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난지교 한-중, 멀어지는 북-중, 우리 외교는?

한중일 정상회담 끌어낸 것, 미국이 반길 사안

(사진=CCTV 영상 캡처)
-중국은 원유와 식량으로 북한 압박 강도 높여와
-김정은 이후 북중 관계 예전 같지 않다는 평
-중국 일부에선 북한 버려야 한다는 주장도
-북한 핵에 대해 중국은 명백히 반대 입장
-북한핵으로 동북아에서 미 영향력 강화 원치 않아
-한중 교역량? 한미, 한일, 한러 합친 것보다 많아
-한미 동맹은 굳건히, 한중관계도 더욱 긴밀히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9월 3일 (목)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권영세 (전 주중대사)


◇ 정관용> 박근혜 대통령 오늘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했죠? 시진핑 주석의 옆옆자리. 그 사이에는 푸틴 대통령 이런 배열이었습니다. 어제는 정상회담 또 단독특별오찬도 했었고요. 한중관계는 매우 가까워졌고 지금 북중관계는 심상치 않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고 그래서 오늘 좀 특별히 모셨습니다. 전 주중대사이시죠? 권영세 전 의원을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권영세> 네, 안녕하십니까? 오래간만에 뵙겠습니다.

◇ 정관용> 언제까지 하셨죠, 대사를?

◆ 권영세> 저는 지난 3월 14일에 제가 들어왔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2년 정도 하셨나요?

◆ 권영세> 2년에서 한두 달 빠지는 2년입니다.

◇ 정관용> 지금 한중관계는 거의 최고조라고도 말해도 됩니까? 어떻습니까?

◆ 권영세> 오늘 언론에 보니까 오역 소동이 있었다고 하시면서 최고라고 표현을 했는데 그런 표현은 없었다, 이런 기사가 잠깐 난 걸 봤습니다마는 그게 오역이든 뭐든 간에 사실은 최고라고 근래 우리가 수교한 이후로만 따져본다면 최고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이처럼 박 대통령이 중국 참석하고 열병식에까지도 가게 된 과정에 국내외 논란도 많았었고 또 그 결과에 대해서 중국 측이 아주 극진한 예우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한 해석도 분분한데 우리 권 대사님은 일단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권영세> 저는 애초에 그 문제로 우리 국내에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을 때.

◇ 정관용> 찬반이 있을 때.

◆ 권영세> 논란이 있을 때 제가 저는 가야 된다고 이렇게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열병식 문제도 그게 대체로 열병식과 전승절 70주년 기념행사가 거의 불가분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그 결정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거기도 참석하는 게 좋다고 이렇게 말씀을 해드렸는데 우선 전승절, 그러니까 러시아도 안 갔는데 왜 중국만 가느냐? 이런 얘기도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러시아하고 중국하고는 전혀 다르고요. 러시아 전승절은 러시아가 주로 유럽전선에서 싸웠기 때문에 우리가...

◇ 정관용> 독일하고 주로 한 거죠.

◆ 권영세> 그렇죠. 우리가 관여한 바가 거의 없는데 거기에 비해서 중국 같은 경우는 우리 임시정부관계자, 우리 광복군이 중국에 그 당시에는 주로 국민당 정부였습니다마는 협력을 해서 항일투쟁을 했었지 않습니까?

◇ 정관용> 같이 싸웠던 거죠.

