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마스터 제친 유니온페이, 신용카드업계 공룡 될까?

유니온페이 신용카드 (사진=유니온페이 제공)
국내에서 발급받은 신용카드 대부분 우측 하단에서 큼지막한 비자(VISA)와 마스터(Master)카드 로고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렇게 비자와 마스터, 양강 체제로 굳어져 있던 글로벌 신용카드 시장의 틀이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

비자와 마스터에 도전장을 던진 새로운 도전자는 중국의 유니온페이(Unionpay,银联).

비공식적으로 15억까지 추산되는 막대한 중국인구를 등에 업은 유니온페이의 최근 행보는 비자와 마스터마저도 막아내기에 힘겨워 보일만큼 거침이 없다.

◇ 2012년부터 본격 글로벌 영업… 카드발급량 비자·마스터 추월

유니온페이는 2002년 중국은행들의 전산망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태어난 중국은련(中国银联)을 모태로 하고 있다.

중국의 신용카드 산업은 개혁개방과 더불어 일찌감치 시작됐지만 1980~90년대 동안 별다른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지역과 발행주체에 따라 전혀 호환되지 않는 중국 신용카드의 폐쇄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단말기만 하더라도 발급은행에 따라 별도로 갖추고 있어야 결제가 가능했기 때문에 점포에 신용카드 결제를 위한 단말기만 수십대를 갖추어야 하는 웃지못할 풍경이 20세기말 중국 신용카드 산업의 현실이었다.

이를 보다 못한 중국당국이 2002년 모든 중국내 은행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 및 은행 결제망 운영회사를 설립하는데 그것이 유니온페이(중국은련,Chian Union pay)다.

당장 중국의 모든 신용카드들이 유니온페이를 통해 발급되고 결제를 하면서 수 십대의 단말기가 난립하던 상점의 계산대는 한 대의 단말기로 깔끔해졌고, 중국의 신용카드 발급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다.

유니온페이가 설립된지 6년만인 2008년 10억장의 카드를 발급하면서 발급량으로 마스터카드를 제친데 이어 2년 뒤인 2010년에는 20억장을 돌파하면서 비자카드마저 제쳐버렸다.

중국 상해의 유니온페이 본사 건물 (사진=유니온페이 제공)
유니온페이는 2004년 국제화 전략을 수립한 이후, 2012년 국제 업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자회사인 유니온페이 인터내셔널(UnionPay International,이하 ‘UPI’)을 수립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된다.

현재 유니온페이는 150여개 국가 및 지역에 네크워크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으며, 2,600여만 개의 가맹점 및 190여만대의 ATM을 보유하고, 40여개 국가에서 유니온페이 카드가 발행되는 등 국제브랜드 카드사로 급성장했다. 또 50억장의 카드를 발급해 전 세계 발급된 카드중 52%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비자와 마스터를 크게 앞서고 있다.

◇ 공룡으로 성장한 유니온페이, 핀테크도 거침없는 행보

전 세계 신용카드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한 유니온페이는 전통적인 결제시장 우위에 만족하지 않고 전 세계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 종합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앞으로 3년 내에 '온라인 유니온페이', '모바일 유니온페이', '글로벌 유니온페이'를 신속하게 구축하고, 글로벌 네트워크 및 글로벌 브랜드를 실현한다는 것이 유니온페이의 청사진이다.

이를 위해 '유니온페이 온라인결제', '유니온페이 칩 카드', '유니온페이 퀵패스(QuickPass)', '유니온페이 월렛' 등을 잇따라 출시하는가 하면 중국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중국이동통신과의 제휴를 통해 TSM 모바일 결제 플랫폼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유니온페이의 모바일 결제수단인 퀵패스를 사용하는 중국인 고객 (사진=유니온페이 제공)
유니온페이가 주력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유니온페이 퀵패스(Quick Pass)'는 지난 8월 초 한국에도 상륙했다. KT와 자회사인 BC카드와 함께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퀵패스카드 발급을 시작한 것이다.

