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당 혁신안, 국민 공감대 없다" 비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2일 "야당이 과거의 타성과 현재의 기득권에 연연하면서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4.29재보궐 선거 패배이후 구원투수 역할을 한 당 혁신위에 대해서는 "혁신안에 대해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가 거의 없다. 국민이 변하지 않았다고 느낀다면 당의 혁신은 실패한 것"이라며 혁신위를 정조준했다.

문 대표가 혁신위 구성을 추진했던 점을 감안하면 문 대표를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전 전북 전부시 전북대에서 열린 '공정성장을 위한 지역균형발전 좌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안 의원은 "정부는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동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야당"이라며 "정부 여당의 무능력과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실망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야당이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는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낡은 인식과 행태를 과감하게 끊어내지 못하고 과거의 타성과 현재의 기득권에 연연함으로써 진정한 자기 성찰과 쇄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문 대표가 혁신을 위해 전권을 위임한 당 혁신위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안 의원은 "지난 4.29 선거에서,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참담하게 패배했기 때문에 혁신위가 출범했다. 혁신위를 통해 당은 변화를 보여줬어야만 했지만 혁신안에 대해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는 거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당 혁신의 본질은 한마디로 집권 대안세력으로 거듭나는 체질 개혁"이라며 당의 일대 변화와 쇄신을 가져올 수 있는 정풍운동이나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야당 바로세우기'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 개혁을 위해 자신이 생각하는 방안을 낡은 진보의 청산과 당의 부패척결, 새로운 인재 영입 등을 꼽았다.

그는 "내 편이 아닌 사람을 모두 적이라고 생각하는 배타주의와 증오를 버리고 먼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보여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야당의 입장변화를 촉구했다.

안 의원은 "북한 정권에 대해서도 무조건적인 연민이나 연대의식을 가져서는 안된다"며 "평화와 화해협력을 위해 적그 나서야 하지만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응징하고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가 안보에 있어 추호의 의심도 사지 않고 믿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목함지뢰사건 이후 사태 해결과 함께 북한과 대화 재개를 말했던 문 대표와 결이 다른 주장이다.

이어 "성장론을 외면하고 분배만 강조하던 사고와 인식도 바꿔야 한다"며 "책임있는 정치세력이라면 성장의 비전과 가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문 대표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 "기업의 임금 인상을 강제할 수단이 없다. 성장론으로 불충분하다"고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의 부패척결도 촉구했다. 안 의원은 "비리에 대해 당내 온정주의나 적당주의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무관용 원칙, 철저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약자들의 가슴에 분노와 상처를 남기는 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도덕성과 부패에 관해서 여당에 대해서 절대우위를 보이지 못한다면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며 "부패청산 없이 혁신과 개혁을 외치는 야당의 모습이 얼마나 공허한지 깨달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인재영입에 대해서는 "새로운 인재들의 영입, 새 피의 수혈은 야당의 근본적 성찰과 반성 속에서만 가능하다"며 "당의 지향점과 이미지에 대한 과감한 변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당의 혁신이 제대로 된 혁신인지 국민께 의견을 공개적으로 물어야 한다"며 "지금 당의 결정과 행보가 과연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더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안을 발표하며 당 혁신을 주도한 혁신위를 겨냥한 발언이지만 칼끝은 혁신위 출범을 주도한 문 대표를 향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1일 토론회에서 문 대표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서도 "부족한 해법"이라며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차기 대선주자 입지를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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