◆ 권영세> 그렇죠. 같이 했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 의미도 있고 또 중국이라는 나라가 우리가 와주기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가 중국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또 경제적으로 보더라도 한중간의 경제관계가 지금 교역량 측면에서 본다면 한미, 한일, 한러를 다 합쳐도 한중 교역량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중요한 상대국이기 때문에 가시는 게 맞다, 저는 이렇게 판단을 하고 지금 와서도 잘된 결정이었다고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문제는 미국과 일본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었는데 사실 어제 저희가 정세현 전 장관을 초대했는데요. 정세현 전 장관은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미국과 일본이 껄끄러워하겠지만 이번에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합의하고 오지 않았느냐? 그건 사실은 미국이 원하던 바고 미국은 한일관계가 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이 원하는 바 또 일본이 원하는 바를 또 들어준 측면도 있으니까 어떤 면에서는 우리 박근혜 대통령이 균형 있는 외교를 한 거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고 또 ‘중국이 우리 박 대통령을 극진하게 예우한 것은 그건 또 사드배치에 반대해 달라는 뭔가 속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해석을 하던데 어떻게 생각을 하세요?

◆ 권영세> 우선 역순으로 말씀드리죠. 사드까지 생각을 해서 의도적으로 극진한 예우를 했다, 이건 좀 지나친 해석이 아닌가 생각이 들고요. 한중일 정상회담에 대해서 중국 측의 동의를 이끌어냈다는 부분에 대해서 미국이 굉장히 반길 것이다, 그건 전적으로 동의를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간 것이 잘 됐다기보다는 그건 망외 소득이라고 어떤 면에서 생각하는 게 더 맞고요.

◇ 정관용> 그런 카드를 통해서 조금 기분 나빠할 미국이나 일본을 조금 무마시켰다, 이런 거죠.

◆ 권영세> 그런데 저는 이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하는 건 참석하는 것대로 하고 또 한미관계가 사실은 한미, 한중관계 중 어느 게 더 중요하냐 이런 논란도 있었습니다만 한미관계가 우리의 안보를 책임져주는 아주 중요한 관계이기 때문에.

◇ 정관용> 우리는 혈맹이죠. 동맹이고.

◆ 권영세> 그렇죠. 정식동맹이고.

◇ 정관용> 그렇죠.

◆ 권영세> 사실은 6.25 때부터 시작해서 혈맹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한미동맹관계는 더욱더 가외로 깊게 가지 않는 일을 해야지 다른 모든 행동을 안 하면서 한미동맹에만 바친다, 이런 건 옳은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한미동맹은 동맹대로 하고.

◆ 권영세> 동맹대로 하고.

◇ 정관용> 한중은 또 따로 우호관계를 증진시키고?

◇ 정관용> 그런데 미국이 신경 쓰이니까 그렇죠.

◆ 권영세> 신경이 안 쓰이도록 한미관계에서 잘 해야죠.

◇ 정관용> 오늘 특히 권영세 대사께 많이 듣고 싶은 바가 북한과 중국의 관계. 왜냐하면 결국 우리가 한중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은 아까 언급해 주신 경제관계, 문화관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1번은 뭐니 해도 북한문제가 아니겠습니까? 지금 북중관계가 심상치 않다라고 하는 얘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중국 현지에서 뭐 그런 걸 느끼셨어요? 어때요?

◆ 권영세> 중국 현지에서 볼 때도 북중관계가 예전 같지 않구나, 지금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구나 이런 걸 느낄 수 있었고요. 사실은 제가 대사로 실제로 부임하기 전에 전임대사 분들이나 그 관계 전문가들하고 얘기를 나누고, 미리 사전준비를 하느라고 얘기를 나누었는데 그분들의 공통적인 의견도 북중관계가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 같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실제로 가보니까 제가 들었던 것보다도 더 안 좋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 제가 부임이 2013년 6월에 했는데 그 직전에 최용해가 중국에 특사로 다녀갔지 않습니까? 그때 시진핑 주석 혹은 중국 측의 고위관계자와 최용해와의 회담 분위기라든지 회담 내용도 그렇게 별로 좋지 않았다는 얘기가 들리고요. 그다음에 제가 간 이후에도 심지어 북한과 중국 간의 인적인 교류가 거의 없었습니다.

◇ 정관용> 인적 교류?

