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머니 결제를 한 적 없던 오씨는 곧바로 문자에 찍힌 번호 '070-7684-14**'로 전화를 걸었고, 한 남성이 전화를 받았다.
이 남성은 "잘못 보낸 문자"라며 "취소시켜드릴테니 승인번호가 오면 다시 전화해 번호를 알려달라"고 말했다.
오씨는 의심없이 수신된 승인번호를 전달했지만 그 순간 게임 머니 30만 원이 결제됐다.
결제 문자나 취소를 위한 승인번호가 모두 가짜였던 것.
뒤늦게 사기당했음을 깨닫고 오씨는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지금까지 범인을 잡지는 못했다.
정모(59)씨도 비슷한 문자를 받았다.
'275,000원 충전 완료'라는 결제 문자를 취소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낭패를 봤던 것.
정씨는 전화를 받은 남성이 시키는대로 승인번호 6개를 차례로 불러줬고, 모두 50만원의 소액결제가 이뤄진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이처럼 문자를 이용한 스미싱과 전화 사기인 보이스 피싱이 결합된 일명 '보이스 스미싱'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의 한 경찰서 지능팀 관계자는 "문자메시지 내 URL을 클릭할 경우 악성코드가 설치돼 소액결제가 이뤄지는 기존의 스미싱과 달리, 오씨의 경우는 결제문자로 피해자를 속여 인증번호를 유도하는 보이스 피싱이 추가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이런 신종 사기 수법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한 달에 13~14건 정도가 경찰서에 접수된다"고 전했다.
신종 사기 범죄 피해는 갈수록 늘고 있지만 범인 검거 등은 쉽지 않다.
문자에 적힌 전화번호 대부분이 인터넷 전화로 중국에 IP를 두고 있어 추적이 어려운 상황.
게임 머니 결제에 사용된 포털 사이트 아이디도 도용된 명의로 만들어진 계정이라 진짜 범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로 승인번호를 유도하는 방식은 예방이 어려워 본인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며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막아놓거나 개인 정보나 승인번호는 절대 알려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