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례 줄이기 U턴…野, '이기주의 극치' 비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이 28일 비례대표를 줄이고 농어촌지역 의석수를 지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이기주의의 극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오는 31일 재개될 예정이었던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공직선거법 심사 소위원회가 파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농어촌) 지역 대표성이 훼손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지역구 감소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의원총회 중간 회의장 밖으로 나와 기자들을 만난 김영우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헌재의 판결은 존중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지역구를 줄이는 건 맞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기본적으로는 지역구를 줄이는 것은 맞지 않다.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지역대표성이 훼손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되겠다"며 "이 원칙으로 정개특위에 임해달라"며 사실상 정개특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새누리당 농촌 지역 의원들의 입장을 반영한 발언으로 사실상 54석의 현행 비례대표 의석수를 줄이더라도 246석의 지역구 숫자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헌법재판소가 최소·최대 인구수 편차를 '2 대 1'로 하라고 결정하면서 인구가 많은 도심지역은 의석수가 늘고, 농촌지역은 줄게 돼 있다.


정개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최측)과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위 공직선거법심사사소위원회에서 선거구 획정 가이드 라인 합의에 실패하고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野 "여야 간사 합의 뒤집는 못된 버릇 도져"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이기주의의 극치"라며 "지역구를 지키기 위해 여성과 청년,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비례대표를 줄인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정치개혁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지역구 지키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꼬집었다.

통상 비례대표 의원은 여성과 청년,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들이 주로 공천되는데 이런 비례대표 의원수를 줄이겠다는 것은 결국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수 있는 창구가 좁아지는 결과로 귀결된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이 선거구 획정과 관련된 여야 합의를 깼다는 부분도 지적했다.

현재 정개특위 여야 간사는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300명)대로 유지하되 쟁점 중 하나인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 비율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독립기구인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정하도록 합의했다.

그런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이런 합의를 뒤집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여야 합의를 무시하는 태도라는 것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적이다.

김태년 의원은 "새누리당이 간사단의 합의를 뒤집는 못된 버릇이 도졌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적 가치는 뒤로 한채 안그래도 적은 비례대표마저 희생시키려는 새누리당의 뻔뻔함이 드러나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의석 축소시도를 중단하고 원내 3당 회담을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지역대표성을 이유로 비례를 축소하자는 것은 새누리당이 부당하게 누려왔던 것을 지속하고자 하는 속셈"이라며 "국회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리시길 바란다. 비례대표 확대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농어촌 지역이 약화되는 것에 대한 지역 유권자들의 우려는 충분히 공유하고 있다"면서도 "얼마 되지도 않은 비례의석을 없애려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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