◆ 권영세> 고위인사들 간의 교류가 전혀 없었습니다. 사실 고위인사들이 어느 정도 자주 교류하느냐가 그 두 나라 사이 관계의 중요한 지표가 될 텐데 거의 없었습니다. 어제 우리 대통령께서 시진핑 주석과 여섯번째 정상회담을 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김정은은 한 번도 못 만났고.

◆ 권영세> 한 번도 아예 보지도 못했죠. 그리고 북한의 고위지도자들이 공공연하게 그런 얘기를 합니다. 김정은을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른다.

◇ 정관용> 그 얘기는 중국 고위관계자도 평양도 안 갔다는 얘기인데요.

◆ 권영세> 그렇죠. 제가 부임을 한 이후에 중국의 비교적 고위관계자라고 간 사람이 리위안차오라고 부주석이 2013년 7월인가요? 북한도 나름대로 전승기념일을 하는데 6.25전쟁에서 자기네들이 이겼다고 전승기념행사를 합니다. 그런데 그때 그 리위안차오 부주석이 간 게 다고 그 뒤, 북쪽에서 중국 쪽으로 넘어와서 의미 있는 인사가 와서 회의를 한 것도, 회담을 한 것도 거의 없었습니다. 지금 리수용 외상을 비롯해서 중국, 북한 쪽의 고위 인사들이 아프리카라든지 유럽이라든지 뻔질나게 다니면서 여러 가지 외교활동을 전개한 적은 있었는데 그 당시마다 북한에서 바로 그런 나라들로 가지 못하고 베이징을 경유해서 갑니다.

◇ 정관용> 아, 비행기를?

◆ 권영세> 네, 그래서 과거에는 이런 경우에 베이징을 경유하는 김에 그 기회에 중국 측의 카운터파트(counterpart)에 해당되는 사람들과 회담을 하거나 그런 예가 보통 있었는데.

◇ 정관용> 그럴 법 한데요.

◆ 권영세> 그렇죠. 그런데 제가 부임한 이후에 그런 회의가 있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 정관용> 그냥 공항에서 트랜짓(transit)만 하고 가는 거예요?

◆ 권영세> 그렇죠. 그래서 저희도 베이징공항에 누가 온다 그래서 무슨 만남이 있나? 이렇게 저희들이 주시를 해 본 때마다 중국 측도 부인하고 결과적으로도 보면 안 만나고 그냥 간걸로 확인이 돼서 북중관계가 만만치 않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고 또 중견외교관으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인데 자기가 북한을 방문해서 북한 쪽의 카운터파트라고 얘기할 것 아니겠습니까? 얘기하는 과정 중에서 자기보고 ‘너 중국 외교관이냐? 미국 외교관이냐?’ 하면서 쏴붙이더랍니다. 자기가 특별한 얘기를 한 것도 아닌데.

◇ 정관용> 북한 관리가?

◆ 권영세> 네, 북한 관리가 그랬다는 얘기죠. 그러면서 그 뒤에는 별로 얘기를 하려고 하지도 않아서 저희가 원래 목적한 대로 여러 사람들을 만나거나 이러지도 못하고 얘기도 나누지 못한 상태로 왔다. 별로 다시 가고 싶지 않다. 이런 얘기를 좀 편한 자리에서 하는 얘기도 직접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 부분이 좀 걱정스러운 측면도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왜 이렇게 됐습니까? 그게 궁금한데요.

◆ 권영세> 우선은 근인이라고 할까요? 중국의 새로운 지도부의 경우에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본인들이 얘기하듯이 북한의 김정은을 포함한 새로운 지도부와 기존에 교분이 별로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것도 중요한 영향을 주겠고요.

◇ 정관용> 그런데 서로 교분이 없으면.

◆ 권영세> 이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한 게 2012년 말에서 2013년, 그러니까 중국의 경우는 두 차례에 걸쳐서 합니다. 하나는 당권을 넘겨받는 것과 하나는 정부권한을 넘겨받는 절차가 나눠져서 이루어지는데 잘 아시다시피 2013년 2월에 북한의 핵실험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래서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는데.

