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탈을 쓴 막장? MBC 주말극, 딜레마에 빠지다

'막장'과 가족의 기로에 선 MBC 주말드라마들이 다시 기지개를 켠다.


MBC 주말드라마 '엄마'와 '내 딸, 금사월'은 첫 방부터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기분 좋은 신호탄을 쐈다. '엄마'는 15.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내 딸 금사월'은 14.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MBC 주말드라마 '엄마'. (사진=MBC 제공)
5일 방송된 '엄마' 1회에서는 장남인 영재(김석훈 분)가 연인인 세령(홍수현 분)을 가족들에게 소개하는 에피소드가 펼쳐졌다.

영재의 엄마 정애(차화연 분)는 며느리 될 아이가 첫 인사를 오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막상 인사를 온 세령은 작은 집과 한데 모여 사는 식구들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세령은 결국 회사에 일이 있다는 핑계로 집을 빠져 나왔다.

'엄마'는 드라마 '전원일기'로 유명한 김정수 작가의 작품이다. 오랜 세월 자식들에게 희생하며 살아온 엄마 윤정애가 효도는 '셀프'라면서 유산만은 받겠다는 자식들을 향한 통쾌한 복수전을 그린다.

지난해 40% 넘는 시청률로 사랑받았던 KBS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의 설정과 유사해 제 2의 '가족끼리 왜 이래'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뿐만 아니다. 주말드라마의 특성 상, '가족물' 속에 '막장' 요소들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 '엄마'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 (사진=MBC 제공)
'내 딸, 금사월'은 막장 코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집필을 맡은 김순옥 작가의 전작이 '왔다! 장보리'임을 생각하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5일 첫 방송에서 오민호(박상원 분)와 강만후(손창민 분)는 국회의사당 설계공모전으로 맞붙었다. 내실 있는 오민호의 설계도가 낙점 됐고, 이로써 그는 신지상(이정길 분) 보금건설 사장과 천비궁 프로젝트를 함께하게 됐다.

신 사장은 천비궁 첫 삽을 뜨는 날 민호와 득예(전인화 분)의 결혼식을 함께 치르자고 하지만 득예를 짝사랑해온 만후는 천비궁의 자재를 빼돌리고 민호가 그 누명을 쓴다.

배신감에 시골길을 달리던 득예는 저수지에 빠지는 사고를 당한다. 뒤따라 오던 만후가 득예를 살리고, 결국 그는 득예와의 결혼에 성공한다.

만후가 벌이는 악행으로 인해 민호의 인생은 한 순간 뒤바뀌었다. 이후 민호가 만후에게 복수할 수 있는 모든 명분이 갖춰진 셈이다. 1회부터 벌어지는 등장인물 간 자극적인 각축전은 복수극의 전조와도 같다.

'엄마'와 마찬가지로 '내 딸, 금사월' 역시 파란만장한 막장 드라마를 벗어나 '가족'이라는 따뜻한 키워드를 놓치지 않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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