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승희, 이런 유형의 범죄자에 모델링 역할
- 소속 욕구, 인정 욕구 충족 안 돼 스트레스 받아
- 집에서도 본인 선택 존중 못 받았을 가능성 커
- 모방 범죄 가능성 있어, 제대로 대처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지난 1일 오후 서울 양천구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부탄가스 폭발테러 소식에 많은 분들이 충격을 받으셨을 겁니다. 15살의 중학생. 이 모군의 대담한 범행에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요. 범행 직후에는 사건 현장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는 등 상식을 뛰어넘었던 이번 범행의 동기는 무엇이었는지 범죄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의 오윤성 교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오윤성>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이번 사건이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이 모군이 사건 직후 범행 현장을 영상으로 촬영해서 인터넷에 올린 건데. 이런 행동은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요?
◆ 오윤성> 본인이 이렇게 얘기했죠. 조승희처럼 기록을 남기고 싶다, 이것은 자기의 존재감을 과시하려고 한 그런 심리고요. 또 예전에 비해서는 현장에서 직접 사진이라든가 동영상을 바로바로 찍어서 올릴 수 있는 그런 환경 여건, 이런 것들이 훨씬 더 예전보다는 나아진 것들을 반영한다고 봐야 되겠죠.
◇ 박재홍> 그러니까 이제 말씀하신 대로 지난 2007년이었죠.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총기난사범이었던 조승희의 영향을 받았다, 이렇게 밝히고 있는데 이 대목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어린 학생이 주목을 받고 싶어했다고 이해해야 할까요?
◆ 오윤성> 얼마 전에 미국에서도 인터뷰를 하고 있는 기자를 살해한 범인도 조승희의 예를 들지 않았습니까? 조승희라고 하는 인물은 이러한 범죄행위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모델링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보여지고요. 도주를 하면서도 언론사 기자들하고도 인터뷰를 하면서.
◇ 박재홍> 메신저 인터뷰를 했죠.
◆ 오윤성> 그렇습니다. 유튜브 댓글을 통해서 인터뷰를 했는데. 이러한 것들은 본인이 스스로 이런 행위가 상당히 계획적으로 준비를 했다고 하는 것이고요. 본인의 존재감을 훨씬 더 증폭시키는 그런 역할을 했다고 보입니다.
◇ 박재홍> 그리고 계획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는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을 봐도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단 말이죠. 이 학생이 문제의 심각성이라든지 죄책감은 전혀 못 느끼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 오윤성> 주머니에 손 넣은 것뿐만 아니고, 약간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는 그런 면도 관찰이 됐다는 거죠. 이 상황을 굉장히 즐기는 듯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었어요.
◇ 박재홍> 그러면 뭐랄까요. 본인이 의도했던 만큼 자신에게 어떤 주목도가 높아지는 상황을 즐기고 있다 이렇게 봐야겠군요.
◆ 오윤성> 그렇습니다. 아마 이 학생이 자기의 가정이라든가 자신이 몸을 담고 있는 학교 사회에서 상당히 여러 가지 소속 욕구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은 그런 상황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네 그렇군요.
◆ 오윤성> 그래서 이런 것들이 결국은 불특정대상에 대한 어떤 범죄의 공통성도 소속 욕구의 불만에서 비롯될 수 있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싶다고 하는 것, 자기 과시의 본능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우리가 좀 이해를 해야 할 것 같고요.
◆ 오윤성> 근본적인 문제는 저는 가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저는 봅니다. 하나의 예가 누나가 강남지역의 자사고로 진학을 하면서 같이 간 것으로 보도가 되고 있는데요. 집안에서의 여러 가지 무게중심이 자신보다는 누나한테 있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이고요. 본인의 뜻보다는 누나라고 하는 또 다른 변수에 의해서 전학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결정됐다고도 우리가 예측을 할 수가 있겠죠.
◇ 박재홍> 전학 이후에 학교에 적응하는 과정에서도 혹시 문제가 있었을까요?
◆ 오윤성> 전학이라고 하는 그 과정이 상당히 학생들에게는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그런 요인이 될 수가 있거든요. 물론 초등학교 때 주위 학생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때부터도 약간의 어떤 다른 아이들하고 어울리지 못하는 그런 문제는 있었다라고 전해지고 있어요. 저희가 좀 확인을 해 봐야 되겠습니다마는. 어머니하고의 어떤 자기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갈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서 어머니와 주위 환경에 대한 불만,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이 이번 사건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 박재홍> 15살의 중학생이죠. 그러니까 중2, 중3 또래인데. 굉장히 예민한 시기 아니겠습니까? 따라서 부모님이 적절하게 이 학생을 잘 돌봐주지 못했던 그런 상황도 큰 요인 중 하나가 됐을 것이다, 이런 말씀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검거될 당시를 보면 이 모군은 2차 범죄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하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면 앞으로 관심과 보살핌이 좀 필요해 보이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오윤성> 이미 사전에 여러 가지 징후가 감지가 됐었죠. 2차 범행을 시도한다고 본인이 스스로가 그렇게 얘기를 했었고. 또 여러 가지 증거물들도 발견이 되고 했었는데요. 이 사람에 대한 법률적인 처벌도 지금 중요한 그런 상황이기는 합니다마는 청소년의 입장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관찰 또는 정신적인 치료라든가 관리가 굉장히 많이 요구되는 그런 사안이라고 봅니다.
◇ 박재홍> 소속 욕구나 인정 욕구는 대부분 우리 인간 모두에게 있는 것이잖아요. 그게 충족이 안 된다고 해서 다들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왜 이렇게 범죄까지 이어지게 됐을까 이런 부분도 좀 고려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오윤성> 범죄를 저지르는 그런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언젠가는 자신이 뭔가를 보여줄 수 있다라고 하는 이런 생각들이 늘 존재를 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것이 본인이 열심히 공부를 하거나 또는 어떤 노력을 하는 것보다는 어떤 엽기적인 범죄를 저질러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것이 오히려 더 쉽다고 하는 왜곡된 생각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이죠.
◇ 박재홍> 이런 범죄들은 해외에서는 발견됐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드문 일인 것 같은데 앞으로도 이런 범죄가 자주 일어날 것으로 보십니까? 그렇다면 학교나 부모님들의 지도도 더 필요해 보이는데요.
◆ 오윤성>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마는 (이런 범죄는) 어떤 하나의 사례를 통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전파가 되고 또 그 사람의 범죄행동을 나름대로 분석을 하고 좀 더 진화되는 아주 좋지 않은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사안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그런 학생들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하는 그런 측면에서는 굉장히 관심을 두고 저희가 대처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봅니다.
◇ 박재홍> 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윤성> 네, 수고하세요.
◇ 박재홍>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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