◇ 정관용> 재를 뿌렸다?

◆ 권영세> 네, 재를 뿌린 셈이죠. 굉장히 중국으로서는 굴기해나가는 데 있어서, 부상해나가는 데 있어서 주변이 안정돼야 하는데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경우에 동북아 정세가 긴장이 돼서 경제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뿐더러 군사적으로 보더라도 북한의 긴장고조행위는 미국의 군사력 개입 내지는 군사력 증강이라든지 그런 부분에 대한 정당화 요소가 되지 않습니까?

◇ 정관용> 동북아에 대한 미국 입김이 세지죠.

◆ 권영세> 그렇죠. 그런 부분에서도 굉장히 불쾌했다고 저희 쪽에서는 판단하고요. 그다음에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바로 북핵문제와 관련된 부분인데 북한 핵으로 인해서 지금 동북아 정세가 좋지 않을 때는 반복해서 말씀을 드립니다만 미국의 presence, 존재가 점점 강화시켜주는 요인이 될 수 있을 뿐더러 경제적으로도 아까 말씀드렸듯이 안 좋은 상황이니까. 그리고 또 중국이 앞으로 굴기해나가는 데 있어서 지역적으로는 사실은 서쪽, 북쪽 어느 쪽보다 남쪽보다 동북아가 제일 중요한 지역 아니겠습니까? 이런 부분에서 긴장을 일으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중국도 굉장히 불편해하는데 그 불편해하는 걸 중국에서 아무리 얘기를 해도 주고 듣고 있지 않으니까 북한에 대해서 좋아할 리가 없죠. 그런데다 장성택 처형이라든지 이런 기괴한 행동들이 나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게 과연 얘기를 할 수 있는 상대냐라는 데서부터 아마 회의가 될 겁니다.

◇ 정관용> 북한은 왜 이럴까요? 중국 도움 없이도 된다, 이런 겁니까?

◆ 권영세> 글쎄요. 아직 젊은 지도자가 전체적인 판을 읽지 못하는 것인지 아니면 또 북한의 기행을 분석할 때마다 나오는 얘기 있지 않습니까? 비이성의 이성성, 비합리성의 합리성,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만 아마 처음에는 김정은이라는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사실은 지도자 수업기간이 굉장히 짧았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권영세> 김정일의 경우에 있어서는 약 한 20년가량의 준비기간이 있었는데 김정은의 경우에는.

◇ 정관용> 갑작스러웠죠.

◆ 권영세> 2008년인가요? 2008년에 김정일이 심장 쇼크가 온 뒤에 갑자기 준비가 돼서 불과 한 3년 만에 지도자가 됐으니까 자기 나름대로 장악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여러 가지 기행들, 장군들 별을 떼었다 붙였다 하고 또 고위인사들을 갖다가 아주 잔인한 방법으로 숙청을 하고 처형을 하고.

◇ 정관용> 고사포를 쏴서 처형한다 그러고.

◆ 권영세> 제가 확인한 건 아닙니다마는 그런 얘기도 들리고. 그다음에 자기 고모부인 장성택까지 처형을 하고 이런 행동들이 아마 내부적인 장악을 위해서 그런 무자비한 행동을 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 정관용> 그러느라고 중국에까지 신경 쓰고 이럴 겨를도 없었다?

◆ 권영세> 그렇죠. 우선 내치 부분이 더 중요했겠다, 이런 짐작은 해봅니다.

