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특수활동비 개선소위' 협상 결렬

내일(31일) 본회의도 불투명…집행실태 보고 부분 입장차

여야는 정부의 특수활동비 심의 강화 방안을 두고 주말동안 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30일 오후 국회에서 만나 국회 예결산위 산하 특수활동비 제도개선 소위 구성을 두고 논의했지만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협의가 불발된 것은 특수활동비 집행 실태 보고에 대한 여야의 입장 차 때문이었다.

새누리당은 특수활동비 제도개선의 필요성에는 동의한다고 밝히면서, 야당이 주장하는 소위가 아닌 예결위 차원에서 모든 문을 다 열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소위를 열어 특수활동비 집행 실태에 대한 보고를 정확하게 받은 뒤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맞섰다.

김 의원은 회동이 끝난 직후 브리핑에서 "특수활동비의 집행 실태를 확인하고 보고받기 위해서는 이를 공개할 수 있도록 법률을 고쳐야 한다"면서 "법률을 고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내역을 국회가 보고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해 "제도개선 처방을 내리기 위해서는 진단을 먼저 해야 하는데 (입법상의 문제에 있어) 여당 간사가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소위에서 특수활동비 집행실태를 보고받자는 것이고, 이것이 부담스럽다면 여야 간사가 (비공개로) 보고받는 선에서 하자고 했는데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누가 얼마나 쓰는지도 모르는 '검은 예산', 특수활동비를 투명화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수활동비 전반에 대한 집행보고를 받는 것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여당은 법 위반이어서 안된다고 하지만) 저는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특수활동비 제도개선은 헌법 상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봄 국회의장과 양당 대표가 제도개선을 약속해놓고 이제 와서 소위 구성도 동의하지 못하고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여당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개선방안에 대한 여야의 뜻을 모으면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그래야 순리적으로 진행이 된다"면서 "그런 절차를 생략하고 실태부터 확인하자는 주장은 (말이 안된다)"고 맞받았다.

이어 "집행실태 등 상세내역을 확인받기 위해서는 먼저 법령이 개정돼야 하기 때문에 예결위 소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여야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합의가 불발됨에 따라, 31일로 예정된 본회의 개최 여부 역시 불투명해졌다. 여야는 특수활동비 제도개선 소위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다 지난 28일 본회의도 무산된 바 있다.

또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면서, 총선의 전초전 역할을 할 9월 정기국회에서 주요 현안마다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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