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영남일수록 더 찬성…朴 '열병식 외교'의 사회학

박근혜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와 관련한 '예상 밖'의 여론조사 결과가 눈길을 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0일과 18일 각각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조사(95% 신뢰수준에서 ±4.4%p)를 한 결과다.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석에 대한 찬반을 묻는 10일 조사에선 ‘참석해야 한다’(51.8%)는 응답이 절반 넘게 차지하며 ‘불참해야 한다’(20.6%)는 응답을 압도했다.

특이한 점은 50대와 60대 이상의 노·장년층, 새누리당 지지층에서 찬성 의견이 더 많은 것이다.

연령별로 찬성 의견은 50대가 64.8%로 가장 높았고 이어 ▲60세 이상 64.0% ▲30대 47.4% ▲40대 46.8% ▲20대 32.1% 등이었다.

지지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지지층의 찬성 66.9%에 달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은 35.6%에 그쳤다.


이는 보수 성향이 강한 새누리당 지지층과 노장년층은 중국보다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한다는 일반 통념과 사뭇 다른 것이다.

전승절보다도 한층 더 민감한 문제인 열병식 참석 여부에 대한 18일 여론조사 결과에선 이런 경향이 더욱 짙어졌다.

전체적으로 찬성 의견(39.5%)이 반대 의견(32.7%)을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는 가운데 지역과 연령, 지지정당, 정치성향 면에서 일반 통념에 배치되는 결과가 나왔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찬성 55.3% 반대 25.4%), 경기·인천(40.5% 대 26.8%) 등에서 ‘참석 찬성’ 응답이 많았고 서울(36.2% 대 42.9%) 광주·전라(38.1% 대 41.7%) 등은 반대 응답이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47.8% 대 25.5%)와 60대 이상(44.5% 대 29.5%)은 ‘참석 찬성’ 응답이 많았고 40대(찬성 41.7% 대 34.8%)는 비슷한 반면 30대(31.1% 대 41.5%)와 20대(30.1% 대 32.9%)는 반대 응답이 우세했다.

지지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지지층(51.4% 대 25.5%)과 정의당 지지층(37.8% 대 28.9%)에서 ‘참석 찬성’ 응답이 많았고 새정치연합 지지층(28.3% 대 47.0%)과 무당층(27.5% 대 34.5%)은 반대 응답이 많았다.

정치성향별로는 보수층(52.2% 대 29.1%)은 대체로 찬성 의견이 많았고 중도층(32.1% 대 39.0%)과 진보층(37.9% 대 38.0%)은 다소나마 반대 의견이 많았다.

이에 대해 리얼미터 관계자는 “일단, 한중관계를 이데올로기 이슈가 아닌 실리적 태도로 접근하려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다른 이슈에는 대체로 보수적 응답을 하던 노장년층이나 새누리당 지지층 등이 이번 조사에만 유독 다른 반응을 보인 점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감안할 때 박 대통령이 내건 정책적 방향성에 지지적 찬성과 추종적 찬성을 보내는 경향도 일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하면 무조건 찬성하는 식의 막강 지지율은 국정 후반기 통일외교안보 정책의 든든한 동력이다.

하지만 단지 여론조사 상의 지지율이라는 점에서 과신과 자만은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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