KT 고객들은 모바일을 통해 직접 유니온페이 카드를 신청한 뒤, 전 세계 퀵패스 단말기에 휴대전화를 접촉시키기만 하면 결제를 완료할 수 있다.

◇ 한국 유니온페이 신용카드만 1500만장, 낮은 인지도가 걸림돌

유니온페이가 BC카드와 손을 잡고 한국에서 업무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으로 올해까지 발급한 누적카드 수만 1500여만장에 달한다.

유니온페이는 국내 결제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점유율을 늘리기 위한 공세적인 마케팅 전략을 꾸준하게 펼쳐왔다. 가맹점 확보도 성공적이어서 현재 한국 내 대부분의 가맹점에서 결제서명을 통해 유니온페이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으며, 137만개 가맹점에서는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으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문제는 이같은 숫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에게 낯선 인지도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카드발급 수가 어느 수준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중화권에 한정된 카드라는 선입견과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브랜드 인지도 때문에 국내에서 매출액 증가에는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비단 낮은 인지도 문제는 한국시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니온페이측도 신용카드업계 후발주자로 아직까지는 중국인과 화교권으로 사용범위가 제한돼 있다는 한계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소비여건이 급속히 향상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유니온페이 카드의 사용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미래를 예측 가능케 하는 요소다.

차이지엔뽀(蔡劍波) 유니온페이 총재는 "중국에서 유니온페이카드를 많이 사용하다보니 유니온 페이 자체의 인지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지난해부터 발급량 많은 시장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 높이기 위한 광고를 했고 앞으로는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지엔뽀(蔡劍波) 유니온페이인터내셔널 총재 인터뷰
차이지엔뽀(蔡劍波) 유니온페이인터내셔널 총재 (사진=유니온페이 제공)
▶유니온페이의 국제 업무 특징은 어떤 것이 있는가?

= 유니온페이 카드는 매입사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왜냐면 중국인고객의 볼륨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발전도 중국인들이 자주 가는 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처음에는 중국인들이 가서 쓰는 것부터 시작하다가 동북아 지역 국가간의 거래에 중점 두고 있는데 홍콩 사람들이 일본 가서 은련 카드 사용하는 것이 매년 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다른 국제 브랜드와 다르게 홍콩, 일본, 한국 등에 중점 두고 있고 그 효과가 실제 거래에 나오고 있다. 처음 시작은 중국인들이 해외 나가서 쓸 수 있는데 중점 두고 있지만 이제는 해외 고객들이 다른 나라 가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한국에서 발행된 유니온페이 카드 발행은 1500만장, 5명 중 1명은 유니온페이 카드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고 한국에서 발급한 유니온페이카드 소유자가 전세계 60여개 국가에서 거래 발생했다. 또 다른 방향은 유니온페이 상품 기술 표준들이 해외 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그 나라의 표준이 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라오스의 지급결제 시스템이 유니온페이 표준이고 태국은 IC카드를 사용하는데 역시 유니온페이 표준으로 하고 있다. 이런 제휴를 통해서 국내 지급결제 사업이 아직 발전하지 못한 국가들과 더욱 심도 깊은 제휴를 하고 있다.


▶유니온페이 카드가 결제금액 대비해서 위변조율이 0.1~0.2% 밖에 안된다고 들었다. 이렇게 낮은 이유가 무엇이고 앞으로 전략은 어떠한가?

= 브랜드사에 있어서 가장 생명은 안전이다. 안전의 여러가지 분야가 있는데 시스템과 네트워크이다. 또 현장에서 카드 사용하는 순간의 안전이다. 첫번쨰로 사기율이 낮은 것은 유니온페이가 후발주자이다 보니 앞서 나간 사례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새로운 기술 등을 바로 체험할 수 있었던 덕을 봤다. 그리고 둘째로 직불카드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도 비밀번호 사용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직불카드는 무조적 비밀번호 써야 하고 신용카드는 은행이나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데 비밀번호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은 비밀번호가 4자리인데, 유니온페이는 6자리를 사용하고 있다. 비밀번호가 길 수록 제3자가 비밀번호를 아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또 유니온페이는 공안국과 시스템이 연동 돼 있다.

