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신정국가 아냐...목회자도 세금 내야”

<파워인터뷰> 손봉호 교수 “사회봉사는 교회의 기본적 사명”



권: 교수님 반갑습니다.
손: 네 안녕하십니까.

권: 최근 기아대책 이사장에 취임하셨죠? 취임식에 지각하신 일이 화제가 되고 있던데요.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다 지각하셨다죠?

손: 네. 참 미안하게 됐죠. 저를 위한 취임식인데, 주인공이 늦었으니깐 얼마나 죄송합니까.
하객을 다 나와 있고 외부에서 손님도 와 계시는데 참 미안했습니다. 집이 워낙 멀어서 2시간이면 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2시간 반이나 걸리더군요. 지하철을 제가 계산을 잘못 한 것 같습니다.

“나눔과 봉사가 기독교의 특징”
권: 교수님께서는 나눔국민운동본부 이사장도 맡고 계신데, 이런 나눔과 봉사가 기독교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십니까?

손: 나누고 봉사하고 손해 보는 것, 이것이야말로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도, 물론 착한 사람은 있습니다만, 이 세상 역시 자기 이익 추구로 운영된다 이렇게 말할 수 있죠. 오늘날 경제가 세상 움직이는 것이 바로 그것 아닙니까? 그런데 십자가는 정 반대거든요 자신이 희생하고 손해보고 다른 사람의 이익을 도모하는 것, 그러니깐 이거야 말로 기독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권: 일각에서는 사회봉사는 교회의 본령이 아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손: 전혀 성경을 잘못 이해한 겁니다. 사도행전을 보면, 두 교회가 아주 상세하게 소개가 되는데요. 예루살렘 교회와 안디옥 교회입니다. 두 교회가 다 복음 전하고 구제하고, 이 두 가지를 교회의 아주 기본적인 요소로 돼 있고요. 거기서 장로와 집사가 나눠지지 않습니까? 처음에 사도들은 두 가지를 다 하다가, 나중에 집사를 세워서 구제하도록 했거든요. 그래서 우리 장로교회는 이 두 가지를 항존직이다, 즉 항상 존재해야하는 직분이다, 그렇게까지 할 정도로 교회의 사회봉사는 교회의 아주 기본적인 사명입니다.

“한국교회, 십자가정신 회복해야”
권: 교수님께서는 오랫동안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 힘써오셨는데, 요즘 목회자와 장로들의 윤리문제가 자꾸 부각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고 있습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손: 한국교회가 약하고 가난했을 때는 도덕적으로 순결했습니다. 그러나 성공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저는 주장하는데요. 한국교회가 커지니깐, 돈도 있고 사회적 영향력도 있고 심지어 정치의 권력도 조금 행사할 수 있게 되니깐, 이 세속적인 가치를 탐하는 사람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또 교회 성장에 모든 힘을 다 기울이다 보니깐 비신사적인, 비도덕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그런 사람들이 교회 안에서 직분을 맡게 되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권: 어떻게 하면 크리스천이 세상의 모범이 될 수 있을까요?


손: 아주 간단합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대로 해야 합니다. 십자가의 정신을 다시 회복해야 되는데요. 우리가 100% 그렇게 할 수는 없지만은 그래도 예수님을 조금 닮으려고 노력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약한 사람의 이익을 위해 내가 조금 손해 보는 것, 그게 이 그리스도인을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만드는 아주 중요한 특징이고. 그게 바로 우리가 올바로 사는 길 아닌가 생각합니다.

“세금 안내는 것은 무임승차”
권: 목회자 납세문제가 요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교수님 의견은 어떠신가요?

손: 예. 우리 공공 시설이라던가 모든 제도가 세금에 의해 운영되는데 세금을 낼 수 있는 소득을 얻는 목사님이 그것을 안 낸다는 것은 결국은 무임승차하는 것 아닙니까 그리스도인이 다른 사람보다 짐을 더 져야지 무임승차하는 것은 그 자체가 비도덕적인 일입니다. 저는 법의 문제를 떠나서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피땀 흘려서 낸 세금으로 도로를 닦고 학교를 지었는데 내가 공짜로 나는 아무 것도 공헌하지 않고 그 돈을 사용하고 우리 아이를 학교에 보냅니까. 이건 매주 염치없는 짓이고 심지어 말해서 도둑질입니다.
물론 목사님들 70-80%는 세금을 안 내도 되는 면세 이하의 소득을 받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 아주 큰 차를 기사 딸린 차를 몰고 다니는 분이 세금을 안낸다니. 이것은 법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적으로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권: 반대하는 논리를 보면, 목사가 성직인데 이런 주장을 하고, 또 교회와 세상이 분리되어야 되는데 정교 분리 원칙에 어긋난 것 아니냐, 이런 주장도 하시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손: 성직이면 더 많이 세금을 내야죠. 세속적 이익은 다 챙기고 그 다음에 세속적 책임만 안지겠다는 것, 그것은 성직이 아니죠. 그것은 오히려 성직을 모독하는 주장이고요. 그리고 우리 지금 나라는 신정 국가가 아닙니다. 세속적인 국가고 우리가 그것을 전제로 그 헌법에 의해서 나라가 운영이 됩니다. 그러니깐 마치 우리나라가 신정국가인 것처럼 착각해선 안 되죠.

“돈을 무시하는 기독교인 됐으면”
권: 마지막으로 한국교회, 이것만은 개혁하자고 제언했으면 하는 것이 있으신가요?

손: 한국 그리스도인, 한국교회가 돈을 무시할 줄 알아야 됩니다. 돈은 약한 사람을 돕기 위해서 우리가 버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 활동을 해야지. 다른 사람들처럼 매일 무엇을 먹을까 신경 써선 안 되죠. 하나님 나라와 의를 추구하라고 예수님께서 가르치셨는데. 즉 하나님의 정의라는 것은 결국 다른 사람을 억울하게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세상의 약한 사람을 돕는 것, 그것이 결국 하나님의 정의거든요. 그래야만 그리스도인이지. 자기 이익 다 챙기고 자기 축복, 자기 위로, 자기 구원에만 몰두하면 그것은 성경이 가르치는 기독교는 아니라고 믿습니다.

권: 많은 분들이 이 말씀 꼭 명심 했으면 좋겠습니다.
손: 감사합니다.
권: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손봉호 교수>
서울대 명예교수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대표, 동덕여대 총장 역임
나눔국민운동본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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