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후쿠시마 방사능 보고서 왜 공개 안하나?"

-정부 지난해 후쿠시마 현지에서 방사능 조사 벌여
-민변, 바닷물과 퇴적토의 방사능 수치 공개 요구
-정부가 계속 공개 미루고 있어 소송 진행 시작
-일본, 만만한 상대라 WTO에 한국만 제소한 것
-일본의 제소, 대만도 한국편 들며 주목하고 있어
-자료 공개 후 일본 수산물 수입 여부 결정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9월 4일 (금)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송기호 변호사


◇ 정관용> 정부가 지난해에 일본 후쿠시마 현지에 민간전문가를 파견해서 방사능 관련 조사를 벌인 바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변은 ‘당시 방사능 관련 조사 결과 일부만이라도 공개하라’ 정부에 요청을 했는데 정부가 계속 거부하고 있어요. 급기야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소송까지 냈고 오늘 그 재판이 시작됐답니다. 민변의 송기호 변호사를 연결해봅니다. 송 변호사 나와 계시죠?

◆ 송기호>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정확히 작년 언제, 왜 이 조사를 했나요?

◆ 송기호> 조사가 세 차례 있었는데요.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일본의 방사능안전관리시스템, 그러니까 일본산 수산물이 방사능으로부터 어떻게 안전관리 되는지 그런 현지조사를 했죠. 그 목적은 이따 설명을 드리겠습니다만 우리의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금지조치가 근거가 있는 것인지 그것을 확인하는 작업이었습니다.

◇ 정관용> 지금 우리가 후쿠시마 인근 바다 몇 개 현이죠? 8개 현인가?

◆ 송기호> 네, 8개 현입니다.

◇ 정관용> 그쪽의 수산물은 전면 수입금지하고 있죠?

◆ 송기호>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그 수입금지를 내린 것에 무슨 증거자료를 우리가 만들어야 되는 겁니까?

◆ 송기호> 조금 설명을 드리면 애초에는 이제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서 방사능 물질 검사 증명서라는 것을 우리가 요구를 했죠. 즉, 일본에서 이것을 방사능 물질이 기준치 이하라는 걸 증명서를 첨부하면 우리가 수입하는 거였는데 아시다시피 이제 2013년 8월에 도쿄전력이 바다에도 오염수를 유출하고 있다는 것이 이제 인정이 되면서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들어가는 것을 제대로 관리를 못하고 있다는 새로운 사실이 확인되면서 말씀하신 대로 2013년 9월에 아예 방사능검출 여부와 관계없이 전면 수입을 금지시켰죠. 8개의 현에 대해서는. 그런데 이제 WTO라고 하는, 세계무역기구라고 하는 국제 통상규범에서는 이러한 조치에 대해서 우선 그렇게 잠정적으로 어떤 조치를 할 수 있지만 우선 급하니까요. 그러나 그것이 필요한 조치다라는 것을 조치를 하는 나라가 우선 잠정적으로 임시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그것을 지속적으로 할 것인지 또는 어떤 수준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추가적인 어떤 행동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우리가 8개 현 전면 수입금지를 하고 이번에 민간 전문가들을 작년부터 보내서 조사해 보니 이렇게 위험성이 있어서 우리는 수입금지합니다. 이런 걸 계속 해야 된다는 말이죠?

◆ 송기호> 그렇죠. 우리가 임시조치이기 때문에 계속 갈 것인지 이걸 항상조치로, 어떤 장기적인 항상적 조치로 하기 위해서는 우리 나름대로 어떤 근거 절차를 거치도록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 전면 수입금지한 것도 잘한 일이고 그러면 그 자료를 모으기 위해서 조사한 것도 참 잘한 일인데 그런데 결과를 공개 안 해요? 왜요?

◆ 송기호> 거기에서부터 저희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인데요. 일단 공개를 하지 않았고 저희들이 이게 아시다시피 일본이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한 상황이기 때문에 거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 혹시 있을까봐 저희들이 아주 일부분,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오염수가 바닷물에 들어가는 것이 문제가 되는데 바닷물에 대한 어떤 방사능 조사결과 그다음에 또 지하 퇴적토, 바다 밑 땅의 방사능 수치 조사결과, 이것만 좀 공개하라고 저희들이 좁혀서 신청을 했는데도 전혀 공개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 정관용> 왜 공개를 안 한답니까? 정부는 뭐라고 해요?