위조카드 등이 발견되면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중국 형법 상 위조카드 사용 등은 금융질서 문란으로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그래서 유니온페이 카드의 리스크 관리 시스템은 국가의 법률과 규정에 의해서 처리하도록 돼 있다. 유니온페이카드의 리스크가 적고, 많은 회원사들이 신뢰하는 이유이다. 문제는 안전을 너무 강조하다보면 지불이 불편해진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중국금융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섭섭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유니온페이보다는 알리페이였다. 알리페이에 대한 전략은 무엇인가?

= 한국어는 못하지만 알리페이를 말씀하실때 질문을 감지할 수 있었다(웃음). 알리페이는 인터넷 업무 쪽에서는 경쟁이자 제휴의 관계이다. 알리페이 출현당시는 인터넷 결제망과 B2B를 주로 했다. B2C 업무도 좀 있었다. 알리페가 주로 온라인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유니온페이는 오프라인 중심으로 성장했다.

큰 각도에서 보면 알리페이는 중국 인민들에게 온라인 상의 많은 지급결제수단을 제공하고 있고, 유니온페이는 오프라인 중심으로 제공했는데 그런 각도에서 보면 큰 문제는 없다. 그런데 인터넷결제 업무가 유니온페이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다. 그런데 알리페이 입장에서 보면 450조의 방대한 시장을 또 놔두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알리페이는 오프라인 쪽으로 넘어오고 있다.

알리페이는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유니온페이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면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회사 기밀이기 때문에 말할 수는 없지만, 하나 말하자면 중요한 격전지는 모바일 쪽이 될 것 같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유니온페이는 안전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제휴 모델은 알리페이와 다르다. 발행사, 딜러, 가맹점, 매입사 등 4자가 함께 하는 모델이다. 개방형이고 더 많은 참여자와 함께하기 때문에 많은 지급결제 플레이어와 더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에서 1500여만장이 발급됐다는 것을 보고 놀랐는데, 반대로 얘기하면 발급량에 비해 한국인에게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 중화권에 국한된 카드 브랜드라는 인식도 상당하다, 이에 대한 전략은 어떻게 마련하고 있는가?

= 초기에 BC카드랑 제휴를 많이 했다. BC카드와 제휴하게 되면 유니온페이 카드라기보다 BC카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신생 브랜드에 있어서는 그런 문제점이 크다. 국내에서 이용하면 전부 BC카드 네트워크를 이용하다보니 그 땐 BC카드로 인식하고 이후에 해외에 나가면 그때서야 유니온페이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유니온페이는 신생사다 보니 중국인들이 주요 타겟이다. 그러다보니깐 이건 중국 카드, 중국에서만 쓸 수 있는 카드라는 인식이 많고 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홍콩 마카오 등 범중화권 국가 외에서는 인지도 측면에서는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작년부터 시작된 것이, 각 발급량 많은 시장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 높이기 위한 광고를 했고 지금까지는 분모 늘리는 작업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브랜드 마케팅에 집중하려고 한다.

하나 예를 들자면 MAMA(케이블 음악방송 프로그램) 주요 협찬을 통해 홍콩 이용자와 MAMA를 보는 한국인들에게 상당한 인지도 상승 효과를 거뒀다. 국가대표 유니폼에 유니온페이 로고 들어가는 등 스포츠 마케팅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간이 분명 걸리겠지만 각 현지별로 사정에 맞게 브랜드 인지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얼마 전에 KT와 업무 협약, 삼성과도 NFC결제 서비스를 한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을 하고 있는가?

= 삼성카드는 유니온페이의 멤버사로서 카드 발급에 참여하고 있다. KT그룹과 유니온페이 그룹은 NFC, 국제간 송금, 전자상거래 업무 등에서 제휴를 하고 있다. 현재 양사의 세부적인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외부에 발표할 시기는 회원에게 실제 서비스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설명드릴 수 있을것 같다. 해외 송금 등은 유니온페이 네트워크와 BC 네트워크를 함께 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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