◇ 정관용> 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중 간의 교역이라든가 경제관계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건 또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권영세> 지금 북한에 대한 중국의 이해관계와도 연관이 될 텐데요. 우리는 사실은 북한이 저렇게 문제를 일으키고 그러니까 우리 일본적인 일반적인 분들은 북한에 대해서 포기를 하고 이제 남한주도의 통일에 대해서 아주 확실하게 받아들이고 또 그런 차원에서 비핵화 문제도 북한을 쥐어짜서라도 비핵화를 만드는 게 중국이 해야 될 일 아니냐 이렇게 생각을 하지만 아직도 중국 입장에서는 기존의 입장을 180도 바꿨다, 이렇게 생각하기는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워낙에 중국이라는 나라가 전술적인 변화에 있어서는 굉장히 유연하지만 큰 전략의 변화는 시간이 굉장히 걸리는 편입니다. 그런 면에서 아직 중국의 소위 완충지대로서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완전히 버렸다, 이렇게 보기는 어려울 텐데요. 그렇다면 거기에 논리적인 연장선에서 그러면 완충지대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서 스스로 무너져버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좀 피해야 될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한반도의 통일을 지지한다하더라도 이게 좀 평화롭고 질서정연한 상태에서의 통일과정을 원하지 한쪽이 갑자기 붕괴가 돼서 소위 하드랜딩 형식의 통일이 될 경우에는 우선 자신들의 동북쪽 지방의 수많은 난민들이 유입되고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자신으로서도 어려움이 있을 것 아니겠습니까? 특히 또 그런 경우에 있어서는 북한이 핵을 개발한 상태에서 핵이 좀 느슨해져서 핵물질들이 어디로 테러단체로 유입이 된다든가 하는 부분들은 이제는 미국만의 악몽이 아니라 G2로서 나름대로 주장을 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도 대단한 악몽입니다. 특히 중국도 테러로부터 자유로운 나라가 아니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권영세 전 주중대사

*권영세 전 주중대사

◆ 권영세> 그래서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북한이 좀 갑자기 무너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안 된다 이거죠. 남북한이 통일된다 하더라도 좀 정연한 절차, 질서정연한 절차에 의해서 통일로 이뤄지는 것을 바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금 원유라든지 식량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얘기는 안 하고 있습니다마는 저희들은 계속해서 지원하고 있다고 보는데.

◇ 정관용> 중국이?

◆ 권영세> 네. 중국이. 그런 지원들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어쩌면 북한이 바로 그런 걸 읽고서 이렇게 막 핵실험도 하고 미사일도 쏘고 중국한테 별로 외교적으로 잘 하지도 않고 공을 안 들이고 그래도 어차피 중국은 우리를 도울 수밖에 없다. 이런 것 읽고서 이런 식으로 나가는 것 아닐까요?

◆ 권영세>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럴 수도 있겠고 또 그 부분을 중국은 그렇기 때문에 지금 저렇게 함부로 행동한다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그러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이냐에 대해서 나름대로 고민들을 할 것입니다. 그래서 보면 실제로 지원 양이 그렇게 일정하지는 않고 조금 나름대로 타이트하게 가져갈 때는 좀 더 타이트하게, 북한을 압박할 때는 타이트하게 하고. 좀 보상이 필요할 때는 보상도 하고 이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주된 게 원유하고.

◆ 권영세> 원유하고 식량이라든지 기타 생필품, 이런 걸로 저희들은 보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게 원유겠죠.

◇ 정관용> 그런 교역의 형식이 됐건 뭐가 됐건 중국 당국의 통제가 가능한 대목들이니까.

◆ 권영세> 그렇죠. 전반적으로 보면 지원이라든지 북한에 대한 압박의 강도가 조금씩 조금씩 강해지는 걸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안보리 제재 부분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유엔 안보리.

