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인권티움 부설 여성인권지원상담소 '느티나무'의 손정아 소장은 31일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학교 밖 청소녀(여성청소년) 지원 사각지대 해소와 사회적 안전망 구축을 위한 토론회에서 "자발적·개인적 문제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가장 열악한 환경에 놓인 피해자인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이 말했다.
손 소장에 따르면, 성매매 경험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가출 계기는 가정에서의 빈곤·폭력이 많았고 다수는 가출 이전에 성폭력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매매 청소년이기 이전에 '가정폭력 피해자', '성폭력 피해자'라는 것.
손 소장은 "어느 날 갑자기 성매매를 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이들이 성매매로 이르기까지 겪은 피해와 과정은 삭제되고 공범으로만 취급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청소년의 경우 탈출해서 경찰서에 갔지만 돌아온 대답은 '너도 처벌받는다'는 것이었고 그 말에 발걸음을 돌렸다고 한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문제가 아주 심각해지고 나서야 수면위로 드러나게 된다"고 말했다.
성매매 관련 상담·지원은 성인 중심, 또 청소년 지원체계에서는 탈성매매에 대한 부분이 빠져있어 이들이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인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민은정 대전청소년상담복지센터 팀장은 "장애인, 여성, 노인의 경우에는 고용 정책상 지원을 받는 반면 여성청소년의 경우에는 고용현장에서 불리한 조건을 갖고 있지만 배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하 대전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장은 "그동안 청소년 하면 주로 학생 관점에서 바라봤기 때문에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역시 이들에 대한 적극적 관심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박정현 대전시의원은 "서울시가 진행한 청소녀 가출·폭력피해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가출청소년 중 60%가 여성이고, 이들의 절반 이상이 성산업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들의 특성을 감안한 대책이 대전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