◆ 송기호> 이제 법에 따라서 정부가 서면으로 답변을 해야 하는데 그 서면답변을 보면 아직 조사보고서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정부의 답변입니다.

◇ 정관용> 아까 소개하신 바에 의하면 작년 12월부터 금년 2월까지 조사했다고 하셨죠?

◆ 송기호> 네.

◇ 정관용> 그러면 조사 끝나고 나서 지금까지는 한 6개월 정도 흐른 거네요?

◆ 송기호> 그렇죠.

◇ 정관용> 그러면 아직 보고서가 완성되지 않았을 수도 있나요?

◆ 송기호> 그렇게 보기가 어려운 게요. 첫번째는 이게 말 그대로 세계무역기구에서 말하는 임시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런 조치를 취할 충분한 권리는 있지만 그러나 이거를 우리가 계속 지연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가 그 점에서 작년 12월부터 이렇게 현지조사를 시킨 거죠. 그래서 시기적으로나 또 이 조치의 성격상 정부가 조사보고서가 전혀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을 저희들은 쉽게 납득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좀 아까 송 변호사 소개하셨는데 일본이 우리나라에 수입금지 조치가 문제 있다고 WTO에 우리나라를 제소했죠? 그 제소한 것은 언제입니까?

◆ 송기호> 올 5월에 첫번째 절차인 양자 간 협의를 신청했고요. 그래서 이 협의과정에서 어떤 일본이 원하는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올 8월에 우리 식으로 따진다면 어떤 심리부 또는 재판부 이렇게 분석할 수 있을 텐데 그 패널의 설치라고 하는, 그러니까 심리부 구성을 올 8월 21일에 일본이 세계무역기구에 정식 요청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거는 우리 민간전문가 파견해서 현지 조사한 이후의 일들이네요, 그렇죠?

◆ 송기호> 그렇습니다, 네.

◇ 정관용> 잘 이해가 안 되는데 만약에 이렇게 생각할 수는 없을까요? 가서 현지조사를 해봤더니 바닷물도 땅도 너무 깨끗하더라. 오염된 게 하나도 없더라. 그래서 우리 수입금지 조치의 근거로 활용하기에 너무 어려워서 우물쭈물 감추고 있는 건 아닐까요? 어떻게 보세요?

◆ 송기호> 그렇게 저는 판단하기가 어렵다고 보는 게 왜냐하면 지금 소송을 하면서 밝혀지고 있는 부분인데요. 중요한 해저토, 그러니까 해저의 퇴적토에 대해서는 일본이 허용을 안 해서 우리가 조사를 못했다는 사실이 이제 나타났는데요. 물론 조사보고서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구체적인 맥락은 저희들이 정확하게 확인은 못하겠습니다마는 제 판단으로는 이 문제는 결국은 아까 말씀드린 세계무역기구라는 어떤 세계화된 국제통상규범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우리 식품안전을 지켜낼 수 있는 어떤 국가정부시스템을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인데요. 1차적으로는 이번에 가신 분들이, 다녀오신 분들이 과학자들이란 말이죠. 그러니까 이 과학자 분들은 일단 객관적으로 가서 조사해서 그 수치를 정부에 제공하면 되는 거고요. 그런데 그 수치에 따라서 반드시 어떤 말하자면 자동적으로 수입금지 유지가 결정되는 건 아니고요.

◇ 정관용> 물론이죠.

