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지난 2일 LG와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 결장했다. 지난 2011년 10월6일 목동 두산전 이후 1427일 만이다. 그동안 박병호는 508경기 연속 출장 중이었다.
기록이 아쉬웠지만 몸과 컨디션이 더 중요했다. 오른 중지 통증이 심해진 박병호는 염경엽 감독과 상의 끝에 출전보다 회복을 결정했다. 박병호는 "무리해서 나가기보다 몸을 완전하게 만드는 게 나나 팀에나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가을야구 대권을 바라보는 박병호와 넥센의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였다.
다행히 넥센은 박병호가 없는 사이에도 잘 나갔다. 서건창과 유한준 등이 4번 타자의 공백을 잘 메우며 7연승을 질주했다. 박병호도 마음 편하게 망중한을 맞았다. 그 와중에도 박병호는 3일 한화와 대전 원정에서 대타로 나와 볼넷을 골라내며 득점까지 성공, 역전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2G 휴식, 산술적으론 최대 55~56홈런
하지만 휴식은 부담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특히 KBO 리그 새 역사를 눈앞에 둔 박병호의 기록 도전에는 노란 불이 커졌다. '국민 타자' 이승엽(39 · 삼성)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다.
올해 박병호는 47홈런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03년 이승엽이 쌓은 56홈런 기록에는 9개 차다. 당초 올해 페이스라면 박병호는 기록 경신을 바라볼 만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휴식을 취하면서 신기록 도전 가도에 차질이 생겼다. 박병호의 결장은 기록상으로는 2경기지만 사실상은 3경기다. 2일 LG전과 4일 한화전은 완전한 휴식을 취한 박병호는 3일은 내내 벤치에 있다가 연장 10회에야 대타로 나섰다. 출전했다고는 하나 1타석뿐이라 타격 기회로만 보면 결장이나 다름없다.
그러면서 박병호에게 남은 경기는 22경기다. 지금까지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8.6개의 홈런이 가능하다. 이승엽의 기록에 미치지 못 하거나 동률을 이룰 수 있는 수치다. 단순 계산법으로는 신기록까지 버거울 수 있는 상황이다.
▲테임즈와 MVP 경쟁에도 영향
예기치 못한 휴식은 타격 타이틀 경쟁에도 불을 불였다. 홈런과 타점은 아직 여유가 있다. 47홈런 131타점의 박병호는 이 부문 2위 NC 에릭 테임즈(41홈런 117타점)와는 격차가 상당하다.
특히 테임즈는 박병호보다 2경기를 더 치를 수 있다. 득점 타이틀을 넘겨줄 경우 MVP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박병호가 홈런 신기록을 만들지 못하고 테임즈가 전인미답의 40홈런-40도루를 달성하면 MVP 결과는 일방적으로 흐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박병호는 5일 SK와 인천 원정에는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 본인의 말대로 아픈 상태로 출전하느니 보다 나은 몸 상태로 나서는 게 나을 수 있다. 경기 수는 부족해졌지만 원기를 충전하고 컨디션을 회복했다. 몰아치기에 능한 박병호라면 충분히 신기록 도전을 기대할 만하다.
더욱이 박병호는 올 시즌 뒤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시권에 들었다. 일단 숨을 골랐다. 과연 박병호가 KBO 리그의 마지막 시즌이 될지도 2015년 새 역사 달성으로 의미있는 마무리를 완성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