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둥근 화면…모토로라·화웨이·LG전자도 가세
삼성전자가 1년 만에 새 스마트워치를 선보이면서 애플워치 출시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스마트워치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삼성전자는 4일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삼성 기어S2'를 공개했다. 처음으로 원형 디자인을 채택한 만큼 공개 무대 세트도 동그라미를 연상시키는 콘셉트로 꾸며졌다.
무대 중앙에는 이영희(51) 삼성전자 부사장이 서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이 부사장의 왼 손목엔 빨간 스트랩(시곗줄)이 조합된 기어S2가 있었는데 날렵한 디자인에 강렬한 색상이 하나의 패션 아이템 역할을 했다.
기어S2는 삼성전자가 7번째로 만든 스마트워치이자 처음으로 원형 화면을 적용한 스마트워치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마트워치는 단순한 손목시계가 아닌 '스마트 기기'라는 관점을 유지해왔다. 스마트워치가 비록 작은 화면이지만 스마트폰, 태블릿처럼 사각형 형태여야 사용하기 편리하다고 여긴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앞서 내놓은 모든 제품은 투박한 직사각형 일색이었다.
이번에 전격적으로 원형 디자인으로 급선회한 것은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의 판도가 '둥근 화면' 쪽으로 넘어가고 있어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스마트워치는 똑똑한 '기기'가 아닌 똑똑한 '손목시계'라는 점을 제조사들이 간파하고 있는 것이다.
각 제조사들이 올해 IFA에서 선보인 스마트워치 역시 둥근 화면이 주류였다.
최초로 원형 스마트워치 모토360을 선보인 바 있는 모토로라는 후속작 '뉴 모토360'을 베를린 현지에서 공개했다.
전체 디자인은 전작 모토360과 흡사하지만 몸체 디자인을 좀 더 세련되게 업그레이드 했다. 몸체는 사용자의 다양한 손목 두께를 감안해 애플워치처럼 두 가지(46㎜·42㎜) 크기로 제작됐다. 개인 취향에 따라 총 300개 달하는 디자인 조합이 가능해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성격도 강화됐다.
무엇보다 구글의 최신 운영체제 'iOS용 안드로이드웨어'가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안드로이드폰 뿐만 아니라 아이폰과도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전작보다 잠재 고객층이 훨씬 늘어나게 됐다.
올 2분기 세계 3대 휴대전화 제조사로 급부상한 화웨이는 원형 디자인의 '화웨이워치'를 들고 IFA에 참가, 글로벌 출시를 공표했다.
화웨이의 첫 스마트워치인 이 제품은 이미 지난 3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처음 공개됐지만 'iOS용 안드로이드웨어' 등 최신 기능을 업데이트하느라 반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워치는 직경 42㎜의 원형 디자인에 2시 방향에 용두를 배치해 전통적인 시계 본연의 멋을 살린 제품이다. 당시 MWC 화웨이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은 최신 스마트폰보다 화웨이워치의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표했었다.
디자인 옵션에 따라 가격은 399유로(약 54만원)에서 699유로(약 94만원)의 가격에 시판될 예정이다. 이달부터 글로벌 주요 국가에 출시할 예정인데 휴대전화에 이어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도 화웨이의 저력이 발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전자는 이번 IFA는 'LG워치 어베인'의 프리미엄 버전을 선보이는 수준으로 마무리하고 차세대 스마트워치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제품명은 'LG워치 어베인 럭스'. 지난 MWC에서 호평을 받았던 원형 스마트워치 'LG워치 어베인' 시리즈의 스페셜 에디션 모델로 이해하면 된다.
이 제품은 전문 세공인들이 약 50단계의 공정을 거쳐 23K 금을 시계 몸체에 입혔고 시곗줄은 고급 악어가죽을 사용했다. 포장은 은은한 광택에 세련미를 내는 고급 원목으로 제작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다.
LG전자는 이 제품에 고유의 시리얼 번호를 새겨 500개만 한정판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소비자 판매가는 약 1천200달러(약 143만원)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제품은 애플워치 에디션처럼 프리미엄 스마트워치라는 상징성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