◆ 권영세> 네. 유엔 안보리 제재 부분과 관련해서도 과거에서는 중국이 사실은 그렇게 잘 따르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시진핑 주석 취임 이후에 소위 모호한 부분, 예를 들어서 이중용도물품 같은 건 좀 모호한 부분 아니겠습니까? 군사적으로 전용이 될 수도 있고 민수용으로 쓸 수도 있는 부분에 대한 제재라든지. 이런 부분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하는 걸 보면 이게 단기적으로는 커브가 이게 좀 풀어줬다, 늘어줬다가 있지만 지금 중기 혹은 장기적으로 봐서는 좀 더 조여가는 측면이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저는 그렇게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 정관용> 그럼 지금처럼 한중관계가 돈독해지고 좋아지면 한국의 요구를 받아들여서 북한에게 조금 더 강한 압력을 넣어서 평화 관리도 하고 북핵 문제에 대한 변화도 이끌어내고. 이게 우리가 기대하는 바잖아요. 그렇게까지 갈까요?

◆ 권영세> 조금씩은 접근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아까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굉장히 정책의 연속성이 강한 나라입니다. 그 얘기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얘기죠. 그래도 전반적으로 본다면 우리하고의 한중관계가 굉장히 긴밀해지고 북중관계가 악화되면서 전략 부분에도 우리가 원하는 부분으로 조금씩은 바뀐다고 우리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시계를 보면 분침, 시침은 가는 거 안 보이지 않습니까? 초침은 가는 게 보여도. 그런 식으로 변화하는 게 아닌가, 저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중국의 정책 변화의 전조랄까요? 그런 것들이 학자들이 논의하는 내용들입니다. 그런데 학자들의 논의 내용들이 지금 과거 같으면 그런 논의를 공개적으로 하지도 못하게 했을 내용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는 거 보면.

◇ 정관용> 예컨대 어떤 내용들?

◆ 권영세> 예를 들어서 북한을 이제는 버려야 되고.

◇ 정관용> 그런 주장이 막 나와요?

◆ 권영세> 네. 그런 얘기들이 있습니다. 우선 우리 언론에서도 소개됐지만 덩위원인가요? 중국의 학자 한 사람이 ‘북한은 더 이상 중국에 짐만 되니까 버리고 한국 주도 통일에 대해서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얘기를 했던 기사를 기억하실 텐데. 그런 얘기들과 혹은 거기에 준하는 정도의 내용들이 공개적으로 발표되는 걸 보면 조금씩의 변화 모습이 지금 현재 중국의 전략이 바뀌었다고는 못 하더라도 그럴 가능성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미국 책이긴 한데 주로 중국의 학자들이 글을 쓴 내용입니다. 그 책 제목이 보니까 북한과 중국인데 거기에 보면 중국이 북한에 대해서 어떤 이해관계를 가지냐에 대한 내용인데 제가 방금 말씀드린 대로 일부는 여전히 전통주의적인 사고방식.

◇ 정관용> 거기도 혈맹이니까요.

◆ 권영세> 네. 혈맹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의 견해가 한 십 수 명의 학자들이 기고를 했는데 대다수의 견해는 한국 주도 통일을 받아들여야 된다는 생각부터 또 북한에 대해서 약간 옹호를 하더라도 북한의 기행이라든지 잘못된 부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짚어야 된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봐서는 북한이 더 이상 자산이 아니라 짐이다. 이런 논조를 읽을 수가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정책변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전조 아닌가 생각합니다.

◇ 정관용> 전조다.

◆ 권영세> 네. 아직은 정책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요.

◇ 정관용>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 중국은 명백히 반대죠? 이거는 명확한 거죠?

◆ 권영세>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반대입니다.

◇ 정관용> 분명히 반대죠?

◆ 권영세> 아까 말씀드렸듯이 여러 가지 중국의 굴기에 굉장히 부정적인 효과만 가져오기 때문에 지금 현재로서도 북한 핵에 대해서 분명하게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북한 핵은 일종의 조금 아까 언급하신 기행의 하나로 취급이 되겠군요.

◆ 권영세> 그렇죠. 단순히 상대방이 스스로를 이상하게 만드는 기행이 아니라 중국으로 봐서도 굉장히 해를 미칠 수 있는 기행이죠.

