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3명가운데 1명인 이모(49)씨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추자도에서 출항한지 20분도 채 안돼 무언가와 쾅하고 부딪혔다고 전했다.
제주시내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씨는 이후 순식간에 배가 뒤집혔고 사람들이 바다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뱃머리 앞쪽 지하에 있던 4-5명 정도는 자고 있어서 빠져 나오지 못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비가 많이 와서 구명조끼는 대부분 입고 있지 않았다는 이씨는 6명 정도가 배 난간을 붙잡고 버티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특히 해경 경비함이 사고해역 부근에 왔지만 아무리 살려달라고 외쳐도 그냥 지나쳤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비가 많이 오고 파도가 거세서 들리지 않았을 것으로 이해는 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사고가 5일 저녁 8시를 전후로 해서 났고 6일 오전 6시 25분쯤 어선에 구조됐으니까 10시간이 넘도록 배를 붙잡고 버티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씨는 선장도 배를 붙잡고 있었지만 바다에 떠 있던 사람을 붙잡는 과정에서 너울에 휩쓸렸다고 말했다.
또다른 생존자 박모(38)씨는 "사고 당시 너울이 많이 쳤고 갑자기 시동이 꺼지면서 선장이 밖으로 나가야 된다고 해 (자다가)일어났다"고 얘기했다.
박씨는 "선장 지시대로 난간을 잡고 배 위로 올라가는 데 갑자기 바닷물이 안으로 찼다"며 정신없었던 순간을 회상했다.
이어 "다른 사람이 먼저 바다로 뛰어들었고 마지막으로 내가 바다에 뛰어듦과 동시에 배가 뒤집어졌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또 "바다에 뛰어들었던 분들이 전복된 배 위에 올라타 있었지만 일부 사람들은 너울에 휩쓸려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박씨 역시 구명조끼 착용 여부에 대해 "구명조끼가 비에 젖어 축축해서 다 옆에 놔두고 잠이 들었다"며 "입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 해남선적 9.77톤급 낚시어선 돌고래호는 5일 저녁 7시쯤 추자항을 출발했다가 통신이 두절됐고 6일 오전 6시 25분쯤 전복된 채 발견됐다.
추가로 2명이 숨진채 발견되면서 6일 오후 1시 10분 현재 사망자는 모두 10명으로 늘었고 생존자는 3명에 불과하다.
돌고래호는 5일 오전 2시쯤 해남군 남성항을 출발해 제주 추자도에서 낚시를 했고 해남으로 되돌아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
출항신고때 제출된 승선원 명부와 실제 탑승자가 일치하지 않아 실종자가 몇명인지 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승선원 명부에는 22명이 기재도 있지만 실제로 탑승한 사람은 13명만 확인됐고 명부에는 있지만 배에 타지 않은 사람도 4명이 있었다. 또 생존자 가운데 1명은 명부에 기재되지 않았다.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양식장 밧줄에 걸린 것 같다는 생존자들의 진술이 나왔지만 정확한 사고원인은 더 조사해 봐야 한다고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