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을지로에 있는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언론시사를 통해 공개된 제7기사단은, 타락한 절대권력에 맞서는 기사들의 활약을 그린 판타지 액션 영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편적으로 존재해 온 '협' '기사도'의 가치를 커다란 줄기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극중 안성기는 부정부패를 일삼는 탐욕스런 권력가인 기자 모트(엑셀 헨니)의 장인으로, 신념과 가족 사이에서 고뇌하는 귀족 어거스트 역을 맡았다.
영화 속에서 안성기의 분량은 많지 않다. 6, 7장면에 모습을 나타내지만, 극의 흐름에 중요한 열쇠를 쥔 인물을 안정적인 연기로 소화하고 있다.
안성기는 복잡한 심리를 드러내는 특유의 표정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영어로 대사를 소화하면서도 자연스레 감정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극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커다란 노력이 뒤따랐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안성기가 연기한 어거스트의 딸이자, 탐욕가 기자 모트의 아내로는 한국 배우 박시연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사위의 폭력에 시달리는 딸을 걱정하는 어거스트와, 그런 아버지를 안심시키려는 딸의 모습을 담은 장면에서 안성기와 박시연이 한 앵글 안에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다.
극의 클라이맥스에서 제7기사단 대장 레이든(클라이브 오웬)이 궁의 복도에서 만난 수십 명을 상대로 벌이는, 롱테이크로 촬영된 액션 신은 날 것 같은 정 감독 특유의 합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영화 제7기사단은 그간 '클로저' '칠드런 오브 맨' 등의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검증 받은 배우 클라이브 오웬의 원톱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우수에 찬 눈빛은 극의 어두운 분위기와 어우러져 협, 기사도 정신이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드러내는 데 시너지 효과를 낸다.
극중 선과 악의 대척점에 서 있는, 바톡 영주와 권력가 기자 모트를 각각 연기한 모건 프리먼, 엑셀 헨니의 안정적인 연기도 극에 특별한 힘을 부여한다.
연출은 '캐산' 등을 통해 감각적인 비주얼을 선보여 온 키리야 카즈야키 감독이 맡았다.
그는 "영화는 현실에 근간을 두고 있다. 상상 속의 세상에서 모두가 다른 언어로 말하고 피부색도 다르지만 그 감정만은 진짜"라며 "영화를 처음 만들 때부터 이 점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10일 개봉, 115분 상영, 15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