◇ 정관용> 그렇죠. 그러나 장기적으로 남북한 간의 통일을 중국이 과연 바라느냐, 바라지 않느냐, 이건 정말 언급하기 쉽지 않은 문제긴 합니다마는 다만 북한 핵 여기에 대해서는 명확한 반대다.

◆ 권영세> 그렇습니다.

◇ 정관용> 급작스러운 변화가 있는 것도 반대다.

◆ 권영세> 그렇죠. 이번 정상회담 중에 한반도에서 자주적으로,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지한다는 시진핑 주석의 발언이 있습니다마는 그것의 그것이 단기적인, 조속하게 한국 주도로 북한이 무너지는 것을 인수하는 그런 흡수통일을 지지한다 이런 취지는 아직은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 정관용> 바로 그 어딘가에 있는 거군요.


◆ 권영세> 그렇죠.

◇ 정관용> 한중 간에 북한 핵 안 된다는 의견일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또 그것을 위해서 북한을 강하게 압박해 주기를 바라는 우리의 의견과 중국은 압박은 하되 우리만큼은 아닌 거예요.

◆ 권영세> 네, 그렇죠.

◇ 정관용> 그 온도 차이 어딘가에 있는 것이고.

◆ 권영세> 그런데 아마 지금은 중국의 지도자들도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가지 않고 저런 방식으로 가다가는 국가로서 생존하기가 쉽지 않다. 그게 단기가 되지는 않겠지만 이런 부분을 아마 충분히 생각을 할 것입니다.

◇ 정관용> 그리고 그런 것은 중국의 이해관계에도 나쁘다라는 인식까지도 가고 있다는 말씀 아니겠습니까?

◆ 권영세> 그렇죠.

◇ 정관용> 외교라는 게 참 복잡하고 어렵고 천천히 갈 수밖에 없다는 것, 이 점이 참 그래요.

◆ 권영세> 그렇죠. 외교, 특히 지금 북한 핵 문제나 남북문제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 국민들께서는 좀 마음이 급하시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요. 답답하잖아요.

◆ 권영세> 그렇죠. 우선 당장 도발하게 될 경우 경제적인 영향도 있고 경제를 넘어서 안전의 문제도 생기니까 불안해하고 계시니까.

◇ 정관용> 얼마 전 지뢰도발 때도 그랬잖아요.

◆ 권영세> 그렇죠. 그래서 단기적인 해결을 원하실 텐데 기본적으로 남북문제를 너무 짧은 숨으로 가다가는 정책도 실패할 수 있고 또 그런 일이 이루어지지도 않는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그렇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획기적인 돌파구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분도 제가 사전에 그런 것에 대해서 주의를 했습니다마는 벽돌을 한 칸 한 칸 쌓는 식으로 가야지, 그건 좀 성급한 기대였다고 봅니다.

◇ 정관용> 맞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전승절 열병식은 벽돌을 그래도 한 두 칸은 쌓은 것 같아요. 갑자기 다마를 쌓은 건 아니지만 벽돌을 한 두 칸은 쌓은 정도는 된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죠?

◆ 권영세> 그렇죠. 우리 대통령께서도 그렇고 중국 시 주석도 동일한 게 한국과 중국이 환난지교, 어려울 때 친구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어려운 것까지는 않더라도 중국이 우리를 필요로 하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필요로 할 때 우리 대통령이 가서.

◇ 정관용> 도와준 거죠.

◆ 권영세> 도와주고 빛내주고 그런 셈 아니겠습니까? 필요할 때 도와준 것이니까 말씀하신 대로 두 장은 쌓은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중국과도 관계를 계속 긴밀히 해나가고 동시에 또 남북관계도 꾸준히 더 쌓아나가야 되겠습니다. 동시에 미국과의 혈맹도 잘 해나가는 이것이 우리의 외교의 길이구나라는 배움을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권영세>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권영세 전 주중대사 함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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