◆ 송기호> 세계무역규범에 보면 우리가 그런 어떤 위험성을 어느 정도 선에서 수용할 것인가를 정하는 우리의 어떤 정책주권이 확보되어 있습니다. 이 정책주권을 어느 수준에서 행사할 것인가 하는 것은 어떤 정치의 영역일 수도 있고 우리 사회의 어떤 여론의 영역일 수도 있는데 이 두 영역이 지금 서로 어떤, 뭐라고 그럴까요? 체계가 잘 안 서 있지 않은가. 그러니까 지하 해저 퇴적토를 조사하지 못한 것도 중요한 결함이고요. 그렇다하더라도 지금 현재 조사된 것으로는 과학자 분들이 객관적으로 어떤 수치를 공개를 하고 그러면 그걸 우리 사회가 그것을 어떤 식으로 결정할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가 또 그런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되는데.

◇ 정관용> 물론이죠.

◆ 송기호> 이 시스템이 지금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오염이 심하면 심한대로 오염이 좀 별로 심하게 나오지 않았으면 안 나온 대로 하지만 조사를 여기까지만 했고 여기서부터는 일본 반대로 못했다하면 그것도 명확히 다 일단 밝히는 게 당연한 것 아닙니까?

◆ 송기호> 그래서 그걸 기초로 해서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걸 받을지. 예를 들면 그 방사능 기준을 엄격하게 해서 허용한다든지 일본의 이러한 협조가 되지 않았고. 또 일본이 지하 오염수 유출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여전히 확인됐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간다고 한다든지 계속 금지한다고 한다든지 어떤 이러한 시스템이 돌아가야 하는데 지금 그게 무너져 있는 상황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우리 내부의 토론용 자료인데 그 자료를 공개 안 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송기호> 그렇습니다.


◇ 정관용> 재판까지 갔어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러면?

◆ 송기호> 일단 오늘 재판 과정에서도 이런 최소한의 어떤 자료공개 필요성은 좀 공감이 되었는데 다만 정부 측에서는 공개하기는 하는데 언제 공개할지는 모르겠다라는 그런 답변이 있었고요. 거기에 대해서 재판부가 좀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그렇게 막연하게 하지는 말자는 그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어쨌든 지금 재판은 계속 진행돼서 또 10월에도 또 다시 2차 변론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대만 이런 나라들도 일본산 수산품 수입금지 하고 있지 않습니까?

◆ 송기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일본이 WTO에 재소한 건 딱 우리나라만 재소했다면서요?

◆ 송기호> 그렇죠.

◇ 정관용> 그건 왜 그렇습니까?

◆ 송기호> 그거는 일본이 어떤 입장, 어떤 배경인지를 좀 살펴봐야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일본이 뭐라고 그럴까? 문제제기를 할 만한 상대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고요. 그다음에 대만 문제 잠깐 말씀드리면 지금 일본이 우리에게 제기한 이 절차에 대만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굳이 이제 용어는 조금 다릅니다만 우리를 피고라고 한다면 우리 피고 측의 어떤 입장에서 대만도 같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피고 측의 입장에 대만이 참여한다는 건 일본이 대만도 문제제기를 했다는 거예요?

◆ 송기호> 일본과 우리의 이 사건의 결과에 따라서 대만도 영향을 받지 않습니까?

◇ 정관용> 네.

◆ 송기호> 그럴 경우에 세계무역기구 WTO 규범에는 그렇게 영향을 받는 나라가 이 과정에 참여해서 자기의 어떤 유리한 증거를 냄으로써 이 재판이 자기에게 불리하게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그런 권리를 주고 있기 때문에 대만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참여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자기들도 따로 재소당할 것에 대비해서 참여하고 있다, 이 말이군요.

◆ 송기호> 그렇죠. 만약에 저는 그렇게 예상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만약에 이 결과가 일본에게 유리하게 나온다면 이 결과가 다시 대만에게도 어떤 좋지 않은 선례가 되기 때문에 그것을 대만은 지금 막아보려고 하는 것이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 WTO 재소 문제는 좀 따로 한 번 공부를 더 해 봐야 될 것 같고. 어쨌든 우리 정부가 수입금지 내리고 민간전문가 파견해서 조사한 것,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는데 이제는 그 결과를 놓고 우리 내부에서 정책적 토론을 해야 하는데 결과 좀 내놓아라, 이 말씀이죠?

◆ 송기호> 네.

◇ 정관용>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송기호>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송기호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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