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대표팀 구성원의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특히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공격 부문에서 기존의 틀을 뒤엎는 과정이 진행 중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이끈 뒤 직접 발굴한 이정협(상주)을 중용하고 있다. K리그에서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이정협이지만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고, 호주 아시안컵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는 등 ‘슈틸리케 황태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정협의 등장에 대표팀에 발탁됐던 기존의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 박주영(서울) 등은 ‘태극마크’와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이라는 확실한 카드를 도울 새로운 공격수를 찾고 있다.
덕분에 이근호(전북)와 조영철(울산),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이 차례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9월 A매치에는 석현준(비토리아)과 황의조(성남)가 새롭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들은 이정협이 안면복합골절로 한동안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는 만큼 석현준과 황의조에게는 분명한 기회가 왔다.
석현준은 포르투갈이 유럽 주요리그는 아니지만 꾸준한 활약을 통해 주전 공격수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는 점에서 슈틸리케 감독이 기회를 줬다. 황의조 역시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선보이는 토종 공격수라는 점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결국 둘은 지난 3일 라오스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2차전에 나란히 출전했다.
일단 둘의 경쟁에서는 석현준이 한발 앞선 듯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석현준을 선발로 세웠고, 석현준은 후반 13분 자신의 A매치 데뷔골을 뽑으며 자신을 향한 큰 기대에 부응했다. 석현준이 골 맛을 보자 슈틸리케 감독은 곧바로 석현준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황의조에게 기회를 줬다. 황의조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차례 인상적인 슈팅을 선보이며 8일 열릴 레바논전의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