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고대사 늘리고 근현대사 줄인다

한국사 성취기준 38→27로 축소…여행지리·고전과 윤리 등 과목 신설

지금의 중1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18년부터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서 고대사 비중이 강화된다. 하지만 전체 학습량이 30%가량 줄어들면서 근현대사 비중은 축소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2일 오후 서울교대에서 '2015개정 교육과정 제2차 공청회'를 열고, 사회(통합사회)와 역사, 도덕, 국제, 교양 과목의 최종 시안을 공개했다.

시안에 따르면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는 신라 등 삼국시대를 서술한 고대사를 '고대 국가의 발전'이라는 독립된 단원으로 포함시켰다.

또 전체 성취기준을 기존 38개에서 27개로 줄여, 전근대사와 근현대사의 비중은 현행 5:5에서 6:4로 조정된다.


각 시기마다 핵심적으로 다뤄야 할 '주요학습요소'를 제시, 인명이나 지명 등의 지엽적 암기가 아닌 전체적 맥락을 이해하도록 하겠다는 게 교육부측 설명이다.

27개 소주제 가운데 하나인 '현대 세계의 변화'에는 일본군 위안부와 독도 수호, 동복공정이 주요학습요소로 제시됐다.

'독도와 간도' 소주제에도 일제가 독도를 불법 편입한 사실 등이 구체적으로 기술되는 등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에 맞서는 서술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화 '암살'을 계기로 논란이 됐던 독립운동가 김원봉의 민족혁명당도 주요학습요소로 추가됐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근현대사의 비중이 축소되면서 세계적인 역사교육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본만 해도 지난달 발표한 '차기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에서 고교 세계사와 일본사를 통합해 근현대사 중심으로 배우는 '역사통합' 과목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여부는 이달말까지 최종 결정된다. 황우여 부총리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연일 국정화 전환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교육부는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만약 국정화를 강행하면 2017년부터, 현행 검정제도가 유지되면 2018년도부터 개정된 교육과정이 교과서에 적용된다.

고등학교 동아시아사의 경우 성취기준이 23개에서 16개로, 세계사는 22개에서 16개로 줄어드는 등 지나치게 어려운 내용은 축소·삭제된다.

또 중학교 역사교과서도 성취기준을 70개에서 44개로 줄이고 한국사와 세계사의 연계성을 강화했다.

고등학교 문·이과 공통으로 신설되는 '통합사회'는 지리, 일반사회, 역사, 도덕 등의 기본적인 내용을 난이도 70% 수준에서 통합적으로 구성했다. 진로선택 과목에는 '여행지리'(사회)나 '고전과 윤리'(도덕)도 신설된다.

중학교 사회도 대단원과 성취기준을 줄였고, 초등학교 사회 역시 성취기준을 107개에서 72개로 축소했다. 도덕의 경우 지필평가의 비중을 낮추고 대신 수행평가 중심의 '과정 평가'에 비중을 두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 과목에 걸쳐 학습량을 20%가량 감축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개정 교육과정 시안은 이번 공청회와 교육과정심의회 심의를 거쳐 이달말쯤 확정 고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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