는 구조에 전념하라며 구조인력을 대폭 늘렸지만, 해경의 관심의 여전히 수사권 재확보에 집중돼 있습니다.
CBS 취재결과 해경은 지난 5월 '해경 수사 활성화와 사기진작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사실상 수사기능 복원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생색 안나는 '구조'보다 '수사'라는 권한이 더 절실했다는 말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5백일이 넘었습니다. 3백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대형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구조체계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고, 국민들의 안전의식 역시 한심한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이후 제대로 된 사과가 이뤄지고, 책임자 처벌과 함께 대응책마련이 좀 더 주도면밀하게 이뤄졌다면, 이런 똑같은 해상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세월호의 아픔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